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 공연에 첫 등장한 외국인 배우가 주는 교훈

난타 공연에 첫 등장한 외국인 배우가 주는 교훈

난타는 일본인에게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무대공연이다. 한국의 공연문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난타다. 난타공연 역사상 첫 외국인 배우가 등장했다. 지난 10월10일부터 일본인 이와모토 유카 씨가 난타 공연에 합류했다.

난타와 명동. 일본 외신기자로 일하는 필자로서는 이 두 단어의 공통 키워드는 당연히 일본인 관광객이다. 명동은 곧잘 일본인 관광객의 길거리 인터뷰를 위해 필자도 곧잘 가는 곳이다. 명동거리는 곧 서울거리라 인식될 만큼 일본 시청자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거리여서 그냥 거리의 풍경만 봐도 일본 시청자들은 단박에 서울의 명동인 것을 금세 알아차린다. 명동은 간판표시나 메뉴까지 일본어로 쓰여 있는 경우가 많고, 점원들도 일본어에 능숙한 사람이 많다. 명동거리를 걷다 보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 중 절반가량은 일본사람이지 않을까 정도로 여기저기서 일본말이 들린다. 간혹 많은 일본인과 일본어 간판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동경의 어느 거리일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다.

 

 일본인 관광객의 필수코스, 난타공연

난타는 일본인에게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무대공연이다. 한국의 공연문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난타다. 한류 붐이 계속 이어지면서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들의 영역은 상당히 넓어졌다. 예전에는 욘사마나 지우히메에게만 치중했던 한류팬들이 다양한 장르와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의 공연문화로 가장 뚜렷하게 각인된 것은 난타 공연이다. 그만큼 난타는 일본 사람들에게 꽤 유명하며, 한번 보면 확실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다. 1997년 초연 이후 12년 동안 약 480만 명이 관람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필수코스중 하나가 바로 이 난타 공연관람이다. 아예 여행사 관광스케줄에 난타 공연이 포함되어 있어 거의 대부분의 일본 단체관광객들이 이 난타를 관람했을 것이다. 지금도 난타전용관에 가면 단체관광을 온 일본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을 관람한 일본사람들은 공연에 대해 대부분 만족스러워 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넌버벌 퍼포먼스로 대사가 없으며 제스처와 소리와 박자만이 있을 뿐이다. 즉 언어가 필요 없다는 것, 그러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리듬이 있어 다 함께 흥에 겨울 수 있다는 것이 난타의 최대의 장점이다. 필자가 처음 난타를 보게 된 것도 일본인 친구덕분이다. 5년 전쯤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 관광을 왔고 필자에게 같이 난타를 볼 것을 부탁해 왔다. 보통 이런 경우 이쪽은 가이드 역할도 해줘야 되는 부담감에 제대로 즐기지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난타는 전혀 그럴 필요 없이 속 시원하게 같이 마음껏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흔히 음악은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 해도 전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우리가 공감하며 같이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음악에 장벽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타와 같은 타악기의 리듬감은 전세계인이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이 같이 공연을 관람해도 웃음의 포인트나 흥겨움의 정도가 이처럼 한결같은 공연은 드물 것이다. 필자가 난타를 처음 봤을 때 이런 것들에 대한 시원하고 후련한 통쾌함을 느꼈다. 필자가 취재차 공연장앞쪽에서 관람객들의 표정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지만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들이 이처럼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게, 같은 포인트에 같이 웃고, 같은 포인트에 같이 흥겨워 한다는 것이 신기하게까지 느껴진 기억이 있다.

난타 공연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배우 등장

이렇게 사람들에게 난타에 처음으로 외국인 배우가 등장했다. 이와모토 유카(岩本 柚香·25세) 씨다. 그녀는 2002년 관광객으로 한국에 와서 난타 공연을 처음 관람하게 됐고 그때부터 난타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2007년 한국으로 와서 난타전용관의 기념품 판매원으로 인연을 맺은 후 올봄 드디어 난타 배우 오디션에 합격해 지난 10월10일 처음으로 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난타공연 역사상 첫 외국인 배우, 더군다나 일본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필자는 취재를 가게 됐고 그녀의 무대를 지켜보았다. 그녀는 다소 긴장하는 듯했으나 차분히 자기 역할에 충실했고, 우리가 익숙하게 봐온 난타의 무대에 무난히 동화됐다. 객석 맨 뒤의 취재석 한 귀퉁이에는 노부부가 꽃다발을 들고 그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필자는 그들이 이와모토 유카의 부모임을 직감했다. 첫 무대가 끝난 뒤 극단에서 마련한 깜짝 이벤트로 그녀의 부모를 그녀 몰래 초대한 것이었다. 그녀도 그녀의 부모도 눈시울을 적셨고, 보는 이들도 흐뭇한 광경에 박수를 보냈다.

필자는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했다. 의외로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았고 그 사실에 깜짝 놀라면서 감탄했다. 생각해보면 난타는 한국 사람들도 많이 관람했으나 대다수가 외국인들이 관람하는 공연이다. 명실공히 한국의 내로라하는 문화관광 상품이 바로 이 난타다. 수많은 외국인 관람객 중에 상당수는 일본인 관광객이다. 그리고 난타는 언어가 크게 필요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 배우의 등장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며 왜 여적 없었을까 하 는 궁금증마저 생긴다. 물론 그동안 이와모토 유카 씨처럼 지원하는 외국인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연예기획사에서는 외국인을 아이돌 멤버의 일원으로 영입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중문화뿐만이 아니라 여러 문화 분 야에서 이러한 시도는 해볼 만 하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한류란 우리의 것을 세계가 같이 할 때 부는 바람이다. 문화란 바로 사람이다. 그 한류를 만드는 과정부터 세계인이 참여한다면 더욱더 효과적일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외국인인 나라가 한국이다. 물론 국적이 한국인이고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이 지극히 한국인이라고 하나 여하튼 원래 외국인이 현 한국의 관광공사 사장인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을 알리는데 거는 기대가 여느 때와는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폐쇄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것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문화 교류 통해 우리 것을 세계 것으로

예전에 필자가 일본 본사에서 근무할 때 아주 일본적인 내용의 취재에 일부러 필자를 보내곤 했다. 일본의 문화를 배우라는 의미 외에 너라면 일본인과 다른 일본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세계는 글로벌시대라고 늘 외치고 있으나 이 말은 다분히 정치적인 느낌이 강하며 아직도 배타적이며 국수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 문화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여러 문화 분야에서 외국인을 받아들여 우리의 것이 세계의 것으로 거듭나는데 그들의 능력과 지혜를 이용했으면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지금의 난타가 한국인만으로 이루어진 배우가 아닌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의 배우가 함께 우리의 가락을 연주하며 흥겨워 하는 광경을. 또 그것을 보는 세계 여러 나라의 관람객이 배우들과 함께 우리의 것으로 하나가 되는 광경을. 이 또한 뿌듯하며 자랑스럽고 매력적인 광경이 되지 않을까.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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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주 2009년 11월 16일 at 10:38 AM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와모토 유카 씨가 큰 감명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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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윤 2009년 11월 23일 at 9:27 PM

    난타를 우리가족 모두 보게되었는데.. 정말 우리나라만의 명품 문화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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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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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주 2009년 11월 16일 at 10:38 AM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와모토 유카 씨가 큰 감명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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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윤 2009년 11월 23일 at 9:27 PM

    난타를 우리가족 모두 보게되었는데.. 정말 우리나라만의 명품 문화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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