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육 주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교육, <알츠커넥션>

지난 겨울, 뉴욕의 공립 초등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예술가 상주 프로그램들을 참관했다. 대부분의 수업들은 알츠커넥션(ArtsConnection)이라는 비영리 예술단체가 주관하는 프로그램들이었다. 하루는, 미국에 이민 온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아트 수업을 위해 예술가들과 교사들, 그리고 알츠커넥션의 스탭이 함께 모여 진행한 프로그램 회의를 참관하였는데, 예술가와 교사의 열린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수업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수업을 계획, 확인하는 한편, 수업을 통해 변화, 발전된 아이가 있는지, 또 언어습득을 위해 예술활동을 통합하는 것이 어떤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예술가들은 다양한 활동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 및 계획을 내놓으면서도 아이들과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교사가 좀 더 적절한 활동을 구성할 수 있게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었다. 교사 또한 아이들이 예술활동을 통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의 가치를 높이 사며, 수업 중 적극적으로 예술가와 함께 아이들의 활동을 도와주었다.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그 교육에 직접 참여하는 어른들의 성장과 발전에도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알츠커넥션. 그 곳에서 교육 부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캐롤 몰건(Carol Morgan)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르떼진: 우선 간단히 알츠커넥션을 소개해주시겠어요?

캐롤 몰건: 알츠커넥션은 뉴욕시의 공립학교들과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함께 일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우선, 예술가가 학생들과 함께 음악, 무용, 연극, 그리고 미술 수업을 하는 등 직접적으로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하구요. 두 번째로, 교사들과 함께 작업을 합니다. 즉, 예술가와 여기 직원들이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교사와 함께 일하는 전문성 개발 분야가 있어요.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들이 예술장르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해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예술가들 또한 자신들의 예술 장르를 가르칠 때 교사들이 좀 더 효과적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이 전문성 발달 분야는 알츠커넥션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예술가들이 학생들과 교육 현장의 요구를 더 확실하게 이해해서 우리 스스로가 더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죠. 그리고 세 번째 영역은 연구 및 개발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영역은 우리가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거나 연구를 하고 또 질문을 던지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모든 일은 연구를 기반으로 하지만요. 이건 현재 특별히 지원되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요즘엔 특히 영어 학습자와 예술에 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용과 연극에서의 교수학습의 본질이 무엇인지, 즉 비언어적인 예술과 언어적인 예술이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의 언어습득을 어떻게 돕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죠.

이게 현재 알츠커넥션이 다루고 있는 세 가지 큰 영역입니다. 첫째,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만남, 둘째, 교사와 예술가들을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 그리고 마지막, 연구 및 개발 영역이죠.

아르떼진: 그렇다면 그 세 가지 분야를 어떻게 조화를 시키고 있나요?

우선 이 단체, 알츠커넥션은 본래 첫 번째 목적, 즉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함께 작업하는 것을 위해서 세워졌습니다. 1970년대에 학교가 예술과목을 더 이상 가르치지 않기 시작했을 때 뉴욕 시 공립학교에는 더 이상 예술 교사들이 없게 되었죠. 그래서 우리 단체는, 적어도 일정한 수준의 예술 경험을 학교 안으로 다시 불러오려고 세워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뉴욕시 공립학교는 다시 예술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현재 많은 뉴욕 공립학교에는 미술교사 혹은 음악교사들이 있고, 훨씬 더 적긴 하지만 무용과 연극 교사도 있죠.

그렇지만 알츠커넥션이 존재해 온 거의 30년 동안, 우리가 교수학습의 이해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을 많이 발달시켜 왔기 때문에 그 동안 쌓아온 이 전문성과 지식을 가지고 현재 점점 더 많은 예술과목 교사와 일반 담임교사를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도록 요구받고 있는 것 같아요. 즉, 전문성 발달 분야는 최근 확실히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죠.

