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탁~ 두둥탁~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특별한 음악을 작곡합니다. 음악의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 <꼬마작곡가>가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운영되는데요. 이를 위해 11월 1일~3일 강사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진 유쾌한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몰랐던, 익숙하지 않은 악기 소리에 신기해하며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훌륭한 음악을 완성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꼬마작곡가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물씬 풍기는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해외의 우수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모델을 발굴하고, 국내에 재 적용되어 안착될 수 있도록 해외기관들과 협력하여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 10월 31일, 아르떼365 기사를 통해 소개된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에 이어서 오늘은 <꼬마작곡가>를 만나봅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아이들의 개성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는 음표나 화음까지 달랐습니다. 아이들의 독특한 개성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중요한 바탕이 되는데, 내적인 생각을 외적으로 표출하고 나타냄으로써 그것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 존 딕

 

<꼬마작곡가>는 뉴욕 필하모닉과의 협력 프로그램으로 리듬게임, 음정에 대한 이해, 악기 인터뷰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악기를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악기를 이해하고 스스로 소리를 찾아 작곡을 하게 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만나 국내 정서와 환경에 맞게 새롭게 운영되는데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꼬마작곡가>의 취지를 공유하고 체험해보는 열정적인 워크숍이 11월 1일~3일까지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의 창시자인 존 딕(Jon Deak), 뉴욕 필하모닉 강사 리차드 캐릭(Richard Carrick), 한국 꿈다락 강사와 어린이들이 함께한 워크숍 현장을 소개합니다.

 

나를 표현하는 시간 : 첫 만남

 


간단한 레크에이션과 함께 첫 인사를 나누는 존 딕과 리차드 캐릭(좌), 아이들과 인사하는 존 딕(우)

 

11월 2일 오후 2시 프로그램 시작 전, 뉴욕에서 찾아온 존 딕과 리차드 캐릭이 아이들 앞에 우뚝 섰습니다. “안녕하세요” 더듬거리며 한국어로 인사하자 아이들은 신기한 듯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나의 이름 혹은 나를 떠올렸을 때 무엇이 생각나는지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쭈뼛한 아이들의 머뭇거림은 잠시, 곧 손뼉을 치고 제자리에서 통통 뛰어오르며 온몸으로 신나게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나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진짜 나를 표현하면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며 둘러 선 선생님과 아이들은 각자의 소개가 끝날 때 마다 박수로 환영하며 서서히 하나가 되었습니다.

 

음악으로 감정을 나타낼 수 있어요

 


소리를 듣고 느껴지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이들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3개의 조로 나누어 수업을 이어나갔는데요. 따로 마련되어 각 교실에서는 연주자들이 아이들에게 악기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쪽 교실에서는 더블베이스의 낮은 울림이, 저쪽 교실에서는 플롯의 맑은 소리 등 각 교실마다 다양한 악기의 소기가 울려 퍼졌습니다.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워 각 악기의 개성을 파악하기 바빴는데요. “숲 속에서 새가 지저귀는 것 같아요”, “피리 소리가 나요” 아이들은 이렇게 악기의 독특한 소리를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느낀 감정을 스케치북에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어둡게 들리면 어두운 밤을 나타내는 등 악기의 소리가 들리는 대로 그림을 그려보았는데요. 아이들은 이 시간을 통해 음악이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아노 건반을 눌러보는 아이들 / 아이들이 직접 그린 악보들

 

도~ 미~ 솔~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했습니다. 음표를 그려나가다가 고개를 갸우뚱할 때에는 교육 강사의 격려를 받으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완성시켜 나갔는데요. “이 부분은 이 화음이 어울릴 것 같아요”라며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하고, “여기서부터는 점점 느려지다가 갑자기 툭 떨어지는 느낌으로요” 등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대로 머릿속의 음악을 표현하고, 교육 강사들의 도움으로 자신만의 악보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흥얼거리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작곡에 관한 훈련을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악보라는 수단을 충분히 활용하여 아이들이 생각나는 대로,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표현하는 시간이죠.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본연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리차드 캐릭

 

꼬마 작곡가 탄생 : 내가 만든 악보를 연주해요!

 


아이들이 쓴 악보를 연주하는 존 딕

연주자들은 아이들이 쓴 악보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악기로 천천히 연주를 시작했는데요. 어느새 참가자들은 더블베이스, 플롯, 클라리넷, 피아노, 트라이앵글 등 다양한 악기들의 풍성한 울림에 푹 빠졌습니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더해졌기에 더욱 아름다운 선율이 될 수 있었는데요.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곡이 연주되자 마냥 신기하고 뿌듯한 듯 한참을 연주자들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곡의 연주가 끝나면 아이들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고, 존 딕과 리차드 캐릭을 비롯한 많은 참가자들의 힘찬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꼬마작곡가>의 강사들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프로그램을 미리 경험하고 아이들과도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는데요. 워크숍을 마치고 <꼬마작곡가>를 통해 아이들이 ‘음악으로 나를 쉽고, 즐겁게 표현할 수 있구나!’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며 적응을 어려워했는데,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음을 흥얼거리며 무척 가까워졌죠. 이제는 이렇게 그림까지 그려주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 강수경 ‘꼬마작곡가’ 강사

 

 

“<꼬마작곡가>처럼 해외의 우수한 문화예술프로그램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정 표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진행하는 방법을 알게 해 준 뜻 깊은 워크숍인 것 같습니다.” – 임승규 ‘꼬마작곡가’ 강사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뉴욕 필하모닉 협력프로그램 <꼬마작곡가>는 3~6학년 초등학생 총 96명이 8개 그룹으로 나뉘어 하남, 익산, 김해, 대전에서 11월16일부터 2014년 2월까지 10주간 진행됩니다. 아이들만의 순수한 감성을 담아 작곡된 음악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궁금하지 않나요? 내년 2월에 <꼬마작곡가> 공연이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여러분도 기대해주세요!

 

 

글 : 김희주, 사진 : 이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