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 함께 있는 문화예술교육

 

이처럼 우리 곁에 가까워진 문화예술교육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멀게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미술작품을 대하며 갖는 거리감은 크다. 미술작품을 접하기 위해서는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 또는 시대적 배경과 사상 등을 꼭 알아야만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 아니고서는 모든 정보를 다 알고 매번 작품을 감상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작품을 자주 접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문화예술을 즐겨야 한다. 그렇게 알아갈수록 보는 즐거움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어떤 운동을 시작 하면서 그 운동의 종목에 맞게 몸이 유연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미술작품을 보고 즐기고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는데 있어 많이 보고 접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때문에 너무 바빠서 미술관을 찾을 수 없더라도 주변의 공간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연히 펼쳐본 책 속의 그림, 내가 일하고 있는 건물 내 전시된 작품 등 실제 눈 앞의 것을 자꾸 보고 편안하게 다가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에 미술관의 작품을 찾아 작가의 세상과 작품을 바라보는 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보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

 

 

가족의 소통, 사회문제의 긍정적 해답

 

최근에 주민을 대상으로 한 미술감상교실 중 미술애호가를 위한 아트재테크에 관한 강좌가 있었는데 그곳에 어머니와 딸이 함께 참여했었다. 그 날이 마침 어머니의 생신이었는데 레스토랑의 비싼 외식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지만 딸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을 받으며 보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 어머니는 ‘가족의 공통 관심사를 만들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수업이 더 즐거웠다’고 했다. 가족 내 문화예술을 통한 거리 좁히기는 비단 가족의 범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가족들이 많아진다면 그 구성원들이 속하는 사회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특히 가장 큰 사회문제 중 하나인 난폭하고 부정적인 아이들의 문제는 가족과의 소통을 통해 조금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결과적으로 우리가 문화예술교육을 받는 다는 것은 어쩌면 곧 삶의 질을 높여가는 과정이 아닐까?

 

사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이들이 문화예술을 접하는 것은 다소 어렵다거나 부담스럽게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미술의 역사에 있어 주목 받아온 작품 한 두 개 정도는 알고 있다. 이것으로부터 시작하면 된다. 내가 아는 미술작품에 대한 정보를 다른 이와 공유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대화가 오가며 상대방으로부터 다른 작품에 대한 정보도 공유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한 생각의 폭을 조금씩 넓히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조금씩 우리의 삶의 질은 한 단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당장 고가의 미술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을 공부하고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해 알아가고 그것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이다.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여유를 가지게 되고, 함께 어울리며 살아는 과정, 그것이다.

 

찾아가는 미술감상교실은_

 

현재 국,사립미술관 등에서 운영중인 찾아가는 미술감상교실은 미술문화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미술에 대한 흥미를 높여 미술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기획되고 있다. 주로 바쁜 일상과 학업 등으로 미술관에 방문하여 전시를 관람하거나 미술감상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해 지역의 학교, 도서관, 복지센터가 신청함으로써 진행되어 왔다. 프로그램은 주부, 직장인, 청소년,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주부•시민 및 직장인과 같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감상을 위주로 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미술 작품을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에 있어서 명화라고 불리는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기본적인 미술감상 강좌를 비롯하여 미술작품을 통한 아트재테크,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위한 강좌 등이 개설되어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는 연령에 따라 체험 수업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감상과 체험 수업을 함께 진행하여 감상한 내용을 학생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과거,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거나 혹은 소수 몇몇 만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문화예술교육은 오늘날 우리의 생활공간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각 분야의 관계자를 비롯해 여러 기관들의 노력 속에 문화예술교육은 우리 곁에 한층 다가와있는 것이다.

 

글_ 유영아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