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강사, 강사풀제를 말하다

글_이나영(부천문화재단 학교문화예술교육사업 담당)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이 세 단어의 합성어가 언젠가부터 참 여러 사람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사실 우리는 늘 문화예술교육을 받아왔어야 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밥을 먹는 것처럼, 옷을 입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거늘 지금 우리는 거창한 목표와 철학을 들이대며 한편으로는 버거워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을 우리가 제대로 소비하고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강사풀제 사업을 통해 아이들이 전문가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강사풀제 사업이 갖는 소중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그 취지를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다. 학교의 교사와 파견강사가 협력하지 않고는 이루어낼 수 없는 현재의 강사풀제는 지금 어느 시점에 와 있을까. 강사풀제를 운영하는 몇몇 학교의 담당 교사와 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가가 교육자가 되는 것에 대해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교육 현장에서 일하게 되면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을 수 있겠지요. 저는 이러한 접근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는 계층이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넓은 인프라를 갖게 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와 강사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이 우선되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강사들의 책임감과 열의가 그러한 지원이 더해질 때 시너지를 발생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강사풀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일시적인 해프닝에 그치는 것이겠지요.

(충북 영동인터넷고등학교 만화・애니메이션 강사풀 파견강사 백윤미)

학교 교육 과정과 연계에 대하여
제7차 교육과정에서나마 재량활동 수업에 영화교과 수업을 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만약 개편한다면 재량활동의 선택교과에 포함시키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 한문이나 컴퓨터 그리고 외국어로 한정되어 있는데 여기에 문화예술 분야를 포함시키면 중학교 교육과정 단계에는 입시 부담 없이 학생들이 정말로 자신의 소질과 능력을 계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단지 극소수이지만 점차적으로 교직을 이수한 영화전문강사들의 임용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학교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주무교사와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학교교육과정에서는 전 교과에서 문화예술과 관련된 부분도 상당 부분 강조될 거라고 봅니다. 생활 속의 문화를 스스로 느끼면서 만들어 가는 예술교육을 위해 보다 확대된 문화예술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파견 강사가 2일간만 수업하고 멀리 서울로 떠나시니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마산 내서중학교 영화 강사풀 담당 교사 정경수)

강사들의 교육적 자질에 대해
이러한 제도가 학교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강사풀제의 단점은 아직 교육적으로 강사의 자질이 없는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사풀제가 예술인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한 제도가 아니라 학생들의 문화예술수준을 높이고 전인교육이라는 목표에 부합하기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일부 예술인들은 단순히 강사비를 챙기기 위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에 반해 해당학교의 교사들은 강사의 교육목표와 달리 일방적으로 각종 대회의 수상만을 목표로 하는 교육을 요구하기도 해서 강사들의 학교에서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도 있기에 강사풀제에서의 상호간의 존중과 노력의 모습이 더욱 명문화되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솔빛 학교 연극 강사풀 파견강사 이상우)

외부 강사라는 한계에 대하여
가장 큰 문제점은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을 준비하는 맥이 끊긴다는데 있죠. 저의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들이 협조를 잘 해주신 편이라 선생님들과의 관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주일에 두 번씩만 학교에 가서 한다는 것이 수업을 준비하는 집중력을 흩어 놓았습니다.
외부강사는 교육적 효과가 좋지 않다고 봅니다. 꼭 정규과목이 아닐지라도 학교에 상주할 수 있는 선생님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상담선생님처럼. 학교의 재량활동과목이라 할지라도 매일매일 학교에서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똑같은 여건에서 수업을 준비한다면 훨씬 질 높은 수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게 되는 수업은 아무래도 온전히 교육에만 몰두하기에는 힘든 환경입니다.

(마산 내서중학교 영화 강사풀 파견강사 이지향)

실업계 고등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이 가지는 의미
문화예술교육이 창의력 향상과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실업계 고등학교 입장에서는 이것에만 만족할 수가 없지요. 문화예술분야가 적성에 맞아 적극적으로 원하는 학생에게는 이 일을 직업으로 해서 전문가가 되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북 영동인터넷고등학교 만화・애니메이션 강사풀 담당교사 전중도)

특수학교에서의 어려움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라서 그런지 학교의 선생님 두 분이 수업에 같이 참여하셔서 도와주십니다. 그래서 많은 한계와 결점을 보완해주시기에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 담당 교사와 수업 시간 전에 항상 교무실에서 수업을 준비하며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일반학교에서는 거의 소통이 없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장애아들을 위해 연극을 가르친다는 것이 많은 연구와 배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학교의 선생님들께 아이들의 특성과 교육부분에 많은 자문을 구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지원과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이 끝나고 그 수업이 어땠는지 아이들에게 효과적이었는지 담당교사에게 나름대로의 평가를 부탁하고 대화를 하기위해 점심은 꼭 학교에서 선생님과 먹고 오지요.

(부산 솔빛 학교 연극 강사풀 파견강사 이상우)

학교의 지원과 관심에 대해
저희 학교는 아직 별도의 부서를 만들지는 않고 기존 연구부에서 영화교육 시범학교 운영을 하면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영화교육 담당교사가 있어 파견강사가 학교에서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특히 학교장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고, 영화교육을 할 수 있는 별도의 교실을 확보하여 전문적인 수업이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기존 젊은 교사들과 같이 점심을 하면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가 문화예술교육 지역중심학교로 지정되어 도 교육청으로부터 별도의 예산지원이 있어 올해 영화교육은 정말로 멋지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10월 19일에 있을 영화제작발표회는 내서읍 지역주민들이 다 참여할 수 있는 무대로 꾸밀 예정입니다.

(마산 내서중학교 영화 강사풀 담당 교사 정경수)

예산지원에 대해
우선 지원받은 오디오, 장구, 북은 너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상의 음질로 무용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지급해 주는 200만원정도 예산으로는 보고서 1권 만들기에도 부족한 예산이므로 무용 교수님, 관계 강사들을 초빙하는 문제 등을 학교 자체 예산을 써야하므로 행정적인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만약 예산이 허락하면 비디오를 구입하여 무용실에 이미 설치된 프로젝션 TV에 연결하여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설학교라 모든 것에 예산이 들어가는 터라 자료 구입에 어려움이 있거든요.

(대구 도림초등학교 무용 강사풀 담당교사 조경자)

보완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저희 학교는 기자재도 지원을 받았습니다. 한정된 학교예산에서 이런 지원은 가뭄에 단비 같은 것이지요. 수업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라이트박스와 디지털카메라 등을 전 학교에 일괄 지원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이미 있는 학교도 있고, 라이트박스는 설치할 장소가 없는 학교도 있습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같은 경우는 이 장비들을 사용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지난번에 건의를 하기도 했는데, 각 학교에서 장비를 신청 받아 학교실정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충북 영동인터넷고등학교 만화・애니메이션 강사풀 담당교사 전중도)

이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