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음악을 만들자! ‘지구의 바람 동경에서부터’

 

올해로 2년째를 맞이하는 이번 워크숍은 동경문화발신프로젝트 중의 하나로서, 세계에서 활약하는 연주가들의 지도를 통하여, 자연 속에서 대나무를 사용한 악기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워크숍이며 10월에서 11월까지 한 달간 동경에서 진행되었다. 프로 연주가들이 참여하고 여러 민족 악기를 다루는 지구음악축제에 4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모여 함께 소리를 만든다는데 의의가 있다. 올해도 워크숍을 위해 여러 프로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동경문화발신프로젝트 내의 어린이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진행되었다.

 

‘동경문화발신프로젝트’ 소개

동경문화발신프로젝트는 문화예술을 창조하여 전파하고 어린이 문화예술 육성을 목적으로, 동경도와 동경도 역사문화재단이 예술문화단체, 아트 NPO등과 협력하여 실시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연극, 음악, 전통예능, 미술 등과 여러 분야의 이벤트와 페스티벌, 시내에서 시민과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예술 프로그램, 시와 아트를 연결하는 인재의 육성사업, 아이들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경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기획 중에 있으며 요즘은 여러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의 창조거점이 되고 있는 것 외에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대중문화를 계속해서 세계에 내보내고 있다. 아티스트와 시민들의 창조적인 활동성과를 공유하여, 문화예술 창조도시로서의 동경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문화와 전통예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갖도록, 예술가의 지도를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이들의 풍부한 감성을 소중히 키우는 것과 함께, 장래의 문화를 담당할 인재 발굴, 육성을 목표로 한다.

Tokyo KIDS 2009 워크숍

물소리, 바람소리, 숲의 소리 등 자연 속에서, 음악이 태어나는 현장을 체험한다. 자신의 손으로 악기를 만들고, 돌과 대나무, 나무 등 소중한 생명을 음악으로 만들어가는 즐거움, 일본 고유의 소리를 피부로 느끼고,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전원이 참가한 음악회를 연다. 워크숍 마지막 날에는 동경도청 도민광장에서 프로 뮤지션의 콘서트를 시작으로 참가자 전원이 테마곡 ‘지구의 바람, 동경에서부터‘를 연주한다. 지구의 소리, 생명의 소리를 체험한 한 달간의 워크숍이 막을 내린다.

자연을 느끼고, 악기를 만들자!

 

전철에서 출구로 나오면 바로 눈앞에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바로 그곳이 “뮤직엔 리듬 동경어린이 2009 ”워크숍이 시작되는 곳이다. 화창한 일요일 오전 공원에 모인 아이들은 교사의 안내를 받으며 공원 내를 걸으면서 자연의 소리를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나뭇가지나 돌멩이를 주워 서로 부딪쳐 보거나, 돌멩이로 나무 위를 두들겨본다. 물가에서는 물의 파장을 보며 진동도 느껴보고, 나뭇잎을 손으로 스쳐보고, 숲 안을 두리번거리며 소리가 나는 자연의 소재들을 찾아본다. 부모들은 자녀가 다양한 재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들과 함께 숲을 걸으면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 돌멩이가 옛날에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자연물에는 전달하는 언어가 제각각 다르게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소리들이 함께 나면 바로 음악이 됩니다.” 부모들도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느껴보도록 제안한다.

자연 속에서 자신들의 악기 소재를 찾아온 아이들은 제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물론 마땅한 재료를 못 찾은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들은 나뭇가지, 돌멩이 등을 충분히 준비해 놓는다. 아이들은 자신이 주워온 나뭇가지로 대나무를 두들기며, 소리를 내어본다. 교사들은 자연에서 얻은 악기들을 아이들 앞에서 연주시범을 보이며, 소리의 특징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3/4, 4/4박자 연습을 함께 한다. 교사들은 한 장소에서만 연주하지 않고, 한 명은 아이들 앞에서, 다른 한 명은 아이들 뒤에서 연주를 하며 소리를 들려주었는데, 이것은 아이들에게 소리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을 체험하게 했다.

이날 모인 아이들은 여러 팀으로 나뉘어 각자 악기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총 3개의 악기를 만들어야 하기에 하루 일정이 빠듯하다. 악기재료는 모두 대나무다. 교사의 지도하에, 준비된 기다란 대나무를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톱으로 자르면서 악기의 형태로 만들어간다. 두드리는 악기와 입으로 부는 악기를 제작하는데, 대나무는 안이 비어있어 자연 소재 중에서 악기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부모의 도움을 받아가며 신중하게 만들었다. 어린 아이들이 많았음에도 어떠한 부모도 위험하다며 아이 대신 해주지 않았다. 최대한 아이 스스로 제작할 수 있도록 보조만 할 뿐이다.

악기의 형태가 완성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소리가 제대로 나는지 확인해본다. 완성된 악기를 연주하며 숲 속을 거닐어본다. 그냥 두드리는 악기는 소리를 내는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진 않지만, 입으로 부는 ‘타케바라’라는 악기는 어른의 입김으로도 요령 없이는 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잠시 연습을 하고 나니, 제각각 그럴듯한 소리를 내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교사와 부모들은 대견해한다. 최종 완성된 악기로 다함께 모여 음을 맞추어본다.

내가 만든 악기로 합주하자!

아이들은 지난주에 만든 악기들을 들고, 다시 공원에 모였다. 본격적인 악기 연주에 앞서 10분 이상의 충분한 몸 풀기 운동을 한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음악을 받아들이도록 야외에서 충분한 준비시간을 갖는다. 그런 다음엔 대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며 율동 시간을 갖는다. 활동 중 간단한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대나무 재료를 충분히 이해하고 가깝게 느끼며 그 친근감이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으로 음악을 느끼게 한다. 아이들은 악기를 두드리며 숲속을 걸어 다니면서 자연과 소리가 하나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드디어, 콘서트하다

드디어 워크숍의 마지막 날이다. 동경도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각 타악기 연주자들과 아이들이 함께한 하모니는 동경 시내에 울려 퍼져 시민들과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의 시선과 마음을 끌어당기며,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동경프로젝트 로고가 새겨진 머리 수건과 티셔츠를 색깔별로 입은 아이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소리는 형형색색의 꿈과 희망을 표현한 듯 했다. 자연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악기를 다루며 자신들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일본의 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은 큰 의미가 있었다.

 

약 한 달간 3단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서, 아이들은 자연으로 다가가 그 안에서 음악의 존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의 소리를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교육 과정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참여 교사는 이번 프로그램은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발견하며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음악은 그냥 들으면 ‘소리’이다. 하지만 주의 깊게 들어보면, 하나하나 고유의 ‘음’이 있다. 그렇듯 아이들에게도 가만히 귀 기울이면 한 명 한 명이 내는 고유의 ‘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수업 과정은 악기 제작과 연주방법 뿐 아니라,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귀 기울일 수 있는 소통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