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미술관 교육에 관한 몇 가지 문제들

채현숙(한가람디자인미술관 객원 에듀케이터)

박물관, 미술관의 교육활동은 ‘넓은 의미의 인간 교육’, ‘대안적 사회교육’, ‘가장 적극적인 소통의 매체’ 등 그것의 목적을 대변하는 매우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는 기관을 차별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경영전략 수단으로, 또한 재정확충과 홍보를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까지 기능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박물관, 미술관들은 교육이라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시도들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내 박물관, 미술관들도 교육이라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 전반의 요구사항들에 비해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여건은 여전히 빈약한 실정임에 틀림없다. 이 문제를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논리로 풀어가기엔 너무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점들이 많고, 또한 그 지점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반성과 현재를 변화시키려는 노력, 그리고 미래를 위한 발전적인 제언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하며 박물관, 미술관 교육의 주체와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다. 박물관의 전문 에듀케이터와 관련 분야 연구자, 학교 교사를 포함하여 총 20명의 의견을 수렴한 후, 현재 국내의 박물관 교육 분야에서 논의될 수 있는 몇 가지의 쟁점을 정리하였다.

‘선택’과 ‘집중’에 의거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

문화관광부는 2004년 6월 ‘새 예술정책’을 발표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2008년까지 국고 1조 2,143억원, 기금 3,458억원, 지방비 1,734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 7,40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예술진흥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볼 대목은 지금까지 경제적 측면에서의 문화의 중요성만 강조되고 교육 등 사회 각 영역에서 문화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중점추진과제로 ‘문화예술 향유자 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을 제안한 점이다. 이는 국내 문화예술교육 분야를 한 단계 상향조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임에 틀림없다. 또한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인식 수준이 그만큼 발전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한 가지 우리가 주목할 것이 있다. ‘몇 조 원’ ‘몇 억 원’이라는 숫자와 그럴듯한 단어들의 배열로 이루어진 문서는 실행을 우선으로 하는 현장과는 여전히 너무도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사립미술관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는 것에 관련 분야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지원을 받기 위해 지자체와 부딪히는 일은 절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죠. 모든 행정이 그렇겠지만 예산을 둘러싼 이해관계 속에서 절대권력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공연이나 단기적인 지자체 행사에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기초예술분야에 투자되는 비용은 정말 터무니없이 적어요. 이전에는 학교와 연계해서 학생들이 미술관을 단체 관람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는데, 최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각종 민간 체험시설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오히려 더 어려워졌습니다. 학생들이 일회성의 단순한 체험교육에 노출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시각이 왜곡될까 걱정스럽네요.”

이러한 현장의 걱정스런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의 유연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효율적인 예산 운용과 실질적인 활동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변화를 외면하는 경직된 조직

그렇다면 과연, 박물관,미술관 내부는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서 발행한 ‘박물관 미술관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2002)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의 공립박물관 가운데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40%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3년이 지난 올해는 그보다 비율이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박물관의 한주연 연구원은 대중들의 박물관 교육에 대한 요구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다만, 내부에서 균형과 조화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물관 교육담당자들이 지적하는 기관의 문제점 가운데 제 1순위는 ‘조직 내부의 경직되고 보수적인 사고’와 ‘내부 구성원 간 박물관 교육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교육팀을 구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아득한 희망사항이 될 수밖에 없고, 일단 박물관 미술관의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교육활동을 위해서 담당자만이라도 확충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조직 내부의 이러한 문제는 박물관 미술관의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교육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주범일 뿐만 아니라, 그나마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욕 저하까지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소규모 사립미술관의 경우엔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미술관에 발을 디뎌 놓으면서 이미 ‘1인 다역’의 요구에 암묵적 합의를 한 후, 정신없이 개인의 모든 역량을 소진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한국박물관교육학회 김인회 회장의 말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국내 박물관 미술관은 아직 전통적 큐레이터(미술사, 고고학 중심) 주도의 운영 원칙에서 벗어나기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해결방안은 관련자들의 철학의 변화입니다. 21세기는 세계적 차원에서 문화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는 첩경은 박물관 미술관들의 문화서비스 기능의 활성화에 있습니다. 요컨대 박물관, 미술관은 문화 예술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 존재 이유를 입증할 수 있고 존재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박물관, 미술관의 문화 서비스란 다름 아닌 문화예술 교육 서비스인 것입니다. 지금 세계의 박물관, 미술관계는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얼마나 광범위한 대상에게 제공하느냐의 문제로 경쟁에 몰두해 있는 상황입니다. 문화산업이 공장산업보다 국가적 차원의 실익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로 잘 알기 때문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의 편중 현상

