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시각으로 도시와 환경 디자인 해석

디자인은 쉽게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만의 고유 영역으로 오해받기 쉬운 영역이다. 바르셀로나 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디자인 산업계, 기관과 일반 시민 등 디자인 활동 참여자들 간의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고 참여를 돕도록 ‘디자인 허브 바르셀로나Disseny Hub Barcelona’라는 프로젝트를 2008년 12월 출범시켰다. 디자인 허브 바르셀로나 프로젝트는 바르셀로나를 유럽의 디자인 수도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도시문화사업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바르셀로나 시와 카탈루냐 주정부의 지원, 지역 아티스트들의 활발한 참여로,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이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학생과 시민들이 주변 환경과 삶의 터전인 바르셀로나를 ‘디자인’의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데 의의를 두며, 학생과 일반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디자인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비주얼커뮤니케이션, 패션, 건축, 산업디자인 주력세 군데의 허브 미술관, 관련 연구기관들을 근간으로 비주얼커뮤니케이션, 패션, 건축, 산업디자인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에 주력한다.1) 허브 미술관섬유복식 미술관(Museu Tèxtil i d’Indumentària) : 1883년에 연 미술관으로 그리스 시대부터 산업시대까지의 의상, 복식, 장식품, 섬유 관련 작품들을 전시하며 바르셀로나 출신 디자이너들의 패션 관련 전시회도 열린다. 장식미술 박물관(Museu de les Arts Decoratives) : 1932년에 문을 연 박물관으로 중세시대부터 제작·사용된 가구, 벽지, 시계, 유리 제품 등 일상생활 용품들과 가장 최근에 제작된 혁신적인 제품들이 6000점 넘게 전시되어 있다. 그래픽 아트 전시관(Gabinet de les Arts Gràfiques) : 1942년에 개장한 전시관으로, 일러스트레이션, 제품 포장, 책 제작, 포스터 등 그래픽아트와 관련된 전시를 담당한다. 예술디자인진흥원 (FAD) :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디자인에 주력하는 독립적인 연구 기관으로 산업 디자인, 그래픽디자인, 비주얼커뮤니케이션,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이미지와 패션, 공예 미술과 보석 장식 등 6가지 분야에 관련된 전시를 기획하고 연구를 후원한다.2) 전시 활동장식미술, 섬유와 복식, 그래픽 아트와 생활 속에서 사회문화적 현상과 맞물려 폭넓게 디자인을 해석할 수 있는 전시가 이루어진다. ‘관광기념품의 변천사’, ‘저가 항공, 중저가 브랜드가 유행하는 시대적 현상이 디자인에 주는 영향’, ‘전단지, 만화책 표지등 출판 인쇄물의 변천사’, ‘바르셀로나 산업 디자인의 변천사’ 등의 주제로 전시되었거나 전시 중이다. 세 군데의 미술관에서의 상설 전시와 1년에 2~3차례 열리는 기획 전시로 구성된다.3) 교육 활동2올해는 3군데의 디자인 허브 뮤지엄에서 3세부터 18세까지의 학생(전학령기 아동, 초등학생, 청소년), 디자인 전공 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허브 뮤지엄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워크숍과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에게 강의를 듣거나 토론을 하게 된다. 또 직접 디자인 제품 제작 과정에도 참여하며 일상생활 속에서의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기회를 갖는다. 예를 들어 12세부터 18세까지 이루어지는 교육 프로그램 ‘몸과 디자인(El cos vestit)’은 복식 미술관에 전시된 시대별 의상의 특징에 대해 알아본다. 복식 디자인의 흐름이 단순히 미를 기준으로 한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종교, 사회 등의 시대적 배경과 그에 따라 변한 미의 기준과 함께 변화한 시대적 산물이라는 것을 배운다. 16세기 프랑스를 기준으로 유행했던 코르셋의 형태와 쓰임새를 살펴본 후, 토론 시간을 갖는다.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나이의 청소년들이 사회가 만들어낸 몸에 대한 이미지와 의상 디자인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스스로 몸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도록 한다. 또 6세부터 12세까지 이루어지는 교육 프로그램 ‘내 옷 직접 디자인하기(Personalitza la teva samarreta)’는 복식 미술관에 전시된 시대별 의상의 특징과 의상을 구성하는 요소인 섬유, 색채와 디자인에 대해 살펴본 후, 세상에 한 벌뿐인 가장 창의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티셔츠를 스스로 디자인한다.주변 환경과 디자인의 연관성 이해에 초점교육 프로그램 담당자인 카르미나 보르보넷(Carmina Borbonet)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요소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읽어내고, 창의성을 발의해 자신의 시각으로 환경과 도시와 사회를 해석하는 것”이 교육 프로그램이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미술관에 가면 친절한 설명이 있지 않은 한,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디자인 허브 프로젝트의 교육 프로그램들은 ‘미술관 전시’의 틀을 벗어나, 시대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개입되어 아이디어부터 제작까지 ‘디자인’의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는지 알아보는 데 중점을 둔다. 그래서 직접 만져보고, 만들어보면서 주변 환경과 나와 디자인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시간을 반드시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나’와 관련 있는 요소로 느껴지기까지는 참여하는 사람의 의지뿐만 아니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와 교육도 중요하다. ‘디자인 허브 바르셀로나’ 프로젝트의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들은, 디자인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에만 담긴 것이 아니라 시대, 기능, 목적에 따라 변화하고 진화하는 생활 속의 요소이며 나도 참여할 수 있는 활동임을 알게 한다. 시민들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 살고 있는 도시를 해석할 수 있는 창의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건, 도시와 시민 모두에게 분명 즐거운 일인 듯하다.관련 링크: 디자인 허브 바르셀로나:http://www.dhub-bcn.cat/en/home섬유복식미술관 (Museu Tèxtil i d’Indumentària):http://www.museutextil.bc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