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의 청춘예찬”
컬쳐 콘서트 -5월의 청춘이여… 5감을 즐겨라
대학 캠퍼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낭만’. 하지만 요즘 간간히 들려오는 대학가의 소식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취업에 대한 걱정, 스펙 쌓기 경쟁, 등록금 문제 등 현실의 무게에 눌려 이 시대 청춘들은 생기 없이 시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달라져버린 지금, 이 시대 청춘들에게는 새로운 오감이 필요하다.
지난 5월 23일 저녁 7시, 원주 상지영서대학 예지관 1층에서는 ‘청춘아, 힘내라!’라는 주제로 <컬쳐 콘서트-5월의 청춘이여…5감을 즐겨라>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교육원이 공동주최한 2011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의 지역협력프로그램으로, 상지영서대가 주관한 행사다. 이번 행사의 큰 골자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세대가 공감하는 지역과의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실험’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예술의 중요한 허브였던 대학이 지나친 상업화의 영향으로 어느 사이엔가 예전의 기능을 망각한 채 순수문화예술에 대한 고민보다는 오락과 소비성 위주의 대중문화예술에 물들어가고 있다. 이에 대학생들이 주변의 현상, 문화적인 작업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도록 돕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대학문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자는 것이 이번 컬쳐 콘서트의 기획의도이다. 이번 행사의 큐레이터를 맡은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는 인사말에서 “대학이 요즘에 너무나도 스펙 쌓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학생들끼리의 경쟁과열이 가져오는 안타까운 결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이제는 대학이 좀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고민을 문화예술로 풀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래머이자 사회자로 무대에 선 방정경 (사)원주민예총 음악위원장은 오프닝을 통해 문화 예술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어려운 시간이 아닌 원주 대학의 학생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편안하게 즐기는 시간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후각과 미각]_공연 시작 전, 예지관 1층은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로 가득했다. 대학 속 새로운 술 문화를 만들어 보고자 와인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참석한 사람들 모두에게 와인이 한잔씩 돌아갔다. 테이블 위에는 심신 안정에 효과적이라는 라벤더 향초도 하나씩 놓여있다. 오프닝을 기다리며 밋밋했던 분위기가 반짝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 와인 한 모금과 라벤더 향 덕분에 낯선 얼굴들 속에서 경직되었던 마음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자,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준비 완료!
[청각]_첫 공연은 아름다운 플룻의 선율로 시작되었다. 마법의 성, Perhaps Love, 서른 즈음에, 영화 ‘스팅’의 OST 등 우리 귀에 친숙한 명곡들이 플루티스트들의 연주로 재해석되었다. 중간 중간 노랫말을 흥얼거리기도 들려오고, 경쾌한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하면서 관객 모두 소리가 주는 즐거움에 모두들 동화되어가고 있는 듯 했다. 카페 고벤트가든을 운영하며 매달 인문학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장시우 시인은 직접 자작시를 읊어주며 그 어떤 악기도 갖고 있지 않은 내면의 울림을 전해주었다.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하며 직접 작품을 골랐다는 그녀는 <나는 밥이다>와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다>를 낭송하면서 “청춘이라면 한번쯤 부딪히고 깨지면서 비주류로, 아웃사이더로 살아갈 의무가 있다”고 “절망의 순간에 가진 게 없다고 생각될 때 목숨이 있고, 청춘과 젊음이 있다고 생각하라”는 당부를 했다.
솔로드럼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가진 드럼연주자 양태석 님의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공간의 제약 때문에 비록 영상으로 밖에 접할 수 없었지만 직접 제작한 하이브리드 드럼셋의 무게감 있는 비트가 일반적인 드럼 연주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소리는 김성만 핑거스타일기타리스트의 연주였다. 기타 하나로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그는 여섯 줄의 기타 줄로 탱고, 클래식, 재즈, 포크 록, 펑키, 로큰롤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시각]_“오늘이 5월 23일이라서 이 영상 길이가 5분 23초였습니다. (좌중 웃음)” 버스터미널 이전과 함께 더욱 쓸쓸해져가는 구도심의 풍경을 사진으로 엮어낸 다큐멘터리 영상이 끝난 후 김시동 사진작가의 말이다. 하지만 조금 길다 싶은 5분가량의 러닝타임을 선택한 것은 사진 속 이야기에 더욱 의미를 실어주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다. 그는 “우리 동네, 우리 곁에 무엇이 존재하고 있는지 평소에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알면서도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이 결국엔 현실로 우리가 느껴질 때는 ‘아, 저런 것이 있었구나.’하면서 지나간 것들에 대한 회상을 머릿속으로, 기억으로만 하고 있다.”며 “기억으로만 알고 있는 것은 기록이나 증거가 없다면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며 사진작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역설했다.
[촉각]_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평소에는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라 좋다”, “사진과 시를 통해 청춘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와인의 맛과 향을 느끼고, 아름다운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소한 일상에 다정한 눈길을 던지는 모든 일들이 결국 마음으로 스며들어 자신을 토닥이고 쓰다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문화예술교육이 선사하는 오감의 즐거움이 아닐까. 뭔가에 늘 고뇌하는 청춘들도,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청춘들도 부디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희망한다. 아,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전국연극제>를 홍보하기 위해 찾아와 멋진 율동을 선보인 노란 옷의 청춘들이 있었다. 문화예술을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 청춘의 희망을 본 듯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외치고 싶다. “힘내라, 청춘들아!”
글.사진 : 아르떼진 강원 통신원 이연하 in2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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