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전달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외곽 지역의 스카보로(Scarborough) 지역은 갱단의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최근 몇 년 간 토론토 광역시(Great Toronto Area)에서 일어난 마약, 총기사건의 대부분이 스카보로에서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론토에서 갱단 문제가 제일 심각한 스카보로 지역에서 토론토의 뮤지션들이 그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이 직접 음악을 녹음하여 자신의 끼를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또한 이슈가 되고 있는 갱단 문제에 대한 토론과, 청소년들에게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츠 투 더 스트리트 프로그램(Beatz to Da Streetz Program)이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에 기재된 주소를 보고 찾아간 필자는 1시간 동안이나 스카보로 커뮤니티 센터를 찾아 헤맸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학생들을 모아 가르칠만한 장소가 보이질 않아 지나가던 여러 사람들에게 주소를 물어보았지만, 근처에는 커뮤니티 센터가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이제 포기하고 돌아서려는데, 어느 아파트 1층 창문에서 힙합 노래가 크게 들려왔다. 설마 이곳에서? 하는 마음으로 그 주소를 다시 확인해 봤다. 웹사이트에 기재된 주소인 Agincourt Community Services는 커뮤니티 센터가 아니라, 사실은 서민들을 위한 정부 복지 아파트 (Welfare Apartment)의 명칭이라 착오가 생긴 것이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방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곳에는 힙합 비트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가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16명의 흑인 학생들과 그 학생들을 지도하는 한명의 백인 뮤지션이 있었다.힙합 노래의 비트를 길거리에 전달 뮤지션비츠 투 더 스트리트 프로그램은 이름 그대로 힙합 노래의 비트를 길거리에 전달한다는 내용으로, 토론토의 힙합 뮤지션들이 스카보로 지역구 소속의 비영리 단체인 스카보로 아트 카운슬(Scarborough Art Council)의 협찬을 받아 정부 복지 아파트에서 방을 빌려 흑인 청소년들에게 힙합 문화를 통하여 행복을 찾을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흑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뮤지션은 테오(Theo) 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30대 초반의 백인이다. 비츠 투 더 스트리트 프로그램의 ‘working with youthand help out community’라는 모토가 마음에 들어 4년간 봉사를 해온 테오는 학생들에게 힙합 비트에 맞춰 가사를 적는 법, 음악을 레코딩하는 법 등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가사를 쓰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즐겨야 좋은 음악이 만들어진다’는 주제로 이루어졌다. 학생들이 직접 녹음한 결과물을 보며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는 테오는 가장 힘든 날로 출석률이 저조한 날을 꼽는다. “학생들이 혹시나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어서라며 힙합문화는 갱단과 총기소유, 마약거래라고 잘못알고 있는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하고, 갱단이 사회에 끼치는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목적이라고 소개했다.직접 느끼고 체험하며 음악을 즐긴다올해 16살로 9월부터 고등학교 11학년이 되는 투샨(Tushawn)에게 어떻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냐고 물어보자, 비츠 투 더 스트리트 프로그램의 봉사자들이 학교 놀이터와,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홍보를 직접 하는 것을 보고 관심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정부에서 하는 재미없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인줄 알고 무시했지만, 토론토 힙합뮤지션들이 직접 와서 가르쳐주고, 음악을 녹음할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매일 출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같이 와서 힙합 음악에 대해서 배우고, 직접 가사를 쓰는 것이 즐겁다는 투샨은 자신의 노래를 들어보겠냐면서 즉흥으로 자신의 랩을 들려주었다. 열정적으로 랩을 선사한 뒤 쑥스럽다는 듯이 웃는 투샨의 모습을 보며 기자가 프로페셔널 뮤지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물어보자, 그건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 투샨. 그는 그냥 음악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처럼, 비츠 투 더 스트리트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은 음악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학습을 하며 자신감을 가지고 좋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인터뷰를 위해 필자가 방문했을 때, 학생들은 자신들이 토론토 신문에 나오는 것이냐며, 어떤 신문에 언제 자신들의 기사가 실리는지를 궁금해 했다. 하지만, 기자가 한국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진흥원에서 왔다고 하자, 정부(government)라는 단어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기자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인터뷰 도중 단체사진을 찍자고 제안하자, ‘정부기관에서 하는 일에는 사진을 찍고 싶지 않다“ 고 대답하며 단체 사진을 거부하는 학생도 있었다. 인터뷰 도중 필자도 스카보로지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힙합문화의 하나인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는 사실을 말하자, 학생들이 직접 춤을 춰서 증명하라는 주문을 했다. 힙합 비트에 맞춰 난이도 있는 브레이크 댄스를 추자, 16명의 흑인 학생들은 “멋지다!”(He is Cool)라고 외치며 기자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때부터 학생들은 기자에게 마음을 열고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해주었다. 학생들에게 간단한 브레이크 댄스 동작을 가르쳐 주자, 아주 즐겁게 서로 연습을 하는 모습에 조그마한 보람을 느끼면서, 필자는 테오같은 프로페셔널 뮤지션이 왜 4년 동안이나 봉사할 수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됐다.웹사이트 링크비츠 투 더 스트리트 (Beatz to Da Streetz Program)http://beatztodastreetz.blogspot.com스카보로 아트 카운슬 (Scarborough Art Council)http://www.scarborougha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