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이야기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연극분야의 교육위원인 나에게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는 세계의 다양한 시각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과 전문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갖고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화예술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세계적인 대회를 유치하는 것도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이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대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사기간이 생각보다 짧아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워크숍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 각 지역의 생생한 사례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부주도적인 지원정책이 어떤 면에서 일상생활과 다소 괴리된 부분이 없지 않은데 이들 나라들에서는 정부의 지원과 큰 관계없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문화예술교육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더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방식의 교육,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를 일부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세계대회와 연계해서 이루어지는 지방 단위의 워크숍이 있었으면 더 풍성하고 알찬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대회 기간 동안 혹은 사전에 같은 주제로 지역별 워크숍을 진행하고 여기서 도출된 내용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면 참여도와 관심도 측면에서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참관하고 나서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도 이제는 질적인 향상을 꿈꿔야 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와 함께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투자를 더 넓혀야 할 필요성도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무용분야의 예술강사를 파견하기 시작한 것이 2005년 초등강사부터였다. 나는 2006년 시작된 중등강사로 등록되어 5년 째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에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는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기뻤고 꼭 참석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해 오던 터였다. 이제는 예술강사도 넓은 시야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도 컸었다. 이제서야 말이지만 이렇게 중요한 대회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충분히 주목 받지 못한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그런데 막상 대회기간 동안 수업이 빼곡하게 예정되어 있는 탓에 결국 폐막식에만 참석할 수 있었다. 세계대회도 두 번 다시 없는 기회지만 학생들과의 수업시간을 뒤로 한 체 참석할 수는 도저히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언어적인 불편함이 있었지만 행사의 진행은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크숍에서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의견을 내는 일이 서툰 탓에 어색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아쉬웠다. 이런 큰 대회의 참여기회가 많아지면 이런 일은 더 나아질 것이다.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대회에 참석한 많은 외국 전문가들 에게 우리나라의 예술강사들이 질적인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교육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이론적인 접근과 진지한 토론도 좋지만 이런 좋은 기회의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현장 참관 프로그램을 포함시키면 좋을 것 같았다.

 

이번 대회는 나에게 예술강사로서 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 때문에 참가할 수 있는 워크숍이 많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기고 기회가 되면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제3차 대회에 꼭 참석하고 싶어졌다.

 

 

한 마디로 감동적인 대회였다.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세계대회는 그저 머나먼 다른 나라 이야기와 다를 바 없었는데 ‘예술꽃씨앗학교’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되어 이번 대회를 참관하게 되니 ‘예술꽃씨앗학교’가 아이들에게만 혜택이 있는 게 아니고 어른에게도 문화예술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영광이라 하겠다. 대회장에 와서 보니 친절한 안내나 알찬 행사 프로그램을 다 볼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참관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아쉬운 맘이 더 크다. 언어적인 문제로 조금 망설였는데 처음 써보는 동시통역시스템이 너무 훌륭했다. 피부색이 다른 각국의 대표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발표하는 내용을 우리말로 바로 들을 수 있어 국내 학자들이 발표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로비에 마련된 판본 체험장이나 문화라는 이미지로 지구촌 꾸미기 체험장 같은 코너에 외국인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 것 등, 사소한 것에서도 기획 진행자들의 세심함이 느껴졌고 명실상부한 세계대회로서 모자람이 없다고 느꼈다.

 

가장 관심 있었던 중남미•아프리카의 워크숍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40년 ~ 50년 이전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내용도 좋았지만 진지하고 의미 있는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자부심이랄까. 아니면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책임감마저 느껴야 했다. 아프리카 한 나라의 참석의 발표 중에 ‘우리를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담당해야 하는 책임이 무척 크다고 느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이미 선진국이고 선망의 대상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깨가 무거워지는 한편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에 뿌듯하였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학교 김희경 교수의 ““전통과 기술의 접목, 21세기 음악창조””라는 주제하에 진행된 워크숍을 보고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났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전통 음악을 세계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번 대회는 모든 면에서 감격스러웠다. 단지 이렇게 좋은 대회가 만원사례가 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학교의 문화예술담당 교사들이라도 한 명씩은 참석시켜야 마땅하지 않을까. 우리 학교에서도 바쁜 일정으로 참석을 꺼려했지만 본인이 밀어 붙여 세 명이 참석하였는데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기회를 여러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배려와, 홍보를 강화하여 문화예술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참으로 훌륭한 경험이었다. 실무를 담당한 진흥원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와 칭찬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