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문화예술회관 ‘문화예술창자축제-당신도 예술가’


“당신도 예술가는 남녀노소 누구나 각자가 갖고있는 감성과 솜씨, 즉 내재된 예술성을 일깨우는 작업입니다. 자기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예술로 인정받음으로써 자신감을 찾고 예술과 가까워지고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축제를 기획, 운영해온 장흥문예회관 담당자가 전하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실제 현장에선 어떻게 펼쳐질까. 총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축제에서 참가자들은 무료로 제공받은 다양한 미술 재료들을 이용해 ‘생애 첫 작품활동’을 했다. 특히 올해의 공동창작 테마인 ‘토우 만들기’는 뜨거운 호응을 얻었는데 참가자들이 재량껏 빚어낸 토우작품은 ‘소망이 꽃피는 언덕’이라 명명된 지역 내 공공 공간의 타일벽 조성에 ‘기증’됐다.
 
  나의 작품이 지역사회에 오래도록 뜻 있는 흔적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참가자들은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올해로 3년째, 개최횟수만도 벌써 아홉 번째를 맞는 ‘당신도 예술가’ 프로그램은 지역문예회관이 거둔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불모지 장흥에 신선한 예술바람을 몰고 온 축제 성공의 배경에는 보고 느끼는 무대형 예술잔치가 아닌, 직접 만드는 체험형 예술잔치라는 컨셉이 주효했다. 문화에 목말라 있던 지역주민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간파한 것. 그리고 또 하나,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문화예술강사들을 자체 양성, 운영해 온 것이야말로 성공을 견인한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보통의 문화 관련 프로그램은 일회성이어서 남는 게 없었어요. 초빙 강사료가 비싸기도 했고요. 그래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역의 문화 자산(資産)으로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예술강사진을 만들어 축제에 투입해보자

  는 아이디어가 나왔지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문화활동단 ‘나눔누리’였다. 지역에 사는 30대 주부 열한 명으로 구성된 나눔누리는 매회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축제준비를 하며, 축제당일 현장진행을 책임지는 주역들이다. 100%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이들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장흥문예회관의 성공사례는 만들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 이들에 대한 강사교육은 예술전문단체인 유알아트가 이끌었지만, 지금은 스스로 운영할 만큼 활동역량을 키웠고, 요즘은 지역단체(보육원, 양로원)에서 강사로 초빙하고 싶다는 즐거운 요청을 받기도 한다.  

지역문화를 꽃피우기 위해선 재원의 충족 또한 필수적인 요소. 장흥문예회관의 ‘당신도 예술가’는 장흥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초창기 축제에 대한 불안감을 일거에 해소하고 전군민의 사랑을 받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문예회관의 기획운영력과 지역주민의 열정, 지자체의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절묘하게 만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축제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 인근의 강진과 해남에서까지 참가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4만3천 장흥군민들의 일상에 예술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즐겁고 신선한 체험을 선사하고 있는 당신도 예술가는 ‘문화와 주민의 관계 맺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라 할 것이다. 올 봄 축제를 담당했던 장흥

 
  문화예술회관 신창근 씨의 말은 새삼 문예회관의 존재가치를 일깨운다. “예술은 그 폭과 장르가 매우 광범위합니다. 무대공연만으로 그 세계를 경험케 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지요. 지방의 지역사회에서 포괄적으로 예술에 대한 욕구를 다양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문예회관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