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 : 놀면서 배우는 수상한 교실을 만든다

신나는 학교를 만드는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얼만큼 아이들의 일상에 다가갔을까? 교사가 궁금해하는 예술강사들의 수업과 좀 더 좋은 교육을 위한 예술강사들의 고민과 활동을 알아본다.

박람회의 둘째 날에 진행된 학교문화예술교육 관련 프로그램에는 학교 교사를 비롯한 일선 예술강사와 학생들이 참여해 직접 현장학습을 체험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우선 ‘문화예술교육론 논의의 해석학적 지평’이란 주제로 열린 문화예술교육론 포럼은 문화예술교육론 정립을 위한 연구의 과정에서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된 토론장이었다. 3명의 발제자가 주제를 발표하고 논평 및 토론시간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한 공통점은 ‘문화예술교육’이란 단어의 생소함. 김재웅 중앙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3년 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을 시작하며 도대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범주를 어떻게 정해야하는지 고민했다”며 “교육의 범주에 예술교육 분야가 있고 그것이 문화의 범주와도 겹치니 문화예술교육이란 단어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문화예술교육론 포럼

이전의 교육론과 문화예술교육론의 변별성 또한 많은 토의를 낳았다. 토론자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차이로 문화예술교육 연구와 이론을 실제 현장에 적응하는 데 시행착오가 생기고 있다”며 “문화예술교육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창의성, 문화예술교육에서 찾는다“

서울 동작중학교 연혜경 교사

문화예술교육론 포럼의 발제자로 참석한 서울 동작중학교 연혜경 교사는 문화예술교육 교육철학을 연구하며 일선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아직은 그 의미를 많은 이들이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문화예술교육론을 연구하고 있는데.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교육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교원대에서 미술교육 공부하고 있는 현장교사이기도 하다.”

–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이 운영된 지 3년이 지났다. 일선 교사로서 어떤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학교에만 국한 시켜서 보면 안 된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연구는 노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학교문화예술교육만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제도의 틀 안에서 이야기하려하면 한계가 분명하고 의미가 너무 축소된다. 아직은 일부이나 지역사회와 연계된 문화예술교육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

– 현재의 문화예술교육 수준을 판단한다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본다.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의 전체적인 의미는 참여자와 교육자, 주체와 객체, 예술강사와 학습자 등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탈 주체의 의미가 있다. 또 그런 의미에서 누가 누굴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을 창조해가는, 서로 체험을 통해 기쁨을 주고받는다는 의미다.”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만화ㆍ애니메이션 등 5개 분야가 진행되고 있는 학교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 중 ‘몸으로 만들어 내는 그림’이란 타이틀로 진행된 연극과 무용 체험전은 일선 교사들이 직접 참여해 현장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연극, 무용 체험전 ‘몸으로 만들어 내는 그림’

참여교사 중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교사는 “학교에서 연극수업을 운영 중인데 예술강사의 수업이 학생들과 노는 것처럼 보여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직접 참여하게 됐다”고 참여 동기를 이야기했다. 참여 교사들 중 대부분은 “예술강사와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다”며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이번 박람회를 찾았다고 했다.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되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적용하기 위해 박람회를 찾았다는 말 또한 공통적인 부분이었다.
영화분야의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를 상영한 ‘제3회 1018영화제’는 문화예술교육의 다양성을 한 눈에 보여준 자리였다. 21개 초등학교와 21개 중학교, 22개 고등학교가 참여한 이번 영화제의 출품작은 드라마, 코미디, 뮤직비디오, 호러, 다큐멘터리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장르의 무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제에 참여한 김영수(14) 군은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나를 느끼고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더 소중했다”며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제 3회 1018 영화제

아이들의 삶을 활짝 열어라!

연극예술강사 김명정
&무용예술강사 박수진

박람회 둘째 날 연극ㆍ무용체험전 ‘몸으로 만드는 그림’을 진행한 김명정, 박수진 강사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장 주요한 효과는 ‘아이들 스스로 사회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선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박수진(서울도림초등학교 무용강사)-무용분야는 교육진흥원의 연수프로그램 커리큘럼이 잘 되어있다. 수업진행을 그것으로 하는데 처음에는 어색해하지만 수업을 진행할수록 아이들 스스로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자신을 표현하기에 앞서 상대방이 하는 걸 보고 같이 참여하는 배려가 눈에 띈다. 사회성이 먼저 나타나고 창의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오히려 학교 선생님들이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무용은 이래야하며 발표회는 꼭 해야 한다는. 무용수업을 할 때 선생님들을 꼭 참관하게 한다. 참관 후에는 이런 것인지 몰랐다면서 놀라신다.
김명정(구로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연극강사)-현장에서 제일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연극은 공연이라는 고정관념이다. 학교 측의 생각은 일단 그렇다. 하지만 예술강사들의 수업은 창의력, 상상력 개발, 어울림이다. 학교 측과의 그러한 마찰을 잘 설득하고 이겨내는 게 예술강사들에게는 가장 큰 관건이다. 그럴 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교육진흥원의 연수가 많은 도움이 된다. 놀이연극, 교육연극이 도입되고 보편화 된 것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연극을 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하지 못한 분야다. 연수를 통해 1~2년 경험하다보면 그 안에서 자신만의 수업 안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문화예술교육의 현주소는?
김명정-일단 생소함은 넘어서고 있다. 사실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교육방식을 처음 접하신 선생님들이 왜 노느냐는 말씀도 하신다. 그런데 그 놀이 안에서 사회성과 창의력, 어울림 등을 찾아가는 것이다.

“전국의 문화기반시설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펼친다” – 전문인력 양성 사업
“처음부터 끝까지 지역을 생각한다” – 지역에 뿌리내리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