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슬로베니아, 한국의 로드맵 실천과 당면과제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는 예술교육의 국제적인 이슈에 따라 총 9개 섹션, 25개 분과회의가 개최됐다. 개막 당일인 5월25일에는 예술교육 현장의 로드맵,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 예술교육 실천가의 역량 개발 등 총 3개의 범주에서 7개 주제로 워크숍이 각각 진행했다. ‘로드맵의 실천 단위별 활용 증대방안’에 대한 주제로 발표가 이루어진 워크숍에서는 아일랜드, 한국, 슬로베니아의 예술교육 현황과 로드맵 실천과정 및 당면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티모 클레메티넨이 좌장을 맡은 이번 워크숍은 브라질 출신으로 아일랜드 음악교사 레지나 머피, 미국 대학교수 제임스 샌더슨, 한국의 오세곤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해 유럽과 미국, 한국의 예술교육 현황과 교사와 아티스트의 관계, 커리큘럼, 교육과 학습법 파트너십, 예산 확보 및 정책입안과 관련한 정부와의 관계개선 등에 대한 중요성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했다.

 

아티스트와 교사들의 협력이 최우선 과제

 

맨 먼저 발표자로 나선 레지나 머피는 ‘음악교육을 위한 로드맵을 향하여’란 주제발표를 통해 왜 음악교육을 위한 로드맵이 있어야 하는지 알아보고, 그 로드맵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본 다음 미래를 향한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음악교사이이면서 음악교사도 교육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레지나 머피는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음악교육의 로드맵과 관련해 교사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많다”고 전제하고 세계 음악교육자를 위해 봉사한다는 비전을 갖고 1953년에 설립된 국제음악학교 ISME를 사례로 들며 음악 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했다.

“음악은 그 소리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인지과정이 존재해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음악은 예술의 일부뿐만 아니라 예술을 인지하는 한 가지 그 자체”라며 음악의 독특한 특성을 설명하고,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모든 중요한 순간을 함께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레지나 머피는 음악교육의 로드맵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실천방안으로 아티스트와 교사들의 협력을 꼽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목적을 두는 교사와 음악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학생들을 잠재적인 아티스트로 바라보는 아티스트가 서로 협력할 때 교육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와 더불어 음악교육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 공간이 될 수 있는 가정에 대한 정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 커리큘럼이 학생 중심적인 접근방식인지, 교사 중심적인 접근방식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음악적인 기량과 기술을 유지하면서 개별적인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교육 및 학습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평생교육과 관련해 20세 이상의 성인음악 교육에 대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슬로베니아 교육 가이드라인 ‘NGAC’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불참하게 된 마르얀 프레보드니크 대타로 참석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제임스 샌더슨 교수는 마르얀 프레보드니크가 준비한 슬로베니아의 교육 가이드라인을 대신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예술교육을 위해 나선 슬로베니아는 2009년 5월에 다양한 기관의 전문가가 모여 구성한 교육 가이드라인 ‘NGAC’이 채택됐다. 지속개발 가능한 문화예술 교육을 위해 마련된 NGAT는 이에 따라 예술과 문화교육을 하나의 범교과적인 과목으로 다루는 변화를 가져오는데, 리스본에서 채택된 로드맵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실 문화는 일률적으로 정의하기가 힘들다. 상황에 따라 서로 이해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술과 문화교육이 여러 교과과정에 펼쳐지게 됨으로써 어린이와 성인들도 자신의 문화의 정체성에 대해 알아가고, 자신의 문화와 차이가 있는 또 다른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자신이 창작물은 물론 남의 창작물을 즐기고 감상하게 하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에는 창의성 계발, 능력 배양, 퀄리티 개선, 미적인 능력과 태도, 자국의 문화적인 중요성 인식 제고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술 교육의 중요성이 무엇인지, 정보에 대한 접근성, 평등, 자유, 민주주의 원칙, 파트너십 원칙, 전문가로서의 역량 원칙, 모니터링 평가 원칙 등도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예술과 문화교육을 평가하는 역량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파트너십이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러 단체와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상호소통식, 체험식, 통합식으로 예술교육 변화 필요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오세곤 순쳔향대 교수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의가 제작기 다른 점을 지적하며,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을 교육하다보면 자연히 문화와 만드는 것이고,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교육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정의하고, 가시적으로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한 한국 정책의 문제점을 찾아 보완책을 제시했다.

“한국에는 높은 대학 진학률에 힘입어 예술 전공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다는데 문제가 있다. 다양성과 창의력을 지향하는 21세기의 교육은 예술교육이 그 모델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상호소통식, 체험식으로 교육법이 바뀌고, 현재의 장르별 구분이 이루어진 교과목은 통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음악과 미술만이 정규교육에 포함되어 있는데, 연극으로 수학을 가리치는 등의 기존 교사나 타 분야의 위협이 되는 않는 조건에서 예술통합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과 민의 합리적인 역할 분담, 민간 전문가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문,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대학입시 교육에만 치중한 한국 교육의 특징을 비롯해 미국의 교육방식과 핀란드의 교육방식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교사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