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사이에 소통을 허하라!

– 광주 북구문화의집의 <광주의 역사성과 공간성을 반영한 문화예술교육>

북구문화의집정민룡문화기획팀장

놀면서 재미나게 문화예술을 배우고 가르치는 방법을 궁리하는 정민룡 문화기획팀 팀장. 사진을 좋아해 항상 다큐멘터리 사진집을 끼고 산다.

시범사업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주시지요.
시범사업은 그림에서처럼 크게 5개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모두 ‘광주’라는 특성을 반영하면서 공간, 공동체, 생태, 역사를 고민하게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하게 보면 새로운 교과과정을 개발하여 이를 학교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학교 교과과정에 특수한 하나의 영역을 더하는, 또는 대안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학교’나 ‘학생’을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교실 안의 학생’이 아니라 지역문화의 담당자요, 주체입니다. 북구문화의집과 같은 기관이 나서서 지역에서 형성된 문화적인 커뮤니티를 학교와 연계해주고, 그러면 이로부터 특성이 부여된 교육 프로그램들이 그 자체로 새로운 교육적 가치를 발산하게 되겠지요.
결국 사업의 핵심은 문화예술교육의 성과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환원되는 공공적인 경로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지역공동체가 함께 계획, 구상하고 실행하는 유기적인 네트워크의 형성이랄까. 이런 차원이 있어서 문화예술교육은 훨씬 더 복합적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올해의 구체적인 목표 지점은 어디에 있는지요?
첫번째는 그동안 북구문화의집에서 실행해왔던 다양한 주민소통 프로그램을 학교 안의 프로그램으로 전환, 적용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입니다. 학교 안팎의 프로젝트들을 서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텐데, 성과를 함께 나누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학교 밖에서 실행될 <어린이 동네뉴스제작단>은 문흥동 지역의 어린이들이 동네의 사소한 일상을 소재로 직접 뉴스를 제작하여 아파트 벽에 상영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같은 시간에 학교 안에서는 동네 지하도를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지하도설계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그러면 <어린이 동네뉴스제작단>이 <지하도설계 프로젝트>의 교육과정을 취재, 뉴스로 내보내는 것이죠. 학교 안의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의 다양한 정보, 인력, 프로그램과 함께 혼합될 수 있게 내용과 체계를 기획하고 실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지요.
두 번째는 이러한 시도를 검토하고 다듬어 하나의 교안을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4개의 교육연구팀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텐데 여기에는 교사, 예술가, 전문가 등 지역의 문화 인력이 참여하게 됩니다.
세 번째 목표는 교사, 활동가 양성 및 재교육입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교안을 만들며 지역사회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요. 우선은 몇 번의 워크숍을 진행할 생각이에요. 시범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각 교육연구팀의 연구 성과와 진행 과정에서 도출되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터놓는 장을 만들고 장기적으로 방안을 모색할 겁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북구문화의집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저희가 실현했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기획력, 그리고 함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축을 들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 사업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고 책임지는 틀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하나하나마다 지역사회와 연계를 갖지 않고서는 성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도록 기획했고요.
지역 동사무소와의 연계며,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풍부한 문화 자원봉사자들도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지역의 문화단체나 예술가 조직과의 탄탄한 연계망을 가지고 있는데, 인력뿐 아니라 정보와 시설의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역사회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공공적 경로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5개의 프로젝트 중에 한두 가지만 귀띔해 주신다면?
<지하도설계 프로젝트>는 광주 북구 문흥동의 빈 지하도 공간을 학생들이 문화공간으로 설계하고 꾸미는 프로젝트입니다. 도시설계와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어떠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며, 공간 디자인과 공간의 기능이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를 배울 수 있지요. 협동과정을 통해서 도시에 대한 여러 가지 조사, 분석을 수행하며 도시의 문화, 환경, 공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전탐구 과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새로운 공간을 설계하고, 이 공간이 실제적인 도시민의 삶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관찰하는 과정까지 교육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어떠한 방법과 경로를 통해서 현실화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까지 통합적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소리발견 프로젝트>는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미디어교육 프로젝트지요.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소리들을 채집하고 분석하여 하나의 소리문화 콘텐츠를 구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학교 주변의 소음이나 자연의 소리,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구전가요, 자장가 등등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릴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고 소리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소리의 문화적인 의미와 맥락은 무엇인지 습득하는 미디어 교육입니다.

초중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강사진으로 교사 외에 다양한 전문가 그룹이 구성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전문가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가능할까요?
물론 쉽지 않겠지요. 강사를 대상으로 워크숍 정도의 사전교육이 마련될 테지만 충분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강사와 학생 사이의 일대일 소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별 프로젝트 단위 안에서, 그리고 프로젝트들 사이의 소통입니다.
참고 삼아 운영체계를 말씀드리죠. 우선 시범사업을 조정하고 기획하며 집행하는 책임단위로서 ‘기획 운영팀’을 두고, 그 아래 실제 프로젝트를 담당할 교사들로 구성된 5개의 ‘프로젝트 운영팀’을 꾸리게 됩니다. 여기에는 책임교사 1명과 4~5명의 보조교사,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전문가가 강사로 배치되는데, 이들이 실질적으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하게 됩니다.
또한 전문가가 중심이 되고 각 프로젝트 책임교사 등이 참여하는 4개의 연구팀이 프로젝트에 대한 교안연구나 성과를 체계화시키는 연구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밖에도 행정, 학부모대표, 전문가, 사회단체대표 등이 참여하는 고문위원회를 두어 시범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조언을 구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모든 문제들을 몸으로 껴안아야 하는 프로젝트 운영팀이지요. 그래서 교사와 학생들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고 운영팀 상호간의 팀워크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구조로 인력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광주 북구문화의집 시범사업의 개요

이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요?
시범사업의 성공여부는 시범사업과 관련한 인력들 간의 상호소통체계를 어떻게 만들고 실행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각기 인력들의 역할을 분담하고 이를 통합시키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저희 북구문화의집 시범사업이 여러 방면에 얽혀 있는데, 이 구조 속에서 중심 맥락과 중요 고리를 어떻게 잡는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진행 / 편집부

정민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