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의 백영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박물관, 미술관 교육은 세 번의 큰 변화기를 거쳐 왔다. 첫 번째는 1954년 국립경주박물관에 ‘경주어린이박물관 학교’가 개관하면서 초기의 박물관 교육이 시작된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시기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제적 여유와 전통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되어 강좌 중심의 박물관 교육이 활성화된 때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990년대 서구의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국내 박물관에서 활동을 하면서 외국 사례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을 말한다. 이 때부터 전시장의 소장품 관람, 워크숍, 현장 답사, 강연회, 강좌, 아웃리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활동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두 가지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우선,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다양하고 유익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고, 미래의 인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도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은 장려되고 또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박물관, 미술관이라는 공공의 사회기반시설에서 이렇듯 특정 대상층만을 위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교육을 위해서는 청소년과 성인, 노인까지도 고려해야 하며, 일반인과 전문가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특히 가족단위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과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도 몹시 중요하다.

바람직한 변화의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5년 10월 28일 새로운 개관을 앞두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교육프로그램 개발 기획팀’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팀 구성이 눈에 띤다. 국립중앙박물관 섭외교육과의 원금옥 에듀케이터에 의하면 전체 팀 구성은 ‘어린이 박물관팀’과 ‘가족 어린이 프로그램 개발 팀’, ‘소수계층 특별 프로그램 개발팀’ 그리고 ‘공교육 프로그램 개발팀’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박물관,미술관 교육계의 보다 현실적인 발전과 진보를 이끄는 씨앗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해야 한다.

두 번째 현상은 바로 일시적인 흥미와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놀이 형태, 단순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박물관, 미술관보다는 ‘체험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민간시설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문화예술교육 발전의 과도기적인 현시점에서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과 비판적인 능력을 발달시키기 이전에 흥미위주의 단순 쾌락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사회 전반의 문화예술교육 인프라 조성에 큰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놀이와 체험’은 교육에 있어 중요한 화두임에 틀림없지만 잘못된 해석으로 인한 오류를 바로잡는 노력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특정한 유행을 뒤쫓기보다는 박물관, 미술관의 차별화된 노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수요 없는 공급의 문제

현재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수요 없는 인력의 공급이다. (사)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의 2003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예술경영 관련 교육과정은 총 25개 학교, 32개 대학원, 33개 전공이 개설되어 운영(2003년 11월 집계)되고 있다. 또한 해마다 700~800명의 대학원 교육을 받은 예술경영 분야의 인력이 배출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교육을 받은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물관, 미술관 교육 전문 인력과 관련해 우리 현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실질적인 수요 창출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조장은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자.

“현재 우리가 당면한 것은 전문 인력 부족이 아니라 전문 인력의 활용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는 우수한 인력이 방치되어 있고, 내부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정작 하고 싶은 교육 활동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경우, Planner와 Teacher가 내부 조직의 일원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운영도 원활하고 교육의 질도 매우 높은 편이죠. 무엇보다 기획 단계부터 학예연구팀과 교육담당자가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형숙 서울대학교 교수도 말한다.

“박물관, 미술관 교육 분야로 배출되는 인력은 실제 현장에서 인턴으로 흡수되는 경향이 짙습니다. 무보수의 불안정한 신분으로 뮤지엄 에듀케이터를 고용하는 것이 결국엔 국내 박물관, 미술관 교육 발전의 큰 장애요인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그들에 대한 신분보장과 함께 전문성을 인정하는 미술계의 인식이 아쉬운 시점입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박물관, 미술관의 가장 커다란 역할을 수집과 보존으로 한정하는 전통적인 시각들이 많습니다.”

이 문제점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박물관, 미술관 인력 양성 기관의 커리큘럼을 보다 전문화 체계화하여 준비된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시급하고, 또한 현장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커리큘럼의 실용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외 현재 계속되고 있는 중앙 집중의 인력 인프라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광주비엔날레 교육담당 정건호 연구원은 그러한 구조가 합리적이고 내실 있는 교육 기획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서 기관 내 외부의 시스템 구축을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박물관,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해주는 업체들이 등장해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헬로우 뮤지엄의 김이삭 대표의 말이다.

