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청년, 폐교에 피어난 낭만

예술로 365길⑳ 고성청년예술촌

고성청년예술촌
장소
경상남도 고성군 삼산면 미룡리 285
시간
10:00~17:00 (매주 월, 화 휴무)

번호
055-670-2713
링크
인스타그램 @gs_young_art_space
경남 고성군 삼산면의 조용한 마을이 조금씩 복작거리기 시작했다. 2016년 폐교한 고성중학교 삼산분교를 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리모델링하며 ‘고성청년예술촌’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실내외 곳곳의 용도와 활용 방법도 달리하였다. 1층에는 청년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공용주방, 예술 체험 공간 등이 있다. 2층에는 퍼포먼스나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과 미디어, 시각, 조형 작품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있다.
도시화와 함께 잊혀가던 시골 마을 한구석에서, 청년들이 예술을 통해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공간을 연지 만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청소년, 지역 주민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 체험이 진행되었다. 최근에는 인근 고등학교 교사들이 참여하여 개별작품활동과 전시 관람도 했다. 또한 청년예술인 역량 강화를 위한 특별강연 및 멘토링, 평론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곳 학교 출신의 작가와 추억을 공유하는 낭만적인 교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예술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년 작가들이 효율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숙소도 운영한다. 숙소는 3개의 독립된 방으로 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50여 년을 살아온 한 그루 소나무와 함께 예술촌 한켠을 지키고 있다.
예술촌의 작가들
고성청년예술촌에서는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이 모여 예술을 통해 지역과 교감한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고성, 진주, 사천, 경기, 창원, 부산, 통영, 김해 등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입주했다. 스튜디오에서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은 날은 주변을 거닐며 주민들을 만나고, 근처에 있는 산과 바다로 나들이를 나간다. 리서치를 핑계로 삼산 그리고 고성을 탐험하는 것이다. 가끔은 작가들이 사용할 물건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이나 지역 주민들과의 체험활동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한다. 무엇보다 방울토마토, 깻잎, 고추, 루콜라, 상추, 아스파라거스까지 직접 심고 가꿔 먹는다. 빠르게 공간에 적응하고, 생존에 특화된 예술인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가, 예술인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내고자 한다. 단순 생활공간이 아니라 창작공간이기에 끊임없는 작품 활동과 시행착오를 이어가고 있다. 가을에 있을 전시와 오픈스튜디오 그리고 각자 공간에서의 개인전 등을 위해 밤에도 작업실에는 불이 켜져 있다.
봄과 여름은 예술촌과 작가들에게 재정비와 성장의 계절이었다. 예술촌에 기대 이상의 관심으로 많은 주민과 다른 지역에서의 방문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잡초가 무성하던 화단과 운동장은 보수를 거쳐 안전하고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누구나 쉴 수 있는 휴게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작가들에게는 아트페어와 개인전, 공모전 등에 도전할 수 있는 계절이었다. 큐레이터, 교수, 기자들이 방문하여 작가와의 교류 시간도 가졌으며, 하반기에 연계 전시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상반기에 쏟아진 에너지는 작품들과 함께 가을에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와 함께 오픈스튜디오, 공연 등 생동감 있게 예술촌의 추억과 시간을 전달할 예정이다.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장소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단순한 공간 재생을 넘어선다. 기획의 핵심은 ‘사람이 모이는 예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폐교라는 유휴공간을 지역과 청년을 연결하는 매개로 전환하고, 예술가에게는 안정적인 창작 거점, 지역민에게는 문화 향유의 장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단순한 입주 공간이 아닌, 작업실–전시장–숙소–소통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합적 구조는 예술이 삶으로 스며드는 흐름을 만든다. 이는 예술촌이라는 이름이 가진 공간적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한 사례다.
고성청년예술촌에 입주한 예술인들은 대부분 20~30대 청년작가로, 한국화·회화·설치·세라믹·영상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한다. 이들은 단순히 ‘머무르는 작가’가 아니라 공간을 스스로 기획하고 지역과 교감하며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공동 운영자이자 창작자다. 전시뿐 아니라 오픈 스튜디오, 워크숍,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해 나가는 과정은 곧 이 공간의 에너지와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축이다.
이러한 예술촌 모델은 청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대도시 중심의 예술 생태계에서 벗어나 지역에 뿌리내리는 창작의 기반을 제공하고, 예술가로서의 생존과 성장, 그리고 실험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더불어, 이곳에서의 창작은 단지 개인적 성취에 그치지 않는다. 예술을 통해 마을의 시간, 자연, 사람들과 연결되며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새롭게 조명한다.
예술로 지역과 호흡하는 열린 장소
고성청년예술촌에서 개최한 첫 전시는 《삼산:하다》이다. 삼산면에 위치한 예술촌을 알리고자 하는 기획전시이다. 삼산에서의 추억과 에피소드 등을 소재로 40여 점의 작품들이 고성청년예술촌 곳곳에 전시되었다. 올해에는 삼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산의 소리’ ‘삼산의 시선’ ‘삼산한 한잔’ 등 다양한 장르(공예, 회화, 공연 등) 청년 작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 하는 예술공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기획전시 《OUT OF THE WORLD》는 우리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입주작가 김소연이 기획한 전시는 ‘일상 너머의 세계’를 주제로 청년 작가들의 자유롭고 실험적인 언어로 공간을 해석하고, 관람자에게는 예술을 통한 새로운 감각의 자극을 제공한다. 전시뿐 아니라 작가 해설, 체험 프로그램 등이 함께 구성되어, 예술을 ‘보는 것’을 넘어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했다. 이 모든 과정은 예술촌이 단지 작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지역과 호흡하는 열린 장소임을 입증한다.
고성청년예술촌은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하나의 해법이기도 하다. 유휴공간에 예술을 입히고, 청년을 끌어들이며, 마을과 상생하는 모델은 단순한 문화사업을 넘어 지역 재생의 중요한 전략이 된다. 이는 예술이 단지 미적인 기능을 넘어 사회적 역할과 실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고성청년예술촌은 시작점에 서 있다. 폐허 같던 학교가 예술의 씨앗을 품고 다시 피어나듯, 이곳은 청년 예술가의 창작이 움트는 실험의 장이며, 동시에 예술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생태계의 출발점이다. 고성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야말로, 한국의 또 다른 예술적 미래를 비추는 하나의 감각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이재림
이재림
경남 고성에서 도자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동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하고 국내외 전시에 참여하며 작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도예 레지던시, 국내외 워크숍 및 전시기획 등을 12년간 맡아왔다. 최근에는 고성청년예술촌에서 청년예술인들과 함께 유휴공간 활성화 및 지역 주민에게 예술공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jaeli83@naver.com
인스타그램 @leejaelim
사진제공 _ 이재림 대표
1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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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2025년 07월 08일 at 4:16 PM

