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네트워크, 교사 네트워크로 성장한다

– 대구 ‘우리세상’과 ‘연극과교육연구소’의 <아름다운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

극단 함께하는세상 부설 ‘연극과교육연구소’최정연대표

시범사업 내용을 짧게 요약해주신다면?
첫째, 교과 밀착형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모델 개발. 둘째, 학교 밖 청소년들의 문화예술공동체 프로그램 개발. 셋째,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교사, 기관과 단체, 학생 동아리 등의 네트워크를 통한 문화예술교육 하나되기.

학교 안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더 설명해주세요.
아시다시피 현실의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개성과 활발한 욕구를 교과활동 내에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죠. 학교의 교육활동이 생기를 회복하고 학생들의 내적이고 자발적인 동기를 불러일으키게 하려면 문화예술교육이 교과와 밀착한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업의 핵심은 바로 교과 밀착형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모델 개발이라고 할 수 있지요.
먼저, 교과재량활동이나 창의재량활동 시간과 적극적인 접목을 시도하게 될 거예요. 국어교과의 창의재량활동 시간엔 지역출신 작가와의 만남을 갖고, 사회과나 도덕과 교과재량활동으로 지역의 문화활동가, 환경운동가와 지역문화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거지요. 또 자치활동 시간엔 담임과 학급회 중심의 전통문화 체험활동 등도 운영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저소득층 지역 학교를 중점 대상으로 방과 후 체험 프로그램을 계획 중인데, 기존에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그램에 지역의 문화예술가를 적극적으로 연계시켜 아이들 스스로 문화 생산자로서 역량을 길러주고자 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은 눈으로는 잴 수 없지만 마음으로 누릴 수 있는 자신의 장래를 꿈꾸게 해주는 놀이터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학교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관심에서 출발해야 하죠. 그래야 시간이 갈수록 알차게 발전될 수 있거든요. 학교 행사나 강제적 동원에 의해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끝나는 순간 모든 성과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학교 안의 프로그램은 학생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지도와 관심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참 좋은 프로그램이어도 일회성으로 그친다거나 다수를 대상으로 하면 효과는 크지 못하죠. 따라서 학급 중심으로 또는 20명 이내의 모둠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해야 해요. 주 1회 이상, 3개월에서 1학기까지 지속적인 체험활동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참여자들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그것을 스스로 느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또한 학생과 관련 교사와의 만남은 정서적 교류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인성과 감성을 일깨우는 체험 중심이 되어야 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관심 있는 교사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지도역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교사 대상의 연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교사의 진정한 참여와 이에 대한 책임이나 역할이 학교 밖의 전문 문화예술인과의 관계 속에서 차츰 발전할 때, 이후의 학교 안에서의 자생적인 문화예술교육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별히 교사 네트워크, 학생동아리 네트워크를 강조하시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울타리가 클수록 사람은 자유롭고, 깊은 산일수록 우리를 더욱 크게 성장시킵니다. 문화예술적인 감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줘야 해요. 그러려면 교사들도 서로 많이 만나고, 함께 생각과 정보를 나누면서 스스로 발전해야 하죠. 또한, 오래도록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해온 분들도 교사들과 함께라면 지역의 교육과 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자리에 자신 있게 나설 것입니다.
대구에는 다양한 방면에 재능과 열정을 지닌 교사들이 모여 오래도록 활동을 해온 몇몇 연구 조직이 있지요. 이런 교사연구모임들이 공개되고 그들이 쌓은 경험의 지혜와 열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활동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이런 목적으로 교사연구모임과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연합세미나, 문화예술 전문활동을 위한 교사 연수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분야의 단체나 연구모임 대표자들의 연합 소모임 협의체를 구성하여 시범사업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하여도 함께 참여의 자리를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자신들의 문화를 스스로 창조해낼 수 있는 청소년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동아리연합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학생동아리 네트워크 이야기도 마저 해주시지요.
대개 학생동아리들은 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성과를 축제를 통해 발표하곤 합니다. 학생 활동이 축제에서만 반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보다 발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궁리했지요. 이 과정에서 동아리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워크숍이나 연구 활동도 꾸리면서 적극적인 문화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캠프를 마련하고 여기에 동아리들의 연합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캠프를 직접 준비하고 운영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게 할 생각인데, 이제까지 교사들이 해오던 일들이며 역할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활동을 체험하면서 창의력도 생기는 것이고, 항상 문화를 소비만 해왔던 학생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자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시범사업들은 여러 주체가 함께 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구 분위기는 어떤지요?
우선은 대구시의 의지가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대구를 문화예술도시로 활성화하기 위해 힘을 쏟아온 시 담당자들, 올해의 학교 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기대와 계획을 들려준 대구시 교육청 등의 지원은 주관단체의 입장에서는 매우 반갑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죠. 뿐만 아니라 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관심과 지원,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지역의 대학교와 문화예술관련 학회, 연구소들, 대구 민예총 소속 많은 예술인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실제로 시범사업 실행에 있어서 많은 일을 감당해 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타리가 클수록 사람은 자유롭고 깊은 산일수록 우리를 더욱 크게 성장시킨다는 믿음으로 열정적이고 씩씩하게 문화예술교육을 이야기하는 최정연 대표

이 사업의 공동사업자인 ‘우리세상’과 ‘연극과 교육연구소’는 각각 어떤 단체인가요?
‘우리세상’은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는 단체입니다. 대구 지역에서 청소년 혹은 문화예술관련 체험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면 어디나 ‘우리 세상’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지요. 올해로 7회를 맞는 ‘청소년 문화 한마당’은 ‘우리 세상’이 주관하는 행사인데, 대구 청소년들의 가장 큰 문화예술축제이면서, 일반인과 교육계, 문화예술계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극과 교육연구소’는 현장 교사와 연극 활동가로 구성된 연구단체로 2000년부터 대구 및 경북, 경남 지역의 교사 자율연수 중 교육연극 분야를 거의 전담해왔습니다. 대구의 다양한 교사연구 단체와도 긴밀히 관계를 맺고 있지요.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교사들과의 연계를 활성화하고, 어린이 연극교실을 꾸준히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연극의 교재 연구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이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가장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교사들의 의지와 이에 대한 학교 안팎 관계자들의 관심입니다. 당장 부딪히게 될 생소함과 불편함 앞에서도 문화예술교육 활동이 있어야 입시에 가위눌려 마음 펴지 못하는 아이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믿음도 필요하고요. 물론 여러 가지 물적 지원도 절실하지요.
이제 막 시작되는 이 사업이 사실은 그전에도, 지금도 우리 학교 내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물어봅시다. 학교에 예술이 있다고 말할까요? 자기들만의 문화생활이 있어 즐겁다고 할까요? 문화예술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눈으로 잴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누릴 수 있는, 지금 당장 무엇이 되지만 않지만, 자신의 장래를 꿈꾸게해주는 놀이터인 것입니다.

진행 / 편집부

최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