전체적인 업무 중, 대략 75%는 우리가 학생들하고 직접 만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전문성 발달’ 분야에 대한 역량을 점점 더 늘리고 있죠. 또 세 번째 영역 즉 연구 및 개발 영역은 말하자면 전문성 발달 분야에 관한 질문들보다 더 앞서 간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구요.

아르떼진:말씀해 주신 대로 알츠커넥션은 단순히 예술가를 학교에 데려오는 단체로서 시작을 했다가, 학교와의 동등한 파트너로서의 교육에 더욱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해 온 것 같은데요, 왜 이렇게 교수학습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이건 단체의 성숙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경험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다른 종류의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우리는 서비스를 배달하는 차원에서 단체를 시작했고 물론 지금도 그 역할은 계속 하고 있어요. 하지만 교육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 것은, 우선은 합류하게 된 사람들의 교육 배경이 한 몫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 또 프로젝트와 재정 지원가들이 다른 종류의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들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1990년대 중반에 우리에게 에닌버그 재단(Annenberg Foundation)이 첫 번째 재정지원을 해 주었을 때 우린 뉴욕의 네 학교와 파트너쉽을 이루었었는데, 그때 우리는 아주 특별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가 유일한 예술 파트너였고 한 가지 이상의 예술장르를 다루고 있는 단체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더 깊은 차원의 질문들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죠. 이러한 요구들에 힘입어 지난 8-10년 동안, 어린이의 교육에 있어 예술의 역할에 대해 좀 더 초점을 두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물론 우리는 여전히 예술을 다루고 있죠. 우리는 수학을 가르치지도 않고, 읽고 쓰기를 가르치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런 과목들을 가르치는 교사들과 함께 일하죠. 그래서 우리는 항상 어린이들이 예술을 통해서 배우는 기술과 전략, 지식은 무엇일까, 그리고 예술과 다른 과목들의 어떤 지점에 유사한 구조들이 있을까, 그리고 어디에서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찾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무용가를 학교에 보내면서 태양계를 어떻게 춤으로 표현하는지 가르치라고 보내지는 않아요. 그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죠. 우리는 아주 진정한 예술경험을 어린이와 학교에게 주고자 하는 거예요. 이건 다른 과목들을 가르치기 위해 예술을 단순히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 과목 모두에 자연스럽고 진정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르떼진: 교사와 예술가들을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들을 둘러보니 모든 프로그램들이 뉴욕시의 청사진(Blue Print)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언제부터 이렇게 하게 되었는지, 또 이렇게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을 예술교육의 기준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엇을 위해 중요할지 얘기해주세요.

[* 2005년 4월 송보림통신원의 글뉴욕시 교육청의 예술교육과정 지도서 ‘블루프린트’를 참고 (바로가기) ]

블루플린트는 시작한지가 2년 정도 되었는데요, 음악과 미술 분야를 첫 해에 마련했고, 작년에 무용과 연극 분야를 만들었죠. 블루프린트는 지금도 개선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돼요. 어떤 기준은 내용을 명확히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그 기준과 다르고, 또 어떤 것은 너무 모든 것을 그 안에 다 집어넣으려고 한 것 같기도 해요. 비록 우리가 블루프린트를 기준으로 해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 안으로 깊이 들어가거나 모든 것을 다 다루는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일은, 우리의 예술가들이 하고 있는 작업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죠.

블루프린트는 모든 뉴욕시의 공립학교 예술 교사들이 따라야 하는 기준이고, 그들이 활동하는 배경이에요. 그들은 지금 전문성 발달에 관련한 것들을 계속 제공해오고 있고, 어린이들의 표준 수준을 달성하도록 돕고 있죠.

