지역사회와 손을 맞잡은 부천지역 학교 축제 활성화사업

오승희|부천시청소년수련관, 청소년축제기획단 담당

학교 축제 우리 손으로 만들자. 일년에 한번 뿐인 학교 축제, 가슴 설레고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특별한 날이지만, 준비가 안되었을 경우, 반성과 아쉬움만 남는다. 축제에 대한 열정을 가진 청소년과 부천시청소년수련관이 공동작업하는 학교축제프로젝트! (부천시청소년수련관 홈페이지에서)

아르떼 주: 이번 학교는 네트워크한다 시리즈에서는 부천시청소년수련관(http://youth.bcf.or.kr)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교축제프로젝트에 관한 글을 싣습니다. 학교의 욕구와 학생의 욕구가 합의를 거쳐 청소년들이 원하는 학교 축제가 펼쳐질 때,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청소년들의 성장을 축복하며 함께 즐기는 축제가 가능해질까요? 이번에 만나볼 이야기는 그 시작은 학생들에게 환영받는 학교 축제를 만드는 것부터라는 것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학교에 있습니다.

청소년은 7일 중에 하루 반만 빼고 학교에 있습니다. 특히 부천은 대부분의 학교들이 야자(혹자는 야타라고 하죠, 야간타율학습)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웁니다. 간혹 규율에 어긋나면 선생님은 혼을 내고, 아이들은 혼납니다. 학교장은 이러한 학교를 리드합니다. 이 시스템은 365일 진행됩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가르치는 법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리드하는 경우도 극히 드뭅니다. 그런데, 학교축제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학교축제라는 것이 우리가 굳게 지켰던 이 구조를 뒤집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다시 말하면, 이 구조를 뒤집는 경우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축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청소년이 리드하는 학교. 멋지겠죠?

학교 구성원들의 요구와 현황 파악을 위한 교사간담회

교사간담회는 2004년 3월 마지막 수요일에 이뤄졌습니다. 참석을 얼마나 하실까 걱정했는데 25개 고등학교 중에서 12개 학교 15분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12개 학교에서 약 8개 학교에서 오신 분들이 학교축제를 처음 맡게 되신 선생님이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깜깜해서 오셨다고들 하셨습니다. 학교 안에서의 전문력과 예산으로는 학교축제를 운영하기엔 버겁다는 판단을 하셨던 거죠. 교사 분들은지역사회 기관에서 요청한 간담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선생님들께서 요구하신 사항은 ①축제관련 교사연수 ②축제기획단 기획교육 ③예산 및 전문지식 공유였습니다. 교사연수는 바로 시급히 시작하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전문력 강화를 위한 교사워크숍

번개강좌 형식으로 2일간 총8시간 동안 이뤄졌고, 5개 학교 6분이 참석하셨습니다. 선생님들께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 획기적인 방법을 기대하셨습니다. 그에 비해 강의를 진행하신 안영노선생님께선 끊임없이 선생님들을 설득하여, 학교축제의 의미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그에 따른 아이들을 지도할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 진행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참고문헌을 찾아보니, 학교축제에 대한 서적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육개발원에서 딱 2권을 찾았습니다. 축제전문서적은 많았으나 우리네 학교 축제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학교 내에서 담당을 정하는 문제도 다분히 학교의 행정상 결http://www.arte365.kr/?p=3823정이 됩니다. 어떤 담당선생님은 최근 4년간 학교축제를 전혀 보지 못했던 분도 계셨습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은 지역의 청소년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이러한 청소년과 4년간 축제를 한번도 보지 못한 선생님과는 같이 축제를 논의하기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축제기획단 구성 및 교육과정

