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키워드, 창의력을 말하다


마이클 윔머와 앤 뱀포드에게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이상향과 양질의 예술교육 평가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지난 11월 28일 문화예술교육 전문가인 마이클 윔머와 앤 뱀포드가 각각 “창의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과 ” 효율적 효과적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과제” 라는 주제로 2006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에듀컬트 설립멤버 겸 원장인 마일클 윔머(오스트리아 전 문화진흥원장, 유럽연합 문화정책 전문가)와 영국 윔블던예술학교 미디어 센터 소장인 앤 뱀포드(전 호주 시드니대학교 예술교육센터 교수)그들이 말하는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이상향과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평가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문화예술교육, 모두를 위한 교육에서 모두에 의한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강연 잘 들었다. 강연 당시, 문화예술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 수혜자의 역할이 크다고 했는데 수혜자의 역할이 왜 중요한 것인가?
“수혜자의 역할은 아주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그들의 위치를 적당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교육방법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실정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유럽의 경우를 비추어 이야기하겠다. 그러나 한국의 실정이 유럽과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점을 고려해서 들어주기 바란다. 과거 예술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르조아 계층이었다. 당시 예술교육이란 문화기관들이 규범에만 급급해 문화에 대한 겉치레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정보제공뿐 아니라 수혜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그 역할이 바뀌고 있다. 역할이 바뀌면서 수혜자들은 빈병에 물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특징과 재능, 능력, 기반에 따라 적합하게 그것들을 수혜받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정보통신의 발달이 아주 빠른 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들이 첨단 기기를 이용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예술교사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해야한다. 이는 학교에서만 이뤄져서는 안된다. 크리에이티브 산업체나 문화기관 등의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미학적 사고를 제공해줘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모두를 위한 것에서 모두에 의한 것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역시 마찬가지이다. 유럽은 이주민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있어서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주민들은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유입하기 때문에 그 문화가 유럽에서 변화하며 새로운 문화로 창출되고 있다. 이렇듯 계속해서 문화는 바뀌고 있고 이를 받아들이는 수혜자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하고 배경을 존중해야하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문화예술 교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제 수혜자는 그냥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닌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가장 먼저 유념하도록 해야 한다. 수혜자 없는 예술교육이 무슨 소용인가.”

– 거버넌스 추진 시 협력해야 할 일에 대한 이해가 달라 생각보다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있다. 유럽의 거버넌스 성공, 실패사례를 소개해 달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은 영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프로그램이다. 계획만 짜는 것이 아니라 집행까지 이어져야 좋은 거버넌스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부처간 긴밀한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데 내 경험으로는 교육, 문화 분야 연계에 대한 이야기를 관련 부처끼리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각 분야별 전문 언어나 철학 등은 굉장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말로는 함께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절차에 들어가기 위해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제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유럽 문화 교육에서도 연계가 많이 일어나지만 성공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 프랑스의 예를 들자면 문화부와 교육부가 협력관계를 맺고 웹 사이트를 만들어 문학, 음악 등의 파트너십을 연계해 국민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적극적이지는 안지만 좋은 예이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네덜란드를 들고 싶다. 네덜란드는 어린이들의 문화교육을 학교과목으로 지정했다. 아이들이 박물관이나 신설된 문화기관을 관람한 후 감상평을 공유하는 것인데 아주 훌륭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세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다. 첫째, 어린이들이 문화시설의 혜택을 받고 그 후 발표를 통해 표현력을 갖게 된다. 둘째, 어린이들 스스로 내용과 과목을 만들어 간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참여하는 교육이 되는 것이다. 셋째, 빈민층, 소외계층의 아이들도 문화공연과 시설을 함께 누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 한국에서도 정부 부처 간 가버넌스 뿐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을 위해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의 자리를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협력 부분이 미비한 상태다.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
“조직구조가 중요하다. 창의적 교사에게 교장이 인센티브를 주길 바란다. 교사는 동기부여로 힘을 얻고 아이들에게 고품질의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꼭 학교나 지역 뿐 아니라 외부인사가 와서 개별 케이스를 살펴보고 지원해주는 것도 권할만하다. 어떤 교육을 전함에 있어서 이를 받아들이는 3/1은 무관심하고 또 3/1은 거부하고 3/1은 진취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이런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각 부류에 맞게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변화 경영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은 급격히 변화하는 곳이다. 교육도 그만큼 빨리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중요하다. 이렇게 급변할 때 중제자(각 부서의 이해를 전하는 사람)가 나타나 다양한 분야들의 협력을 꾀해야하는 것이다.”

– 한국 문화예술교육에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예술교육을 추진 시 전문분야에 대한 초점보다 다른 분야와 함께 연계해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설득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보건부와 사회복지부, 군대 등 함께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한국의 경험과 사례를 듣고 내 경험만을 제공하는 것 역시 큰 의미가 되지 않는다. 나 역시 이곳에 와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을 한다. 예술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타 분야간의 연구가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는 것이다.”

