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자 –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적 환경을 만드는 이들

매개자 –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적 환경을 만드는 이들

글_이광준(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 기획실장)
 

이 글은 필자가 자신의 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의 정의 및 그 역할”(2005 우수사례 모델개발 연구사업연구중간발표워크숍 <문화예술교육 안과 밖, 경계에서 모색하기>, 2005)을 수정하고 땡땡 편집부에서 요약한 것입니다.

예술이 부자연스럽고, 구별짓기의 수단이 되고, 문화예술과 삶이 동떨어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척박한 상황에서 삶을 풍성하게 하는 문화예술교육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기획에서 매개자는 그 중심에 있는 존재이다.
아주 단순하게 본다면 매개(媒介)는 화학적으로는 촉매이고 생물학적으로는 효소이자 물리학적으로는 중간자이며 생태학적으로는 에너지의 생성자이다.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존재한다. 과학적 의미의 매개 개념에서 유추해본다면 매개자는 어떤 활동을 촉진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어떤 활동의 근거가 되는 상황, 환경, 시스템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사람이다. 그런데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어떤 접근에서 보느냐에 따라 아주 다양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로 접근하는 세 가지 길
먼저 시설, 기관, 체계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보자. 에듀케이터를 채용해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설을 찾는 관람객에게 이를 제공할 수 있다. 에듀케이터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예술이나 문화 관련 이해와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일정 코스를 이수하면 에듀케이터 자격이 주어지는 경우이다. 이 접근이 갖는 난점은 에듀케이터를 매개자로 곧 등치해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다른 어려운 점은 에듀케이터가 일하는 문화기반시설(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이 고유의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협조 체계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매개자 혼자서 시스템을 바꿔가면서 부딪치는 난관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예사나 실무자를 재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예사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가 될 수 있을가? 학예사의 업무에 향유자의 시각이 투영될 수는 있지만 고유의 박물관과 미술관 업무의 규정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서는 문화예술교육 매개자가 될 수 없는가? 문헌 정보의 체계화가 아닌 책문화, 문화로서 책에 대해 생각해본 경험과 실천의 계기가 없는 이상 힘든 일이다. 청소년 지도사는? 또 교원(교사)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가 아닌가? 어려운 질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의 기간 교육에서 많은 난점에 봉착하게 한다. 문예회관 직원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더 나은지, 예술 관련학과나 문화예술경영 졸업생들이 나은지, 예술교육 전공자나 시민교육전문가가 교육기획자와 강사로 안정적 베이스를 갖는 게 맞는지 선택은 어렵다.
다음은 단체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어떤 방향에서든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충분조건을 가진 단체들을 장기적이고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이들 단체가 지역문화 체계 내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재원, 시간, 공간 등에서 불안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문화예술교육 인력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단체의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문화예술교육으로 전망을 가지지 못한 경우도 많고, 어떤 경우에는 강사와 교육기획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매개자의 전문성을 갖는 데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란 측면이 있다. 지금은 개발주의 시대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영역이 요청되고 있고, 그중 문화예술교육은 공적 영역에서 문화적 기본 권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본 영역이다. 이때의 매개자는 교육의 정상화 및 문화 복지의 주요한 차원으로서 다양한 매개자를 양성할 수 있는데, 주로 강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강사풀제도과 같은 형태이다. 하지만 강력한 매개자 교육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접근에서는 기존의 기능적 예술교육이나 계몽적 장르교육을 넘어서기 힘들 수도 있다. 일자리 창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이 계속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강사진과 커리큘럼에 대해서 연구개발 과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문화교육 매개자 영역. 이광준, “왜 매개자가 중요한가”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 자료집 <문화예술교육을 이음>, 2005) 중에서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에 대한 정의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생성하는 이러한 세 가지 접근은 모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문화예술교육은 그것이 내재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매개자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문화예술교육의 기획/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강사를 넘어선 어떤 존재 방식에 대한 요구이다.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매개자 교육을 설정할 경우 문화예술교육적 이해보다 시설 중심, 단체 중심의 운영 논리가 우선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문화예술경영이나 문화산업과 문화기획의 표피적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 유능한 제도 이용자, 행정 체계를 잘 아는 사람이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로 자임할 위험성도 있다. 이는 향유자에 대한 이해가 없어 형식적인 프로그램을 낳고, 지속성을 가진 적절한 교육자를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시스템만 공고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소비자보다는 향유자 중심적이고, 틀에 초대된 사람보다는 틀에 참여하는 사람 중심적이다. 그래서 그들의 존재적 상황과 조건을 먼저 생각하는 자기 생성성, 체험성, 성찰성 등의 문화예술교육적 상황을 지역, 문화기반시설, 학교, 공공 공간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사, 예술가, 시민/문화교육 기획자나 강사, 문화예술교육 기획자가 해당된다. 이러한 여러 문화적 예술적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호흡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과정을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적 환경을 만드는 물과 같은 존재이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적 ‘환경’을 구성하는 실천을 통해서 문화예술교육적 ‘요소’를 실현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문화나 예술의 개념, 역사에 대한 교양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문화가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읽을 수 있게 하고, 예술품이 아니라 예술적인 것에 녹아들어 있는 감성, 표현, 치유, 소통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자신을 발견하게 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게 하고, 이를 위해 스스로의 문화를 기획할 수 있게 한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관념적인 문화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를 만드는 촉진자이자 중간자이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시설이나 기관이나 체계를 넘어선 곳에서 정의되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의 필요 충분 조건

