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기부, 나눔의 문화·예술의 나눔을 선도하다

 

지역아동센터 아동 및 청소년들의 문화향유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누리원정대가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가졌다. 급여 나눔을 통해 이 사업을 출범시킨 기부자들과 현장에서 복무한 청년인턴, 그리고 문화누리원정대의 주체인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간의 결실을 공유한 것.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나눔 문화’ 프로젝트에 좋은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12월22일 오후 5시. 아이들의 즐거운 목소리와 웃음소리로 왁자한 유니버설아트센터 블루룸에선 가장 크리스마스다운 파티가 시작되고 있었다. 올 한해,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한껏 향유한 아이들과 그네들의 문화생활을 후원하고 이끈 기부자 및 교육실행단이 함께 한 자리, 이른바 ‘문화누리원정대의 크리스마스 파티’다.

 

문화누리원정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급여 나눔을 통해 저소득층 아동의 문화향유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역아동센터 아동 및 청소년들이 청년인턴(교육실행단)과 함께 공연, 전시, 체육 경기를 직접 관람할 뿐 만 아니라 관람 전·후 교육을 통해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마련된 이번 행사는 문화누리원정대의 결실을 공유하고 ‘나눔 문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였던 셈. 프로젝트를 주관한 이들에게도, 원정대의 주체인 아이들에게도 또 하나의 행복한 기억을 선사하는 시간이었다.

 

더 많은 이들의 행복을 위해, 원정은 계속된다

 

총 11개 지역아동센터의 아동 및 청소년들이 지도교사들과 함께 센터별로 테이블에 앉자 곧 저녁식사가 제공되었다. 참석인원이 200명 남짓 되다보니 테이블 사이사이를 누비며 이들을 챙기는 청년인턴들의 손놀림이 분주하기만 하다. 식사 후에는 장내 정돈을 위한 가벼운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졌다. 무대 진행을 맡은 청년인턴 대표는 ‘산타와 루돌프 놀이’로 아이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는데, 역시 아이들에겐 놀이로 접근하는 것이 최고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본 행사는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등장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대영 원장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올해를 돌아보면 여러분들 마음속에 행복한 일도, 조금 아쉽거나 부끄러운 일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행복했던 일만을 떠올리며 더욱 씩씩한 어린이가 되길 빕니다. 또한 여러분 모두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여, 더 많은 어린이들을 돕고 살길 바랍니다.”

 

이대영 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문화누리원정대의 사업추진경과를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었다. 그간의 활동상황과 참여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을 보며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나 친구의 모습을 찾은 아이들은 킥킥 웃기도 했고, 오빠와 누나처럼 다정했던 청년인턴 선생님들과의 즐거웠던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기기도 했다.

 

청년인턴들의 소감은 대개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고 있었다. 재미있을 것 같아 뛰어들었던 일이 생각보다 더 큰 보람을 안겨주었다며 아이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했다.

 

영상물은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의 깜짝 메시지 전달로 끝을 맺었다. 유 장관은 많은 이들의 정성으로 출범한 문화누리원정대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새해에도 이처럼 뜻 깊은 프로그램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다짐했다.

 

호두까기 인형,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선물이 빠지면 섭섭한 법. 영상물 상영을 마친 후, 아이들을 위해 기부자들이 마련한 선물 증정식이 시작되었다. 먼저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양성우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 등이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등장하고, ‘늘푸른교실’ ‘레인보우지역아동센터’ ‘야긴과보아즈’ 등 11개 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 대표와 지도교사가 차례차례 무대에 올랐다. 어린이 대표가 무대에서 선물을 받는 동안 장내에 앉아있는 아이들에게는 산타 요정들로 분한 청년인턴들이 골고루 선물을 나눠주었다. 아이들이 일제히 받은 선물은 호두까기 인형으로, 행사가 끝난 뒤 아이들이 관람할 공연도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었다.

 

각 지역아동센터별로 무대에 올라가 산타클로스와 기념촬영까지 마친 후, 마지막 순서로 문훈숙 단장의 ‘재미있는 발레감상법’ 강의가 이어졌다.

 

“오늘 여러분이 보게 될 발레의 제목이 <호두까기 인형>일까요? <호두깎기 인형>일까요?”

 

“<호두까기 인형>의 음악을 만든 작곡가는 누구일까요?”

 

문훈숙 단장의 질문에 아이들 모두 ‘호두까기’와 ‘차이코프스키’를 차례로 외친다. 공연 및 전시 관람과 같은 문화체험 전에 사전교육을 선행하는 것이 문화원정대의 특징인 바, 어느 정도 발레에 대한 기본 상식을 꿰고 온 아이들이다. 문훈숙 단장은 차이코프스키의 3대 명작 발레로 <호두까기 인형>과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있음을 알려주고, 1막과 2막에서 각각 눈여겨 볼 장면들을 짚어주었다.

“예부터 독일에선 호두까기 인형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어서, 호두까기 인형 선물을 즐겨했대요. 오늘 여러분들에 주어진 호두까기 인형도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 줄 거라 믿어요. 부디, 꿈꾸는 모든 일들 이루어지시길!”

 

아울러 그녀는 발레공연을 볼 때 주의사항으로 ‘박수치고 싶을 때 박수치고, 환호를 보내고 싶을 때 실컷 환호하라’고 덧붙였다.

 

문훈숙 단장이 안내한 꿈의 나라로 여행할 준비를 마친 아이들은 지도교사들을 따라 삼삼오오 공연장으로 향했다. 2009년 문화누리원정대의 마지막 예술 탐험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의 추억으로 남을 명작 발레, 극장 안에 눈이 내리는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 <호두까기 인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