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에 대한 인식부터 변해야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에 근무하기 전, 미국 어린이 극장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셰익스피어 인 파크Shakespeare In The Park’를 담당했는데, 매년 야외 잔디에서 다양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올리던 축제였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축제에 참가하는 가족들은 관람할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반드시 읽고 토론한 뒤 연극을 관람한다는 것이다.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며 축제를 기다리고, 당일에는 양손 가득 돗자리와 간식, 담요까지 챙겨 완벽한 피크닉세트를 준비해 온다. 앉거나 눕는 등 자유롭게 연극을 관람하기 때문에 절대 엄숙한 분위기가 아니다. 축제가 끝나면 또 다른 셰익스피어 작품을 보기 위해 가족들은 다음 축제를 손꼽아 기다린다. 연극을 관람하는 태도나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 있어 우리나라와 조금 달랐다.
연극이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흔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연극관람은 행사처럼 특별한 일로 인식되어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 한 번쯤 봐야 하지만 공연정보의 부재와 동화, 명화 위주의 아동극시장형성으로 늘 부모들을 힘들게 한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비싼 공연료를 지불하고 가도 아이들은 내용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부모들은 연신 하품만 하다가 나오는 경우를 나는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와 가족에게 연극은 심리적으로 멀어 질 수 밖에 없다. 모든 예술의 집약적 작품인 연극관람이 어쩌다 이렇게 어려운 행차가 되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심은 어른들이 지켜줘야 하는 것
어른들은 요즘 아이에게 동심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 문제는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시테지 축제는 기획 단계서부터 아이와 가족 모두를 위한 연극의 교육적 역할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국내 극단들의 우수작품과 유럽시장에서 검증 받은 다수의 해외작품을 초청하고 있다. 가족 모두에게 교육적 자극을 주고 여러 문화권에서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지구촌 안의 동심이 다르지 않음을 어른 아이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올해 개막작을 5개 국가 예술가의 공동창작 작품으로 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외에도 덴마크, 인도 등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작품을 통해 아이들은 다른 나라 아이들의 동심과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연극축제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감 능력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추억과 교육이 공존하는 축제
축제의 장르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어느 축제가 좋은 축제인지 느끼는 사람마다 각각 다를 것이다.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성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모든 축제는 기본적으로 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즐거움을 안고 행복을 느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즐거움 속에 단지 재미뿐만 아니라 체험 속 교육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축제를 찾는 관람객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두는 것이 올바른 축제 방향이 아닐까 싶다. 다만 더 많은 사람이 문화를 접하고, 추억을 쌓으며, 행복을 안고 가도록 하는 게 모든 축제의 공통된 방향일 것이다.
가족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소중한 추억과 예술적 소양까지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시테지와 우리나라 축제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 아닌가 한다.
글_ 노유숙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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