1. 향유자 중심의 패러다임
창작자 중심에서 향유자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한다. 만남 또는 교육의 방식은 상호작용적, 쌍방향적, 대화적 과정이 된다. 향유자에게 매개자는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친구이자 조력자이다. 풀 한포기, 새 소리, 바람 소리, 타인의 언어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고호 그림의 붓 자국 속에서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삶에 대한 열망을 보았다면 느낀 그대로 말하라고 하는 사람이다.
향유자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제-예술기구-예술가’ 지원의 단조로운 구조를 ‘문화제도-문화적향유과정-교육관계-문화매개시설-매개자지원-창작자지원’의 복합적 구조로 재구조화 한다. 그래서 지역과 문화의 관계맺기를 통한 향유자의 폭넓은 확산 속에서 창작자 또한 새롭게 생성되게 한다.

2. 구체적인 문화예술교육적 상황을 만들기-창조성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인가? 연을 만들어 날리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인가? 종이 접기는? 연극 놀이는? 노래를 따라 배우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문화예술교육적 상황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과정’ 속에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리고 교육관계, 환경적 조건, 체험의 밀도, 의미 형성의 여부에 따라 그것은 달라진다.
문화예술교육은 창의력 교육이나 지식 교육이 초점이 아니다. 또한 놀이 요소만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다. 놀이가 있고 몰입이 있고 비언어적/언어적 통합 과정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문화예술교육적인 매개자는 이러한 것을 구상하고 준비하고 설계한다. 또한 참여하는 사람이 처한 존재론적 조건, 사회적 조건에 대한 이해를 철저히 하고 프로그램 속에 통합한다. 그 속에서 문화적 툴과 다양한 예술적 이념과 형식을 녹여낸다. 그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통합적으로 감각열기, 의미발견, 표현, 문화와 예술에 대한 해독능력, 의미통합, 비평, 성찰적 사고로 나아가게 한다.

