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교장 선생님도 모두 함께

공무원도, 교장 선생님도 모두 함께

– 경기 과천문화원의 <전통문화 체험의 장 – 아하, 그렇구나!>

과천문화원최종수원장 |오은명과천국악협회장 |이영구사무국장

시범 사업의 핵심 내용과 특징은 무엇입니까?
과천문화원의 시범사업은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과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두 영역에서 전통문화예술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나무꾼놀이, 게줄다리기, 북청사자놀음 같은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를 활용한 전통문화예술교육, 그리고 천연염색체험과 도예문화체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주로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히는 프로그램들이지요. 민속놀이를 활용한 활동들은 단순한 놀이체험이 아니라 지역 고유의 춤과 소리를 바탕으로 놀이와 만들기 과정이 포함된 통합교과적인 성격도 갖고 있습니다.

세부 프로그램들 중에 가장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나무꾼 놀이가 중심이 되는 <민속놀이의 보존과 축제> 프로그램에 역점을 두고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나무꾼 놀이는 춤과 소리(음악), 공작(미술)이 결합된 통합교육 프로그램이고, 과천의 독특한 지역성이 담겨있습니다.
옛날부터 과천에는 관악산, 청계산 등에서 나무를 베어 서울에 내다팔면서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이 많았어요. 남태령 고개를 넘어 노량진이나 용산까지 가서 나무를 팔았죠. 이걸 토대로 해서 꾸민 놀이가 나무꾼 놀이인데, 학생들이 직접 나무꾼의 의상, 짚신, 지게 같은 소품 등을 제작하고 나무를 베면서 부르는 노동요와 그들의 애환이 담긴 타령, 그리고 춤까지 함께 배우는 것입니다. 나무꾼의 옷을 만들면서 천연염색체험도 같이 하게 되지요. 그리고 매년 가을에 경기도에서 개최하는 민속놀이경연대회에 참가해 발표하는 과정까지 포함되는 것입니다.

한자리에 모여 각오를 다지는 과천문화원의 최종수 원장과 이영구 사무국장, 과천국악협회의 오은명 회장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과천 문화원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본격적으로 시범사업을 계획하기 전에 시 관계자분들,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학교의 일선 문화예술교과 담당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들과 만나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전통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가 있다는 걸 확인했지요. 이번 시범사업은 과천지역 10개 학교와 함께 하는데, 특히 교장 선생님들이 많이 협조를 해주셨어요. 방학 중인데도 각자 비상연락망으로 연락해서 자리를 만들어 저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들이며, 과천국악협회 등의 단체들과 문화원 내부에서도 ‘과천에서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열심히, 재미있게 만들어보자’ 라는 분위기가 충만합니다. 이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단체 구성원들의 팀워크나 역량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고요. 다들 열의도 대단하지요.
과천 지역이 생각보다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에 유수한 문화예술단체들이며 문화기반시설 등 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저희는 그간 민속놀이 전승 및 보존 행사, 학생들에게 효를 가르치는 문화 프로그램, 전통문화학교를 운영해 왔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이번 시범사업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흔히 학교장의 협조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지난 5년 동안 저희는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문화현장답사, 아버지와 함께 가는 문화유적순례와 같은 행사들을 진행해왔어요. 그때마다 각 학교 교장 선생님들에게 학생 추천과 선발권을 드리면서 관계 맺기를 해왔지요. 특히 소외계층 대상의 행사는 교장 선생님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학교에서 그런 일들까지 소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요. 그런 부분들을 문화원에서 보완해왔다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학교의 중요한 행사, 예를 들면 졸업식 같은 때에 사전 등 문화원에서 마련한 작은 선물을 학생들에게 전해주기도 했지요. 작지만 잊지 않고 배려하고 관심 갖는 일이 중요합니다.

과천문화원은 아버지와 함께 가는 문화유적 순례와 같은 행사를 통해 학교의 역할을 보완해주고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 학생 중 우수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인지요?
문화원에서 매년 과천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오긴 했지만 이것은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이를 인적 자원 발굴로 이어지게 할 요량으로 기획한 것이지요. 학생 선발기준이며 혜택 등의 내용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우선 학생들을 선발할 때 프로그램 과정에 처음부터 함께했던 각 학교의 담당 교사들과 전문 강사들의 추천을 받는 방식이 될 겁니다. 민속놀이, 천연염색, 도예체험 각 부분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학생 2~3명에게 수여하려고 합니다. 올해 시범적으로 시도해보고 점차 확대해나갈 생각입니다. 장학금은 작은 부분이지만 과천의 전통문화예술 인재를 육성해 나가는 데 보탬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의 가장 큰 걸림돌 혹은 도전적인 과제는 무엇이 될까요?
글쎄요. 우선은 일억이천만원이라는 예산을 집행하고 운용하는 일이 부담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갖가지 변수들이 발생하는 상황이 출몰할텐데, 정부에서 요구하는 형식과 내용에 맞게 예산이며 보조금 등을 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융통성있게 처리해 나가야 하는 일들을 아무래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지요. 사업이 시작되면 관련 실무자들과 각 단체의 스태프 등 많은 인적 자원들이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과 함께 활동하고, 이들을 각 사업에 맞게 운용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텐데, 아직 그런 부분이 미진하지요.
또, 교장선생님들이나 일선 교사들의 호응과 협조는 좋은 편이지만 막상 학생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는지 문제겠지요. 이를 위한 동기 부여와 분위기 제고가 필요한데, 사실 그 부분을 계속해서 연구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진행 / 편집부

이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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