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화예술교육이 맺은 결실, 그리고 가야할 길

학교 문화예술교육이 맺은 결실, 그리고 가야할 길

2005년부터 3년간 학교와 연계하여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을 성실하게 실시해 온 전국 60여 개 지역 문화예술 단체(기관)의 사업 추진 과정과 결과가 이루어 낸 성과에 대하여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몇 단체를 제외하고는 기존에 해 본적이 없을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주관하면서 애초 사업 목적으로 하였던 학교의 지역사회연계 문화예술 프로그램 모델 개발 및 확산은 물론, 학교와 문화예술기관?단체 간 파트너십을 구축, 예술가와 교사 교육과 연수, 지역별 특성 있는 교육프로그램 발굴?개발하는 등 많은 성과를 보여 주었다. 그 외 앞에서 언급하지 않은 포괄적인 성과 중 생각나는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용어의 보편성이 확보되었다는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문화예술이라는 용어의 사용에 대하여 ‘범위의 광범위함’ 등을 들어 예술계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많은 문제 제기도 하고, 용어의 정의 규정에 대한 요구도 참 많이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일상적인 용어로 대중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직?간접적인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 홍보의 결과라 생각한다.

둘째, 지역 기반 문화예술기관(단체)과 교육기관의 사업 관리 능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사업 초기에는 중앙부처(문화부와 교육부)가 중심이 되어, 직접 정책을 계획하고 추진하기 시작하여,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설립하고,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및 지원법시행령’을 제정하는 등 사업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에 비해, 지역 문화예술기관은 사업 추진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사업 추진 경험과 결합되면서 문화예술단체(기관)는 물론, 교육청과 단위학교에서까지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상호 협업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 관리 능력이 키워 진 것도 큰 성과로 볼 수 있겠다.

셋째, 예술가와 교사가 학교문화예술교육에 공동 협력하기 시작했다.
예술의 전문성과 교육의 전문성이 문화예술교육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고, 기존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주체가 ‘교사-학습자’의 구조에서 ‘교사-학습자-예술가’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 문화예술교육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아마도 문화부와 교육부가 사업목적에 공감하면서 함께 협력하여 정책을 계획하고 추진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고 문화예술교육정책을 추진했던 두 부처의 위상과 명칭, 업무가 변화된 현시점에서 향후, 학교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부처 간 협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학교문화예술교육의 바람직한 발전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예술교육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을 지닌 인적자원시스템의 체계적관리가 필요하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이다.’ 일을 할 때마다 절실하게 공감하는 말이다. 만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의 성공 여부는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전문성과 공감 정도, 그리고 열정에 달려있다는 사실에 100% 동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중앙에서는 관련 중앙부처 간, 협력 사업에 걸 맞는 합리적이고 탄력적인 인적자원 구성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고, 현장에서는 직접 학생을 교육하는 예술가와 교육자의 체계적 관리 시스템인 양성 및 연수의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둘째, 주변국 및 국제사회에 모델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질 관리에 힘써야 하겠다.
학생들에게 학교미술교육을 추진하는 비전 제시를 위해서도 국가가 선진 문화예술국가로서의 위상 세우기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2년 후인 2010년에 개최될 ‘세계 문화예술교육대회’를 성실하게 준비하여 선진국가로서의 면모를 국제 사회에 입증시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외 학교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질 관리를 위해서는 그 동안 추진한 교육 사례를 활용하여 우수한 사례로 샘플링 한 후 향후, 문화예술 주관 사업 단체 및 학교에 보급하여 재구성하여 사용할 수 있음을 홍보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 있는 한국인학교 등에도 보급하여 한국인학교가 중심이 된 외국에서의 지역사회 연계로 사업의 범위를 넓히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셋째, 지자체와 교육청, 문화예술단체 및 학교가 독자적 혹은 통합적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창의적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한다.
지역 문화예술 주관 단체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각 지역 수준 및 환경에 적합한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문화예술교육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이다. 교육의 중립성을 보장 받아야 할 초중등학생을 교육 대상으로 하는 한 중앙 및 교육 지자체의 관리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지만, 교육의 시너지효과를 생각하면서 독자적인 추진 방법 찾기에 골몰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정책 특성상 중앙부처와 지방자치체(교육청 포함) 혹은 민간에게 이양되어야 할 정책 범위가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시행령을 토대로 좀 더 분명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 구분을 문화부나 교육부가 단독으로 하든,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든, 정책 범위의 결정 과정에 지자체 업무담당자는 물론, 문화예술사업 이해당사자와 교육사업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넷째, 학교 문화예술 공간의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고, 중등학생이 선택하고 싶은 청소년 수요를 반영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을 소망한다.
현재 신설학교 혹은 농산어촌지역의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초중등학교에는 문화예술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청소년들이 선택해서 즐길만한 프로그램도 부족한 형편이다.
최근 들어 교사들 사이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을 청소년 탈선에 대한 대안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주말 및 방과 후에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의 장이나 프로그램의 필요를 말해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청소년 또래집단의 수요를 반영한 공간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청소년들의 활용도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학생과 학부모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문화예술교육 수요가 발생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업을 홍보한다.
예술교육을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주고, 국민들에게는 문화예술교육의 목적을 충분하게 홍보하여 국민적 공감을 얻는 노력을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교육을 통한 문화의식 제고가 ‘국가’와 ‘나’에게 가져다주는 경제적 가치 홍보와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즉, 예술교육이 국민 혹은 우리라고 하는 문화공동체의식을 강화시켜 준다는 내용과 좀 더 주체적인 ‘나’의 삶에 어떤 이익을 주는 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내용 홍보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양된 문화의식을 지닌 국민으로 구성된 한국’이라는 대외적인 국가이미지가 외교통상 및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홍보하여 대국민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본 원고는 지난 3월 21일 열렸던 <지역사회연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 평가워크숍 자료집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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