3. 공간, 시설, 프로그램 환경의 재구성-지역통합
근대적 기획은 보편적 문화를 말하고 전문 예술을 강조하면서 시설의 확장을 추구했다. 그러나 시설은 있지만 프로그램이 없는 공간이 넘쳐난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소수의 교류 장소인 죽은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이다. 미술관을 새롭게 하는 것이고 박물관을 즐거운 공간으로 만든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큐레이터나 문화기획자의 하위개념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공교육,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지역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지역 공간을 바꿔나간다. 소외 계층 문화예술교육과 지역을 통합하고, 지역의 복지 활동과 문화예술교육을 연결시킨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의 구분

1. 교육 현장 매개자
일반학교, 대안학교 선생님들이 문화예술교육 매개자가 될 수 있다. 교육 현장 매개자는 학교 내에서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통합적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학교 밖 문화기반 시설을 활용하기도 한다. 교과과정을 벗어나 지역사회와 지역의 역사/생태/문화예술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기도 한다. 발도로프 학교나 톨스토이학교의 선생님, 공동육아 선생님들 모두 교육 현장 매개자이다.

2. 예술기반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확장된 예술, 대중문화, 민중문화, 민속예술 등 장르교육에서 출발했지만 문화예술교육적 차원의 재교육을 통해 교육현장, 시민 문화예술교육,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차원으로 나가길 원하는 대학생, 문화예술교육적 전문예술가는 모두 매개자가 된다. 또한 전문교육 과정을 거친 예술교육 기획자(Art Educator)와 특정 영역에 기반 한 문화예술교육 전문가가 해당된다. 이들은 박물관을 사회적으로 재위치시키고, 계몽적 차원의 예술교육이 아니라 개인의 체험에서 출발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3. 공공 문화기반시설 매개자
현실적으로 문화기반시설을 담당하는 공무원, 담당자가 매개자이다. 장기적으로는 전문적인 ‘통합적 문화예술교육 전문가(Culture Educator)’가 필요하다. 즉 시각, 언어, 소리, 미디어, 대중문화, 생태, 전통문화, 공예, 디자인까지 문화 수용자, 향유자의 필요에 기반하여 기획을 하고 도슨트, 자원봉사자 교육까지 설계하는 교육 매개자이다.

4. 시민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민주주의, 생태, 생명, 인권, 평화, 역사문화, 공간문화, 미디어문화, 답사, 탐구/길 여행, 다문화체험, 국제문화교류, 해외자원봉사 등의 시민사회적 의제를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을 담을 수 있는 틀을 기획하는 사람이다. 기존의 문화유산 해설가, 숲 해설가가 아니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큐레이팅하는 매개자이다. 이들은 문화예술교육적 상황을 구체화하고, 시민사회의 의제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하는 매개자이다.

5. 소수자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다수이지만 실제로는 소수로 은폐된 계층이나 다양한 조건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이다. 여기에는 대상과 존재론적 조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소수자와 함께 살아가면서 문화예술교육적 상황을 만드는 사람이자, 소수자의 문화적 권리를 실현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장애/비장애 통합교육, 도시빈민 문화예술교육, 소외/위험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정신장애우 문화예술교육, 내재적장애 문화예술교육, 노숙자 문화예술교육, 탈북자 문화예술교육 등과 연관된 다양한 매개자가 존재한다. 덧붙여 소수자 문화예술교육은 장기적으로 지역 문화예술교육과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6. 지역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지역성, 지역공동체, 문화복지 개념에 기반 해서 지역에 있는 빈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 문화예술교육을 통합한 지역 문화예술교육을 실천하는 매개자이다. 청소년/노인/아동복지 등의 사회복지사나 지방 콤플렉스에 쌓인 지역 예술가, 장르에 묻혀서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예술가가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지역 풀뿌리 예술가, 공무원, 지역문화기획자, 도서관운동/마을운동/생협운동/자활사업/실업사업 등의 풀뿌리 활동가이다. 여기에 속한 지역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에는 앞의 교육현장, 예술기반, 공공 문화기반시설, 시민 문화예술교육, 소수자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모두가 해당될 수 있다.