그러니까, 비유적으로 말해서, 블루프린트가 뼈대라면, 어떻게 근육과 신경과 살을 뼈대에 붙일 것인가 하는 것, 그래서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이 우리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이 다루는 것이죠. 우리가 하는 많은 부분의 전문성 발달 교육프로그램은 단지 ‘어떻게 할까’의 방법의 문제를 넘어서서, 교사 혹은 예술가로서 스스로가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린이들로 하여금 이해하도록 돕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관한 것이죠. 왜냐하면 모든 어린이들이 예술가로서 자라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모두 예술가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자라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 갈 때, 그들이 이해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가 하는 질문들까지 생각해 보는 것이죠.

아르떼진:여러 가지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디오를 이용한 영상 프로그램이었는데, 좀 더 자세하게 소개 해 주시겠어요?

네. 무용과 연극 교육을 할 때 이 작업을 많이 하는데, 왜냐하면 그 장르들은 순간적이기 때문이에요. 미술 같은 것과 달리 순간적으로 일어나고 작업이 끝난 후에는 평가를 할 수 있는 결과물이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 예술장르를 통한 학습에 있어서 학생들이 어떤 것을 관찰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해봤어요. 물론 교사들도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죠. 그래서 2000년도 경에 이 방법을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우리는 예술가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카메라를 예술가에게 두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가까이 두었어요. 어린이에 대해 배우고 싶고, 그들이 예술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 궁금했어요. 이 비디오 묘사과정은 우리가 개발한 방법입니다.

이 과정은 전체 10~12번의 수업이 진행되는 중간에 비디오 촬영을 통해 아이들을 관찰하는 것인데요, 우선 모든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담임교사로 하여금 3~4명의 학생들을 고르게 한 뒤, 왜 그 학생을 골랐는지, 그 학생을 관찰할 때의 중점 질문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서술하도록 해요. 단, 중점 질문은 그 특정 예술장르에 대한 내용을 고려한 것으로 하게 되어있어요. 왜냐하면 주로 담임교사들은 평소에 행동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라거나, 수업 중간에 너무 조용한 아이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들은 예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중점 질문을 정할 때는 미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좀 더 아이들의 행실의 문제에 대한 질문들을 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중점 질문은 가능하면 미학적인 맥락 안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어떤 반에 자기 행동을 잘 통제할 수 없는 문제아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아이는 자기의 움직임을 통제하지 못하고 마치 모든 아이들과 다 싸우려고 하는 것 같았죠. 교사는 아이의 행실의 문제 때문에 그 아이를 선택했지만, 중점질문은 무용수업의 내용을 고려한 것이어야 했기에, 우리는 중점 질문을 ‘어떻게 그 아이가 자기 자신을 신체적, 물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가’ 로 정했죠. 즉, 아이의 문제행동에 관한 내용과 연결을 시키면서도 무용에서 역시 중요한 부분인 ‘신체의 통제력’에 대한 부분이 초점이 되는 것이죠.

일단 이렇게 3~4명의 아이들을 선택하고 그들을 관찰 하면서 중점 질문을 정하고 나면, 수업 중 그 학생들에게 카메라 포커를 맞추고 관찰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이들을 몇 명만 선택하는 이유는 반 전체를 다 한꺼번에 관찰하기에는 인원이 너무 많고, 또 그 몇몇 소수에게서 우리가 배운 무언가를 다른 많은 아이들에게도 확장시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녹화는 모든 수업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에요. 보통 예술가 상주 프로그램이 10번의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 중간, 마지막에 세 번 정도를 촬영 했고, 수업이 더 많이 있을 때는 좀 더 많이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비디오 없이 다섯 번 이상 클래스를 그냥 진행시키지는 않았어요. 녹화가 끝난 다음엔 수업에 참여한 예술가와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그 외의 예술교사와 일반 선생님들, 알츠커넥션 스탭들까지 그 비디오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요. 묘사하는 과정을 하게 되는 것이죠.