학교가 학교축제에 대해서 일반학생들에게 만족도 조사를 한 적이 전무하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 이였습니다. 간혹 학생회를 중심으로 하는 평가서 정도가 학교에서 갖고 있는 학교축제에 대한 평가서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을 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학교 현황파악, 일반청소년들의 만족도, 기획단의 만족도, 방향성 등 처음부터 다시 파악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학교가 바라는 축제와 아이들이 원하는 축제는 전혀 닿아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의 관리자는 좀더 ‘질서 있게’, ‘보기 좋게’를 외치는 반면, 청소년들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 ‘좀 더 많은 청소년들이 즐거울 수 있는 것’을 원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축제에 일상생활에서의 탈출경험과 학교생활의 활력, 친구간의 우정 쌓기 등을 기대합니다. 또 다분히 동아리들의 발표회, 교과과정 성과발표가 아닌 학생과 교사를 비롯한 학교의 구성원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 구성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학교에는 축제 전문가가 없습니다. 올해의 축제는 작년과 거의 비슷하고, 작년의 축제는 제 작년의 축제와 비슷합니다. 매해 같은 틀에서 같은 프로그램이 움직이게 됩니다.‘학교에 전문가가 들어가고 지역사회가 도우면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가’가 올해의 저희 목표가 되었습니다.학교안의 자원으로 부족하다면 지역사회가 도와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축제기획단 교육을 총 4개교가 신청하였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내민 손을 잡아 준 것입니다. 축제기획단 기획 교육은 동일한 방법을 모든 학교에 적용하는 것이 아닌, 학교 관계자 선생님들과 강사진, 기관과 회의 후 정해집니다. 교육차수 및 교육대상도 학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체 교육내용은 ‘축제의 의미, 기획부터 평가까지의 메커니즘, 축제기획자’로 이루어집니다.

※다음은 학교별 교육대상입니다.(밑줄은 학교축제 핵심 운영자)

중흥고: 학생회, 동아리대표, 축제기획단 동아리(3차)→축제기획단 동아리(4차)
원미고: 학생회, 동아리대표(2차)→학생회(1차)→확대기획단(4차)
부명고: 학생회, 동아리대표(2차)→학생회(2차)
부천북고: 학생회(2차)→동아리대표(1차)

기획교육의 처음은 ‘축제’에 관해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학교의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회, 동아리대표들이 학교축제를 움직입니다. 그런데 첫 교육 때 작년 학교축제 평가로부터 시작하다 보면, 두 집단은 싸우기도 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오해가 있었던 것을 풀기도 합니다. 다행인 것은 이 두 집단이 처음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가지면서도 학교축제라는 뜨거운 화제로 시작하기 때문인지 끝은 대부분 올해 축제의 기대감으로 끝나게 됩니다.
두 번째 작업은 올해의 학교 축제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때론 축제상이 없어서 강사진이 상을 만들어 줘야 하는 상황도 생기지만, 대체로 아이들이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자신들이 만들어 갈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접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기존에는 학교 부장선생님의 카리스마와 지시에 의해 학교축제가 이루어 졌다면, 이제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담고 동아리들 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청소년 스스로가 학교 축제상을 그려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이부분이 가장 힘이 듭니다. 저희와 함께 한 학교의 선생님들도 저희의 이런 방향성을 십분 이해하시고 같이 하시기로 약속하시지만, 학교가 이런 방식으로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주 원래의 ‘학교시스템’으로 돌아가려는 순간들이 생기게 됩니다.
네 번째 단계는 학교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지역사회가 학교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부분을 앗아갈 정도로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당초 사업의 목표 때문에 학교에 또 다른 과업을 남겨서도 안 됩니다. 결국 지역사회는 학교에 있는 청소년과 선생님이 하실 수 있게 지원하고 협조함으로써 학교의 축제가 학교구성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그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단계는 ‘학교구성원들이 즐거울 수 있는 축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 청소년이 제게 일본의 학교축제를 방문한 소감을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일본 또한 우리나라처럼 30년간을 동아리발표회 중심의 축제, 몇 년이 가도 똑같은 축제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일본도 지역화․특성화를 찾아가면서 문화의 명문학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학교문화는 지역 축제화되고 지역의 문화 중심이 되기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지원한 4개 학교는 올해 어떠한 성과를 남길까요?그것의 척도는 다분히 학교 구성원인 일반학생과 교사의 만족도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모든 학교가 축제를 마치면 다시 한번 설문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과연 우리가 목표로 삼았던 ‘학교에 전문가가 들어가고 지역사회가 도우면 학교축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올해 부천시청소년수련관과 학교축제를 같이 진행한 에이스벤추라의 안연정, 이희광, 김형미선생님께도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