교육 현장 매개자인 교사들의 재교육과정(간텍스트&밀머리미술학교,
교사를위한디자인연수II, 2005). 이들은 학교 내에서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통합적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학교 밖 문화기반 시설을 활용하기도 한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교육의 방향
이러한 매개자들은 층위에 따라 다시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실천 이론 매개자, 행정 매개자, 교육기획 매개자, 창조적 문화예술교육 강사이다. 실천 이론 매개자는 문화예술교육의 장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면서 연구하고 시스템을 기획하는 사람이다. 행정 매개자는 앞서 얘기한 여러 영역의 매개자를 활성화 하는 정책 기획을 하는 사람에서부터 문화기반시설 매개자, 단체에 일시 고용된 매개자까지 다양하다. 교육기획 매개자는 미술관, 박물관 등의 문화기반시설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문화예술교육 관련 프로그램 기획자를 말한다.
그런데 미술사를 했다고 해서, 박물관학을 했다고 해서 이런 매개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술을 전공했다고 바로 미술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더 긴 다른 과정이 필요하다. 그건 프로젝트일 수도 있고, 다양한 기획과정의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향유자에 대한 이해, 소수자에 대한 이해, 문화와 예술이 교육을 만났을 때의 교육에 대한 이해가 생겼느냐가 중요하다. 이 중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전문적으로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양성할 수 있는 강사가 될 것이다.
현재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얘기되고 있다. 재교육이냐, 아니면 워밍업 프로그램이냐. 재교육의 차원은 일정한 코스워크를 마치면 자격을 주는 것이다. 이 방식은 행정 매개자에게는 적절하지만 전문적인 역량을 가져야 하는 교육기획 매개자나 강사에게는 부적절하다. 그렇다면 워밍업 프로그램으로 강사풀제의 사전교육처럼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1주일, 3~4일 정도의 교육으로 그것을 이루기는 어렵다. 학교 선생님을 1주일 속성 교육학 코스를 이수한 사람 중에서 뽑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교육기획 매개자나 창조적인 강사의 발굴이 가능하고, 교육이 가능한가? 이 영역은 아주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역사, 맥락, 지향에 대한 이해는 기본 과정으로 가능하다. 이런 이해력 증진 코스는 매개자 분류에 따라, 매개자 층위에 따라 적절한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교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을 이해하게 할 수는 없고, 문화의 깊이를 사유하게 할 수는 없고, 창조적 교육 방식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것은 자기 주도적으로 구성해가야 하는 것이고 지원센터는 그러한 자기 주도적 학습이 용이하도록 하는 서비스 체계를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

광주문화예술교육워크숍 “우리 안의 마음지도 그리기”(광주문화예술교육워크숍 준비모임, 2005).
시설 중심의 생각을 버리고 지역을 중심으로 매개자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역 통합적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매개자 활성화
그렇다면 어떻게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활성화할 수 있고,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의 질(質)을 높여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능한가? 과거 국가 행정이 전부였던 시대에는 단기 교육으로 행정 요원을 양성한다는 것이 가능했지만 그 질은 높지 않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행정이 세상을 조각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화기반시설 중심의 생각을 버리고 지역 중심으로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을 중심으로 실천 이론 매개자, 행정 매개자, 교육 기획자, 창조적 문화예술교육 강사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 그 지원은 학교 문화예술교육, 사회 문화예술교육의 과정 중 일부분을 매개자 교육의 과정으로 편성하고, 2년차 3년차 될 때마다 심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사례 공모가 아니라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만드는 과정도 가능하다. 이렇게 문화예술교육 매개자가 형성되고 국가 지원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면 그 후엔 지원의 유무에 상관없이 지역 내에서 독창적인 시스템들을 창출해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문화는 이벤트 문화기획이나 문화콘텐츠에 휘말리는 대신,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성장한 지역주민이 만드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면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매개자가 다양한 부문, 다양한 층위에서 성장하면서 문화제도, 문화시설, 문화 환경까지 서서히 바꿔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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