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시아문화주간_아시아청소년포럼
8월 22일부터 27일까지 광주광역시에서는 아시아문화주간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그 중 26개국 아시아 청소년이 참가하는 아시아 청소년 문화축전은 아시아 청소년 간의 교류협력 네트워크 형성 및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조성사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
아시아 청소년 문화축전 중 ‘아시아 청소년 문화캠프’는 아시아 청소년 포럼과 대학생 문화캠프, 아시아 문화이해 공개강좌 등으로 구성, 아시아 25개국의 청소년 40명과 국내 예술계고등학교 학생 25명이 참여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한국대사관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부장관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초청하였다. 또한 국내 참여 학생들 역시 각 시도의 교육청에서 추천을 받은 학생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새터민 자녀도 2명 포함되어있다. 이들은 행사기간 중 각 나라의 청소년들이 8-9명씩 8개의 조로 구성되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아시아 청소년포럼(Asia Youth Forum)은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이 행사는 TED 방식을 차용하여 진행, 아시아 각국의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알리고 싶은 자국의 문화에 대해 1인당 5분간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26개국의 청소년들은 주로 자국의 민속음악이나 악기 등을 소개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연주나 시연을 하기도 하였다. 학생들이지만 의상과 악기를 제대로 갖추어 연주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보였으며 다른 학생들도 모두 호기심 어린 눈길로 관람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다 한 번씩 발표를 해야 하는 이 포럼은 비록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각 국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남아시아 보르네오섬 북서 해안에 위치한 술탄왕국인브루나이에서 온 친구들이 타리안 아둑아둑(TARIAN ADUK ADUK)이라는 춤을 추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작은 그릇으로 부딪히며 추는 춤인데 원래는 여러 명의 남자들이 추수를 한 후에 추는 춤이라고 한다. 흥겨운 타악기의 리듬과 함께 춤을 추면서 아름다운 여인을 유혹한다. 이 날은 아쉽게도 두 명의 소년들이 시연을 했지만 실제 열대우림의 브루나이에서 보면 절로 흥이 날듯 한 음악과 춤이다.
수줍은 표정이지만 두 눈은 호기심과 즐거움에 반짝이는 무하마드 하다이(Muhammad Hidayat, 17세), 무하마드 무클리 (Muhammad Muqri, 18세)를 만나보았다.
아시아의 각 지역에서 온 청소년들은 그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의상을 갖춰 입고 춤을 추거나 공연을 하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참가 학생들의 경우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발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국화를 전공하는 친구는 민화에 대해 발표를 하기도 하고,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이용해 우리나라의 특색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의 한류 열풍 덕인지 K-POP에 대한 발표도 이루어졌다.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의 청소년들도 바쁘다. 각국의 특색 있고 신기한 음악이나 공연이 있으면 저마다 카메라에 담기도하고 옆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한다. 처음 와본 한국의 작은 도시 광주에서 그들은 청소년기의 소중한 추억하나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들의 발표와 공연은 조금 쑥스럽고 매끄럽지 않았지만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노력은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행사를 지켜보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포럼이라는 형식 때문인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경직되어 보였다. 아무래도 발표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청소년 특유의 발랄함을 찾기엔 어려운 자리였다. 포럼 진행만이라도 좀 더 재미있게 했다면 행사장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또 하나, 참여자 외의 다른 관객들은 보기 힘들었다. 취재를 위해 참석한 내게도 이 행사는 잘 알지 못했던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 그리고 영어로 진행된 점도 흥미로웠다. 세계 석학들의 포럼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진행하는 영어 포럼이어서 그런지 어렵게 다가오지 않고 재미있었다. 이러한 행사에 이왕이면 아시아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 지역 청소년이나 학부모가 관객으로 참여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취재를 위해 바로 전날까지 관련기관 홈페이지를 샅샅이 찾아도 이 포럼의 시간과 장소는 공지되어 있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참가자 이외에는 그 어떤 방청객도 없었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공들여 만든 프로그램인 만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관계자의 말처럼 처음 하는 행사이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진다.
기후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26개국의 청소년들이 단지 ‘아시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모였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친구가 되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친구가 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왜냐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 추억은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탄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아져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글.사진_정선희 광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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