“품질이 보장된 양질의 예술교육, 그것을 찾아내 아이의 창의력을 살리자”

– 심포지엄 당시 국내에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의 긍정적 효과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협력과 창의성이 꼭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교육에 대해 단언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내가 들은 바로는 학생들이 반복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정보를 주는 교육법은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었으나 현재의 아이들은 더 적극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의 쌍방향 교육 방법은 혁신적인 생각을 갖게 하고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본다. 한국이 머물러 있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의 쌍방향적 교육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수업 시간에도 한 줄씩 앉기보다는 다 같이 토론 할 수 있도록 앉아서 교육받는 것이 좋다. 이런 토론식 교육은 아이들의 생각을 알아 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에 하나이다. 또 이런 교육이 가능한 것이 바로 예술이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일한 과목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한국 역시 과거 산업사회의 반복 교육보다는 미래사회 즉, 제조(반복, 기계적인)보다는 디자인(창의력, 자기주장이 필요한)이 더 주를 이루는 창의적인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한가지 방법을 예로 드신다면?
“그 방법은 의외로 쉽습니다. ‘발레’이라는 것을 가르칠 때, 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 발레가 표현된 그림, 여러 종류의 발레 사진, 토슈즈, 발레 공연 티켓, 발레 음악 등을 먼저 느끼게 해 주며 이미지를 상상하게 합니다. 그 다음, 발레를 직접 접했을 때, 예전에 경험한 오브제를 통해 더 풍부한 감성을 키울 수 있죠. 이처럼, 학습이란 것은 교과서를 통해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과서를 떠나, 교실을 넘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활용할 수 있는 오브제는 충분히 다양하죠. 우리는 한 가지 개념을 가르치는 데 있어 ‘다양한 각도의 관점’이 있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 좋은 문화예술교육이 따로 있다고 했는데 좋은 문화예술교육과 나쁜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나?
“좋은 문화예술교육을 평가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우리팀(엔진룸)이 만든 체크리스트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활발한 파트너십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 교육을 통해 학생, 교사, 기관 등이 만드는 파트너십을 말한다. 둘째, 모든 아이들의 접근성이 용이한가? 예를 들어 합창단에는 노래 잘하는 아이만 가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전체 학생들에게도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이 가능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지 못한다면 당시에는 창의적인 교육일지라도 결국엔 반복적인 교육이 될 수 있다. 넷째, 유연한 조직구조가 이루어지는가? 교사가 예술가이며 학생이 때로는 스스로를 평가 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다섯째, 공통의 책임이 필요하다. 교사, 예술가 기관 등이 양질의 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섯째, 세부적 평가와 비판이 필요하다. 이 세부적 평가를 위해서는 연구, 토론, 아이디어의 공유가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했는가? 지역 자원을 통해 그 지역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다. 지역의 특색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이해하려면 그 문화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모두가 충족되었을 때 효과적인 예술교육이 가능해진다. 모든 요건을 충족시켰다면 그 다음으로는 일관적으로 형성되어야한다. 사실, 예술교육 품질 평가 기준이 복잡하긴 하다. 그러나 이 7가지 요건보다 줄어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좋고 나쁜 교육은 종이 한 장의 차이라고 본다. 6가지를 가지고 있어도 그중 한 가지만 없어도 나쁜 교육이 될 수 있다. 미묘한 차이지만 이 7가지를 통해 평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다.”

– 교육현장에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사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이 있나?
“정책과 집행의 괴리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대부분의 국가가 정책은 있다. 그러나 집행 국가 중 4/1은 잘못 이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 인데 이 모니터링이란 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예를 들어 장학사가 시찰한 날은 프로그램이 잘 이루어지더라도 그 다음날은 그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7가지 요건이 모두 채워져야 하는 것이다. 모니터링만이 아니라 교사 트레이닝도 함께 일어나는 것이 효과적이다. 좋은 품질의 교육은 좋은 변화를 가져온다.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도 더욱 적극적이 된다.”

– 그렇다면 프로그램을 탄탄하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일이 무엇인가?
“프로그램을 미루는 결정적인 이유로 예산, 시간을 자주 언급하는데 사실, 시간이 더 큰 문제이다. 교사, 예술가가 충분히 훈련 되어있다면 예산은 많이 들지 않는다. 그렇게 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예산과 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서로 교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또 학생들의 적극적으로 참여도 필요하다. 2, 3살의 어린 아이들에게 디지털카메라를 주고 그림도 그리게 하는 프로그램을 전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이런 연구가 얼마나 많은 소스를 주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연구과정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는 그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데 큰 영향력 준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예술가와 교사에 대한 평가가 자주 이뤄져야한다. 그래야 고품질의 예술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시간을 많이 들여 프로그램을 탄탄히 하는 일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 엔진룸(Engine room)을 언급했는데 어떤 것인가?
“새로운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춘 연구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은다. 재정적, 환경적 고려가 필요한 교육, 사회문제, 노년, 유아, 소외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톱니바퀴가 아귀를 맞추듯 과학자와 박물관 등이 서로 돌아가며 많은 문화예술의 측면에 기여하고자 한다. 앞으로 더 많은 톱니바퀴가 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 엔진룸이 힘차게 도는 것이다. 이런 예술문화 분야가 사회에 융화되는 과정 속에서 창의력이 살아나고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도 엔진룸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넷http//www.waxmann.com에서 다른 자료도 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자료가 부분적이라 부족한감이 있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어 자료를 보충할 생각이다.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열의에 감탄했고 곧 세계 문화예술교육의 큰 축으로 성장할 것 같아 기대감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