    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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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성 2025년 07월 08일 at 4:33 PM

    가을에 전시소식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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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썸머 2025년 07월 08일 at 6:36 PM

    고성에 가면 들릴곳이 생겼네요 빈학교로 아이디어 넘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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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희 2025년 07월 08일 at 6:37 PM

    리틀포레스트네요 재밌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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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남매 2025년 07월 08일 at 7:44 PM

    삼산초등학교 뒤에 그….폐교?…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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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민 2025년 07월 08일 at 8:11 PM

    우와 학교를 예술촌으로 새단장하다니 앞으로 더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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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민 2025년 07월 09일 at 8:28 AM

    창원에서 그림그리는 사람입니다..조그 거리감은 있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샹겼네요 프러그램이나 전시소식도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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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모 2025년 07월 09일 at 6:31 PM

    삼산은 하모회가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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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5년 07월 14일 at 12:35 PM

    고성과 청년, 폐교에 피어난 낭만
    예술로 365길⑳ 고성청년예술촌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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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5년 07월 14일 at 2:21 PM

    고성과 청년, 폐교에 피어난 낭만
    예술로 365길⑳ 고성청년예술촌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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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우 2025년 07월 21일 at 1:47 AM

    학령 인구 감소로 많은 지자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폐교들이 색다른 변신으로 재탄생하는 모습들 잘 살펴볼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유휴 자원으로서, 창의적인활용을 통해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 해주시면 좋을것 같네요. 원래 건물용도가 교육목적의 공간이었던 만큼 교육과 문화, 체험의 공간 등으로 재활용하여 주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호 소개된 고성청년예술촌은 많은 지자체에 폐교 재활용의 좋은 모범 사례 잘 제공해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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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2025년 07월 08일 at 4:16 PM

    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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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성 2025년 07월 08일 at 4:33 PM

    가을에 전시소식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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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썸머 2025년 07월 08일 at 6:36 PM

    고성에 가면 들릴곳이 생겼네요 빈학교로 아이디어 넘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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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희 2025년 07월 08일 at 6:37 PM

    리틀포레스트네요 재밌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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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남매 2025년 07월 08일 at 7:44 PM

    삼산초등학교 뒤에 그….폐교?…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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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민 2025년 07월 08일 at 8:11 PM

    우와 학교를 예술촌으로 새단장하다니 앞으로 더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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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민 2025년 07월 09일 at 8:28 AM

    창원에서 그림그리는 사람입니다..조그 거리감은 있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샹겼네요 프러그램이나 전시소식도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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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모 2025년 07월 09일 at 6:31 PM

    삼산은 하모회가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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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5년 07월 14일 at 12:35 PM

    고성과 청년, 폐교에 피어난 낭만
    예술로 365길⑳ 고성청년예술촌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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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5년 07월 14일 at 2:21 PM

    고성과 청년, 폐교에 피어난 낭만
    예술로 365길⑳ 고성청년예술촌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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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우 2025년 07월 21일 at 1:47 AM

    학령 인구 감소로 많은 지자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폐교들이 색다른 변신으로 재탄생하는 모습들 잘 살펴볼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유휴 자원으로서, 창의적인활용을 통해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 해주시면 좋을것 같네요. 원래 건물용도가 교육목적의 공간이었던 만큼 교육과 문화, 체험의 공간 등으로 재활용하여 주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호 소개된 고성청년예술촌은 많은 지자체에 폐교 재활용의 좋은 모범 사례 잘 제공해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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