우선, 비디오 장면 중에서 우리가 생각하기에 처음 정한 중점 질문의 답을 주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2~3분가량의 장면들을 몇 가지 고릅니다. 그 다음은, 짧은 비디오를 보면서 그 아이에 대해 아주 자세한 묘사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모두 녹음을 해두고, 끝나고 나면 그것을 다시 기록해 놓습니다. 그런 다음으로는, 우리가 의견을 나누면서 어떤 종류의 언어를 쓰고 있는지, 교사가 사용하는 언어와 예술가가 사용하는 언어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발언자가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피력하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이렇게 진행되는 과정 자체는 결국, 함께 지식을 구성하고 이해를 해나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죠.

이 과정에 참여하는 각각의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관점을 내놓게 되어있어요. 교사는 교사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해요. 아이와 주중 5일 동안 매일 6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니, 그 아이에 대해서는 전문가죠. 하지만 예술가는 예술가만의 시각이 있죠. 그 예술장르 안에서 아이가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죠. 즉, 모든 사람이 각자의 전문성을 회의에 내놓는 과정을 통해, 각각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통합적인 교육의 길을 시도하는 것이죠. 이것은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우는 과정이 되는 거예요.

맨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2-3분가량의 짧은 비디오를 서로 붙여서 전체 과정이 담긴 8-10분 분량의 비디오를 만들어요. 그것을 더 큰 그룹의 교사들에게 보여주게 되죠. 중점 질문도 역시 알려주고요. 중점 질문을 염두에 두면서 그 클립을 전체적으로 함께 보도록 하고 또 다시 묘사과정을 체험하는 것이죠. 다른 교사들의 대화를 또 한 번 지켜보고, 그런 모든 과정 뒤에 교수학습을 위한 적용방법론에 대해서 연구하게 됩니다. 이것으로부터 무엇을 배웠고, 또 어떤 것을 적용시킬 수 있을까를 얘기해보는 거죠. 이게 비디오 묘사 과정 이예요. 지금까지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답니다.

아르떼진:전체적으로 교사와 예술가를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았을 때, 교사의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은 주로 예술가에게서 배우는 것들이 많이 포함된 반면, 예술가를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은 예술가들 간의 상호교류가 더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건 맞는 말이에요. 예술가가 교사에게 특정한 기술을 가르치는 수업들이 있긴 해요. 예를 들면, 이야기 들려주기 워크숍 같은 것이죠. 즉, 교사들이 그들의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크게 읽어줄 때, 어떻게 그들이 더 나은 이야기꾼이 되느냐 하는 것을 배웁니다. 혹은 책 만들기 워크숍일수도 있죠. 어떻게 그걸 잘 배워서 아이들이 할 수 있게 도울까 하는 목적으로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위에 말씀드린 대로, 개발 및 예술가 상주 프로그램 중, 중간 회의 같은 경우는 예술가와 교사가 함께 서로에게 많이 배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비디오 묘사 부분도 그래요. 교사가 교사의 전문성을 보일 때 우리는 예술가가 교사의 전문성을 보고 많이 배우기를 바랍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예술가가 예술가의 전문성을 보일 때 우린 교사들이 예술가에게  많이 배우기를 바라죠. 그래서 이건 매우 상호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외에도, 특히, 연구 및 개발 프로젝트는 실행 연구를 함께 하는 것들이 있는데요, 어떤 경우에는 예술가도 답을 모르고 교사도 답을 모를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서로 답을 알려주는 과정이라기보다는, 함께 탐구과정에 참여하는 것이죠. 이 연구를 기반으로, 공통의 파트너쉽을 이루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하고 있는 연구 및 개발 영역과 깊은 관련이 있는 부분인데요, 예를 들어서 현재 탐구하고 있는 것은 무용과 연극의 교수학습의 본질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어떤 방법에서 그것이 언어 습득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이죠. 부연하자면, 알츠커넥션은 무용과 연극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 기반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영어 학습자들의 언어습득에 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잘 아는 교사들과 함께 일을 하죠. 그들의 직업 자체가 이 영어 학습자들을 매일 가르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은 무용과 연극의 교수학습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함께 연구하는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교사들이 아는 것을 배우고 교사들은 또 어떻게 우리가 아는 것을 배울까, 그래서 그 후에 어떻게 함께 더 효과적으로 아이들을 도울까 고민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예술장르 자체도 잘 배우고, 또 그걸 통해 얻은 능력으로 영어를 잘 말하고 읽고 쓰는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잘 도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죠.

