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학교와 복지기관에서 활동하는 예술강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예술강사로서 자신의 경험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점을 공유하는 장으로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개최되어온 <예술강사의 발(發)>에서다. 2014년에는 특별히 “00가 바라보는 예술강사”라는 주제로 서울을 비롯해 대전, 울산, 전북, 강원 5개 지역에서 열렸다.
특히, 12월 20일 서울지역 컨퍼런스에서는 15세 청소년부터 72세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제자’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그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서로를 헤아리며 특별한 관계를 나눈 예술강사와 제자 사이에서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와 진솔한 속내를 나누었다. 그 동안 ‘예술강사란 누구인가?’라며 스스로에게 던져왔다면 2014년도에는 주변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예술강사’로서의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2년 “예술강사의 발”의 시작부터 2014년 행사까지, 그 과정을 함께 해온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학교교육팀 최지윤 팀장의 글로 만나보자.
예술강사와의 첫 만남은 2009년이었다. 홍보를 담당하고 있던 나에게 예술강사는 학교의 딱딱한 제도 속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믿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예술가’였다. 눈도 마주치 않던 아이가 6개월 만에 예술강사와 눈을 맞추고 손을 내밀었다는 사례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던 그 날을 난 아직도 기억한다. 그리고 2012년 예술강사 지원사업 업무를 담당하며 예술강사를 사업과정 가운데 만나니, 운영위주로 바쁘게 돌아가는 시스템에 모두가 지쳐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예술강사의 발(發), 우리의 처음을 다시 발견하다
한 편으로는 보람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고된 삶. 우리는 ‘예술강사,’ 그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마침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예술강사들을 만나왔던 기획자 김탕이 이러한 고민에 공감해 구체적인 시작을 함께 그려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예술강사의 발’은 시작되었다. ‘무엇이 예술교육으로 이끌었는지’, ‘그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그 시작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2014 예술강사의 발 결과자료집) 등 예술강사 개개인의 삶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예술강사가 예술강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화의 장이 기획되었다. 예술강사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예술강사가 살고 있는 전국 곳곳으로 예술강사를 만나러 다녔고, 그렇게 해서 2012년 ‘예술강사의 발’에 예술강사의 이야기가 담겨지게 되었다.
소복하게 담겨있을 각자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함을 예술강사들이 서로 함께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 예술강사가 선택한 그룹에서의 대화방 형식으로 열었다.
2012년 ‘예술강사의 발’의 주제는 ‘예술강사의 발(發)’이었다. ‘발’은 중의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2012년도의 주요 주제는 발굴, 발견, 발발이었다.
어떤 예술적 충만함이 있기에 이 행위를 계속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내가 그 누구보다 수업을 잘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내 교육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 나의 어린 시절을 들춰보니 어릴 적 놀이에서부터 시작되었던 예술 등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방식으로 ‘예술강사의 발’을 시작하였다.
2013년에는 연말을 즈음한 12월 30일, ‘예술강사의 실수(mistake)’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예술강사로 살면서 겪었던 민망한 상황들과 어이없는 실수담,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그 무엇보다도 의미 있었던 점은 2012년도에 퍼실레이터로 참여했던 예술강사들이 기획자가 되어 함께할 예술강사(퍼실리테이터)를 찾고 함께 기획했다는 점이다.
사실 2013년도에는 예산이 책정되지 못해 무산될 뻔했지만, 2012년도 기획자 김탕과퍼실리테이터 예술강사들이 뭉쳐 예산 없이 해보자는 의기투합 아래, 진흥원에서는 장소만 제공하고 모든 진행을 예술강사들이 했었다.
00이 바라보는 예술강사
주변사람들의 목소리로 듣는 우리의 이야기
2014년에는 ‘00이 바라보는 예술강사’라는 주제’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5개 지역에서 강원, 전북, 울산, 대전지역문화예술교육센터와 진흥원이 ‘예술강사의 발’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예술강사의 발’에 함께했다. 보다 많은 예술강사들이 서울만이 아닌 지역 곳곳에서 편하고 쉽게 만나 대화하기 위함과 일방향적인 이야기로 끝나는 컨퍼런스가 아닌 예술강사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5개 지역 중 서울은 예술강사의 제자를 통해 듣는 예술강사의 이야기를 주제로 펼쳐졌다. 그 동안 ‘예술강사란 누구인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었다면, 2014년도에는 주변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자 했다.
예술강사와 제자 사이에 대한 소소한 질문과 호기심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통해 예술강사 각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대화로 진행되었다.
시각장애인 삼순할머니가 노인복지관에서 매주 만나는 예술강사,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핸드폰만 보는 고등학생들의 속마음을 통해 본 예술강사, 우연찮게 대학지원서 작성을 돕다 알게 된 제자가 바라본 예술강사, 등굣길에 만나서 같이 학교에 가고 싶었던 예술강사…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의 예술강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제자들과 함께 아주 사소한 이야기부터 조금은 진지한 이야기까지 나누는 대화의 장이 총 8개 세션 발표로 진행되었다.
그 외에도 주제발표로는 김진수 만화애니메이션강사의 교육과 창작의 충돌지점에서 예술강사 활동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모든 발표가 끝난 후에 마련된 네트워크 시간에는, 세션발표 중 하나를 맡았던 꽃중딩 무용단의 즉흥적인 공연으로 그 자리에 있던 예술강사, 참여자, 진행자 모두 한마음으로 그 자리를 즐겼다.
‘예술강사의 발’은 예술강사들이 예술강사와 대화를 나누러 오는 곳이다. 주제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중심에는 예술강사와 예술강사의 삶이 있다. 그래서 주최주관기관의 명칭을 떠나 행사의 주인공과 초대자, 참석자는 모두 예술강사가 되어야한다. 예술강사들간의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한층 더 가까워지고 몰랐던 모습을 재발견하기도 하며, 한 발짝 마음을 열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었던, 매우 가까웠던 우리사이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 될 것이다.
예술강사와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예술강사의 하루를 소개한 울산의 “괜찮아, 그게 너야”(오른쪽)
대전에서는 “예술강사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른쪽)
20일 서울에서 개최된 “사이사이: 예술강사와 제자들의 사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16일 울산 “괜찮아, 그게 너야”에서는 예술강사와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예술강사의 하루를 소개하고 나, 가족, 동료, 학교, 사회가 바라보는 예술강사 이야기 세션이 진행되었다. 같은 날 강원에서 진행된 “우리 통(通)했나요?”는 신규 강사와 기존 강사가 서로 만나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며, 17일 전북의 “토닥씨와 쓰담씨가 바라보는 예술강사”에서는 라디오 공개방송의 콘셉트로 가족, 애인, 친구, 제자, 학교 담당자, 행정가 등 예술강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의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받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대전에서는 22일 “예술강사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기획자와 예술강사의 시선으로 보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세한 지역별 현장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예술강사의 발 지역별 현장
울산: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0852
강원: http://gwarte.or.kr/www_webzine/bbs/board.php
전북: http://www.jbarte.or.kr/content/index.sgk?gubun=notice&dname=community&mode=view&no=1370
대전: http://www.eco2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31
– 예술강사의 발 홈페이지: http://arteconference.kr
– 2012 예술강사의 발 E-book: http://issuu.com/kacesarte/docs/15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1?e=7609718/8994940
*2014 예술강사의 발 PDF는 1월 말 발간될 예정이며, 아르떼365 소식과 예술강사의 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최지윤 _ 학교교육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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