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강릉시 청소년 문화존 <레인보우 Rainbow> 축제 현장
지난 8월 13일 오후 두 시, 따가운 여름 햇살이 쏟아지던 거리에 일곱 빛깔 무지개가 활짝 피었다. 무지개만큼이나 다양한 꿈과 열정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자리, 2011년 강릉시 청소년 문화존 <레인보우 Rainbow>의 다섯 번째 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을 시간. 강릉 문화의 거리에는 자동차 대신 아담한 무대와 천막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낯선 풍경이 의아하기 보다는 설렘으로 다가올 즈음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왠지 신나는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 마음만은 벌써 사춘기 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
거리를 따라 일직선으로 이어진 천막 아래에서는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짐을 푸느라 분주하다. 페이스페인팅을 위한 물감과 붓을 준비하는 아이들, 네일아트 체험에 필요한 제품과 도구들을 진열하는 아이들, 가발과 의상들을 늘어놓고 포토존을 꾸미는 아이들, 한쪽 구석에서 공연을 위한 무대 분장을 하는 아이들 등등. 진지한 표정으로 때로는 까르르 웃어대며 자기 할 일에 열심이다. 모두가 2011년 강릉시 청소년 문화존 <레인보우>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걸음을 한 것이다.
청소년 문화존은 청소년들이 상시적으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문화 공간 확보는 물론 지역 중심의 청소년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이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여성가족부와 강원도, 강릉시의 주최, 강릉시 청소년 수련관과 강릉 YMCA, 강릉종합복지사회관, 민예총강릉지부, 문수청소년회의 공동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4월에 개막식을 갖고, 5월의 ‘가족 장기자랑’, 6월의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옵니다’, 7월의 ‘청소년 가요제’를 테마로 진행되어 왔으며 앞으로 10월까지 댄스 동아리 페스티벌, 청소년 성문화 바꾸기, 폐막식 등의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8월의 청소년 문화존 테마는 ‘동아리 장기자랑‘. 체험마당, 놀이마당, 공연마당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부스마다 개성이 넘치는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자랑했다.
우선 강릉 시내 중고등학교의 동아리 회원들이 참여한 체험마당에서는 청소년들이 각각의 특기를 살려 네일아트, 만화 작품 페이스페인팅, 과학탐구 등 체험부스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또래들과 어울려 신나게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놀이마당에서는 어린 시절 자주 즐겨 하던 종이 뽑기를 응용, 추억의 먹거리를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대상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한정되어 있어 어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잠시 옛 추억에 잠겨 웃을 수 있었으니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행사장 끝에 자리한 작은 무대에서는 동아리 장기자랑이 한창 진행 중. 고등학생 록 밴드 팀, 댄스 동아리 팀, 사물놀이 팀, 응원단 공연 팀 등이 참가하여 각각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물론 프로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군데군데 부족함도 보였다. 하지만 서투름마저도 어여쁠 나이가 아니던가.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이 더욱 돋보일 뿐이었다. 실수에 안타까움보다는 더 큰 박수를 보낼 수 있었던 건 아직 그들에게 열린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다.
자원봉사 활동으로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이런 행사가 있으면 항상 참여하는 편이다.”라며 “친구들과 모여서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개인’이 아닌 ‘우리’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일, 함께하는 기쁨, 문화예술을 통한 나눔의 미학을 어린 친구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왠지 흐뭇해지는 순간이었다.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고, 한층 성숙한 인격과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문화예술과 교육의 각각의 목적은 모두 한 길 위에 있다. 교육을 통해 문화 예술의 가치를 배우기도 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2011년 강릉시 청소년 문화존은 교육의 연장으로써 문화예술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자칫 방황과 혼란 속에서 길을 잃을 수 있는 질풍노도의 청춘들에게 이와 같은 문화예술 활동이 앞으로도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_이연하 강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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