아르떼진: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일하고 있는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앞에서 이야기 했던 대로, 제가 8년 전에 이 단체에 왔을 때, 단체의 주요 업무는 예술경험을 전파하는 것이었어요. 특히 뉴욕에서 일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자기의 학창시절을 여기서 보낸 사람들이 많은데요, 예술 과정이 없던 시절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많죠. 그래서 자기 스스로가 예술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많고 또는 예술을 별로 가치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난 8~10년간은 학생들이 예술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왜 그것이 가치 있는지를 교사들에게 보여주는 작업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요. 교사들이 그 가치를 직접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했죠. 자기 자신의 경험으로 인해, 그 가치를 볼 수 없는 교사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요즈음 미국이 아동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을 도입하고 난 후, 점점 더 시험이 많아지고 교과과정 자체가 점점 더 좁아짐에 따라서, 어린이들에게 시험 준비 이외의 어떤 경험을 주기위해 교사들은 매우 필사적입니다. 그래서 우리 단체에 대해서 환영하는 교사들을 더 많이 만날 수가 있죠.

그들이 처음에 왜 교사가 되려고 했을지를 생각해보세요. 대부분의 교사들은 어린이들의 삶에 무언가 공헌을 하고 싶어서 교사가 되죠. 그렇지만 그들은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는 교사로서의 역할이 점점 더 작아지면서 많은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의 시험점수에 따라 교사로서의 자신의 성과를 판단 받게 되고, 그래서 그 열정과 기쁨, 그리고 교사가 되고 싶었던 처음의 이유를 점점 잃어버리게 되는 거예요. 이런 이유에서 교사들은 예술을 통해 어린 학생들의 삶에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고, 뉴욕 같은 경우 시스템이 매우 커서 힘이 들기도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교사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어요. 그건 그 교사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캐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녹음된 인터뷰를 다시 들으며 알츠커넥션이 걸어온 약 30년의 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예술 프로그램 서비스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어린이들을 중심에 둔 ‘교육’적 요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점, 교사와 예술가들의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시킨 점, 나아가 이제는 하나의 학습 공동체로서 교사, 예술가, 단체가 함께 연구하고 서로 배워 나가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예술교육의 방향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었다.
특히 교사들에게 예술교육이 가지는 가치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그들이 처음 교사가 되고자 했을 때 품었던 그 열정과 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캐롤의 말은, 예술가들과 교사들이 예술교육 안에서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 때 공교육에서 예술을 제외시켰던 미국 교육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어떻든 간에 한번도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예술과목을 제외시킨 적이 없었던 한국에는 기존의 예술교사를 포함해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예술의 가치를 믿고있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과 더 많이 만나고 함께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 예술교육은 오래지 않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꿈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캐롤 몰건 (Carol Morgan)

교사로서 경력을 시작한 캐롤 몰건(Carol Morgan)은 기획, 예술 교육과정 개발 및 평가, 그리고 사회복지 기관의 컨설턴트로서 활동했으며, 예술가 공동체인 커밍턴 예술공동체(Cummington Community of the Arts)의 실행 감독을 지냈다. 현대 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의 교육부 보조 대행 감독이자 교육 연구 그룹인의 파트너였던 그녀는 199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알츠커넥션(ArtsConnection)>에서 교육 부감독으로 일하며 모든 프로그램의 디자인과 행정을 감독을 맡고 있다.

* 알츠커넥션 웹사이트
http://www.artsconnection.org

* 알츠커넥션의 파트너쉽 사례들과 가이드가 담긴 출판물
http://www.dana.org/pdf/specialpublications/pub_artsconnection.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