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주 특별한 음악 교육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주 특별한 음악 교육

 

지난 10월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이 한국 초등학생과 학부모, 교사 100여 명을 초청해 음악을 어떻게 즐기고, 배워 나가는지를 직접 가르쳤다. 뉴욕 필하모닉 교육부서 디렉터 테오도르 위프러드의 강연에 이어 교육부서 예술강사인 비올리스트 데이비드 윌리스와 피아니스트 홍지혜가 직접 연주를 들려주며 청중들과 함께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탐색하고, 희로애락의 숱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또 우리나라 최현주 예술강사가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국악교육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2009 문화예술교육 아카데미 CETA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교육부서 연계 전문가 초청 워크숍이 지난 10월7일 인천 해안동에 위치한 인천아프플랫폼 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워크숍은 세계 3대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교육부서의 예술강사들이 강단에 올라 사람의 감정을 음악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아이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이끄는 시간을 가졌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한국 초등학생과 처음 만나 음악교육이 이루어진 인천아프플랫폼은 인천시가 새롭게 조성한 복합예술공간으로 100여 년이라는 세월의 더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음악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쏟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뉴욕 필하모닉 교육부서 디렉터 테오도르 위프러드는 먼저 미국에서 8~10세를 위한 어린이 음악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했다. 뉴욕 필하모닉이 학교를 찾아다니며 주로 5~6명의 연주자가 참여해 진행되는 교육형 콘서트로 이루어지는데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맞춤형 콘서트로 구성된다. 연주자의 독려로 아이들이 콘서트에 직접 참여하는 가운데 관객과 연주자의 소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호응이 무척이나 뜨겁다.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법

 

위프러드의 강연이 끝나자 곧바로 뉴욕필 교육부서 수석 TA 데이비드 월리스와 TA 홍지혜가 무대에 올라 비올라와 피아노 이중주 협연으로 낯익은 선율의 음악을 선사한다. 가요 ‘거위의 꿈’으로 시작한 교육형 콘서트는 월리스의 흥겨운 텍사스 카우보이 음악 연주로 연주자와 관객의 교감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빠른 비올라 선율에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연주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껏 달궈진 공연 열기는 ‘아리랑’을 다함께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객석과 무대를 하나로 만들었다. 멜로디와 템포를 달리한 여러 버전으로 사랑, 기쁨, 슬픔, 자랑스러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북한 작곡가 전권의 ‘아리랑’ 피아노 연주에 이어 어두운 감정과 부정적인 마음을 표현한 연주곡 ‘불평’이 비올라 선율로 흘러나왔다. 홍지혜가 ‘불-공-평-해’라는 멜로디를 합창하게 한 뒤 눈을 감고 불공평했던 일을 생각해보라고 주문한다. 불공평한 일을 겪으면 어떤 느낌을 받는지 음악을 나타내는 작업에 공연장을 찾은 모든 참석자들이 동참하게 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을 때 받은 느낌을 고음으로 낼지, 저음으로 낼지, 큰 소리로 낼 지, 작은 소리로 낼지, 빠른 음으로 할지 천천히 하는 음으로 할 지 목록을 정해 함께 작성하기로 했다.그러자 바로 한 어린이가 손을 들고 일어나

 

“언니는 나이가 많아 나를 때릴 때 불공평하다”고 답하자 객석이 웃음바다가 된다. 다른 어린이가 “형이 욕할 때”라고 대답하자 여기저기서 “맞아 맞아”라며 공감대를 이루었다.

 

어린 아이들의 불평에 이어 어른들도 불공평했던 일을 떠올렸다. 한 남성은 “형 옷을 항상 물려받아 입을 때”라고 떠올렸고, 한 여성은 “시댁에서 며느리만 일할 때”라는 목록을 만들었다.

 

동서양의 음악교육 조우

 

이렇게 쏟아진 불공평한 감정은 소리가 작아지는 뮤트, 떨림소리를 내는 트레몰로, 시끄러운 소리로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 불협화음, 두 개의 소리가 나오는 더블 사운드 등 연주기법을 이용해 참석자가 원하는 대로 월리스가 비올라로 들려주었다. 월리스가 객석의 주문대로 감정을 표현한 즉흥곡을 선보이자 참석자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신이 나서 공연에 집중하며 음악에 더욱 매료되었다. 이어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이 울분에 찬 마음을 격정적으로 표현한 ‘눈물’의 이중주 협연에 이어 룸바 리듬을 배운 뒤 다 함께 아서 벤저민의 ‘자메이카 룸바’를 들으며 음악으로 감정이 어떻게 전달되는 지 직접 체험했다. 이날 공연은 무엇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음악은 몇 마디 말보다 우리 감정을 더 잘 표현해준다’라는 멘델스존의 명언을 실감시켰다.

뉴욕필의 시범 교육이 끝난 뒤에는 우리나라의 최현주 예술강사가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악 교육 사례를 발표한 데 이어 참석자들이 직접 국악 교육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지 감상법과 호흡, 발성 등을 최현주 강사의 주문대로 직접 따라해 본 참가자들은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이날 워크숍의 마지막은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시행되는 국악수업 사례로 초등학생들의 사물놀이 시범 연주가 장식해 동서양의 음악교육이 만나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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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주 2009년 11월 16일 at 10:28 AM

    음악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더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 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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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주 2009년 11월 16일 at 10:28 AM

    음악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더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 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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