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어린이 문화예술교육 공간에서 배운다

해외의 어린이 문화예술교육 공간에서 배운다

편집부

서구의 동화책에는 종종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통해 알록달록 꿈을 꾸는 어린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동화에까지 이런 모습이 등장하는 것은 그곳에서는 그런 문화공간들이 아이들 삶의 중심에, 일상에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기 때문일 것이고, 또 그만큼 멋지기 때문일 터이다.
집이라는 사적 공간을 벗어나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공공 공간은 다양하다. 집 주변의 놀이터에서 탁아시설, 학교와 지역 문화 공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오고가는 거리들… 하지만 우리의 공간들, 우리의 도시들은 그곳의 사용자들, 더구나 아이들을 그다지 배려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학교는 황폐함과 억압의 대명사요, 놀이터나 육아시설은 그러그러한 유형으로 복제돼서 어린이다움을 단정 짓는다. 더 나아가 도시환경은 배려하기보다는 소란스럽게 위용을 드러내는 쪽을 택한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는 르페브르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의 척박한 공간문화가 그대로 우리 아이들의 인성과 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생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 어린이를 위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관점에서 개진되고 실현되는 사례를 목격한다. 얼마 전엔 한 어린이 전문 극단이 공연장과 도서관, 야외놀이시설 등을 포함하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을 열었고, 폐교를 재건축하면서 지역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는 움직임도 있다.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온전한 인간으로 자라도록 문화의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일이 문화예술교육의 임무라면, 공간에 대한 새로운 기획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땡땡 17호에서 소개하는 해외의 어린이 문화예술교육 공간들은 이러한 관심과 시도에 대한 응원이자 조언이다. 이 사례들은 공간의 문제가 단순히 물리적 구성을 넘어서서, 그것을 운영하는 시스템, 내용을 채우는 프로그램, 사용하는 이와의 관계맺음 속에서 완성됨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꿈꾸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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