“제가 하는 일은 Museum Education Specialist로서 일반 Museum Educator와는 차별화되는 직종입니다. 주로 외부 혹은 기관 내부에서 프로젝트를 총괄하죠. 기관 밖에서 일하고 있지만 기관의 중장기적 발전 방안과 미션을 성취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 평가하는 것으로 단순히 교육 업무만을 개별적으로 혹은 독립적으로 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요 없는 공급이 축적되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박물관, 미술관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력 양성 기관인 학계와 박물관, 미술관은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연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가깝고도 먼 박물관, 미술관

박물관, 미술관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은 어떨까? 도봉중학교 홍은정 선생님은 교과서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본 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이 미술품, 유물에 대해 좀 더 친숙하게 느끼게 된다는 장점을 지적한다. 또한 현장 방문 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태도에도 처음보다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고 하는데, 선생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집중도가 높아졌고, 일단 박물관, 미술관에 가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졌으며, 학생들 나름대로의 기대치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학교 교사들은 한결같이 박물관, 미술관의 현장 방문 학습에 대해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 우선 학교 내부의 행정적 절차와 의견 조율에서 생기는 문제, 비용에서 아직까지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다는 점,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안전한 이동’에 대한 것이었다. 학생들 수 십 명을 교사 한 사람의 인솔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려면 대단히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정말 참여하고 싶은 교육 프로그램에도 번번이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이런 상황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실 필자가 현장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먼 지역에서 일찍부터 서둘러 온 학생들은 이미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여서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프다’ ‘다리가 아프다’는 등의 하소연을 하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

또 하나, 교사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앞서 지적했듯이 박물관, 미술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교사 대상 재교육 프로그램’의 부족이다. 재교육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박물관 미술관의 유물과 전시에 대해 나름대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이것을 활용해 수업과 연계한 다양한 학습이 가능해질 수 있는데, 현재로선 그러한 기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학생과 교사를 위한 학습 자료의 부재도 아쉬운 부분이다. 풍부한 학습 자료는 박물관, 미술관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깊고 넓어지는 노력의 흔적들…

ICOM 주최 등을 통해 박물관, 미술관계는 학술영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느리지만 천천히 진일보하는 중이다.

현재 국내의 박물관, 미술관 교육계는 희비가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시각에 조금 더 무게중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은 느리지만 천천히, 아주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흔적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2003년 3월에 창립된 한국 박물관교육학회는 현재 정기적으로 분기별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국내 박물관, 미술관 교육 관계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2004 ICOM(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 /CECA (Committee for Education and Cultural Action) Seoul Conference” 를 주최하는 등 점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우수연 연구원이 지적했듯이 아직까지 학술영역으로 자리 잡지 못한 박물관, 미술관의 교육 분야가 진일보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의 양지연 교수는 향후 국내 박물관/미술관 교육 분야의 전망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발전 가능성과 잠재성이 매우 큽니다. 이는 해외 박물관의 역사적 흐름과 패러다임을 짚어볼 때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죠. 국내의 복합적인 정치, 사회, 문화적 상황은 박물관, 미술관 교육의 중요성이 확대되어야 하는(될 수밖에 없는) 실제적 정신적 명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박물관, 미술관 안으로부터의, 또 밖으로부터의 혁신이 모두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국내 박물관, 미술관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명분보다는 현장 적용의 문제를 고민하는 정책과 제도 지원이 시급하다. 그리고 다양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정보교류를 통한 효율성을 지향해야 하며, 박물관, 미술관 교육활동의 전문화 차별화 다양화와 함께 유연한 조직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노력이 실행되어야 한다. 지금, 박물관, 미술관 교육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정부와 사회, 개인의 노력이 연결되어 응집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절실하다.

박물관, 미술관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장 적용의
문제를 고민하는 정책과 제도 지원이 시급하다.

(* 이상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조장은 연구원님, 삼성교통박물관 정인숙 연구원님, 삼성어린이박물관 박상희 연구원님, 가나아트갤러리 서정미 연구원님, 제비울 미술관 이승미 학예실장님, 국립중앙박물관 우수연 연구원님, 국립중앙박물관 섭외교육과 원금옥 에듀케이터, 광주비엔날레 정건호 연구원님, 삼성미술관 한주연 연구원님, 박물관 미술관 교육학회 김인회 회장님, 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 백영 교수님, 서울대 김형숙 교수님,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양지연 교수님, 헬로 뮤지엄 김이삭 대표님, 부천 상도중학교 이은영 선생님, 도봉중학교 홍은정 선생님)

※ 16호 기획특집 기사 자문 백영(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 교수)

채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