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덕수궁 중화전에서 가을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바로 꿈의 오케스트라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합동공연이 있었는데요. 국적, 생김새, 언어는 다르지만 음악으로 하나였던 합동공연! 합동공연을 위해 노력해온 약 4개월 간의 시간이 강사들과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베네수엘라 형, 누나, 언니, 오빠들과 금세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리며 연습한 합동리허설 현장부터 가슴 벅찼던 본 공연까지, 그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선선한 바람과 그림 같은 석양 속 덕수궁 중화전.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 속 지난 10월 20일, ‘엘 시스테마’의 본 고장 베네수엘라에서 찾아 온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친구들과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아이들의 합동공연이 펼쳐졌습니다! 6월 오디션을 시작으로 약 4개월간 아이들과 강사 선생님들께서 열심히 준비한 그 현장,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 아르떼 365에서는 감동적이었던 공연현장은 물론, 그 무대를 위한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준비 모습까지, 합동공연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공연 하루 전, 열정 그리고 즐거움이 가득했던 리허설 현장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세 차례의 리허설 캠프에 이어 본 공연 3일전부터 시작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친구들과의 마지막 연습까지!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이 이번 합동공연을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요, 3일간의 마지막 연습 기간에도 매일 만나 밤낮없이 연습에 몰두했다는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와 카라카스 친구들!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죠?
웃음 가득한 리허설 현장 / 쉬는 시간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연습이 계속됐지만, 아이들은 지친 기색도 없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사진을 찍고 유쾌한 시간을 보냅니다. 긴 연습 시간 속 잠깐 주어진 쉬는 시간에 즉흥곡을 연주하며 자유롭게 어울리는 아이들. 이렇게 아이 같던 친구들이 연습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얼굴로 연습에 임하는 모습이 사뭇 신기합니다. 또 연습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까지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에게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 주는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습에서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엘 시스테마’의 가치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느낌’으로 다 얘기가 돼요”
어느새 친구가 된 꿈의 오케스트라의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친구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꿈의 오케스트라와 카라카스 친구들. 대화가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물어본 질문에 꿈의 오케스트라 김우진 친구(더블 베이스, 목포 꿈의 오케스트라)가 말합니다. “그냥 느낌으로 다 얘기가 되요”라고.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그저 느낌만으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훨씬 더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합동공연을 준비하며 아이들의 실력은 물론 자신감까지 정말 많이 늘었어요!”
정성껏 아이들에게 줄 편지를 준비하는 강사
리허설이 한창이던 연습 장소 한 켠, 꿈의 오케스트라 강사 선생님들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나눠줄 편지들을 직접 손으로 적어 준비하고 계셨는데요, 열심히 편지를 적고 계신 박미홍 강사에게 그 내용을 여쭤봤습니다.
“지금 편지를 쓰고 있는 아이는 연습이 힘들 때마다 오히려 다른 친구들에게 ‘우리 조금만 더 힘내보자’라고 말하며 좋은 연습 분위기를 조성해줬던 든든한 친구에요. 그 부분에 대해 고마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적고 있어요.”
공연을 준비하며 아이들과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정성껏 편지를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의 사랑에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제 마음까지 따뜻해졌습니다. 또 손은이, 유아람 강사 선생님을 만나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카라카스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는 많이 긴장했던 아이들이 지금은 오히려 먼저 다가가 어울릴 만큼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 또 실력 있는 카라카스 친구들과 함께 연습을 하다 보니 옆에서 보고 배우면서 실력과 자신감까지 많이 늘었고요”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누구보다도 더 기뻐하고 행복해하시는 강사들의 모습에서 아이들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일일이 간식을 전해주는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
한편,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일까요? 연주곡에 따라 서로 순서를 바꿔 연주하는 타악기 주자 중 한 친구가 자신이 쉬는 동안 열심히 연습 중인 다른 친구들을 위해 직접 간식을 가져다가 일일이 전해줍니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그 사랑을 다시 전해줄 수 있다는 말처럼 많은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자라난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 참 기특하죠?^^
그림 같은 풍경 속 펼쳐진 감동적인 공연 현장
드디어 공연 당일!
공연장으로 향하기 전 연주복으로 갈아입는 시간. 긴장했는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단추를 잠그고 리본을 묶는 아이들의 모습에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절로 미소가 번집니다.
이렇게 설렘 반 긴장 반 떨리는 마음으로 들떠 있는 아이들을 만나 공연을 준비하며 느꼈던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무려 4개월에 걸쳐 많은 시간동안 이루어진 연습이 힘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함께 연주할 수 있어 더 즐거웠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혼자서는 지루해서 1, 2시간도 연습하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같이 연습하니까 재미있어서 하루 종일 밤을 새면서도 연습할 수 있어요” – 이소정(트럼펫, 익산 꿈의 오케스트라).
정희정(플롯,부산 꿈의 오케스트라)
“혼자 긴장하고 연주하던 솔로부분을 카라카스 언니와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좋아요” – 정희정 (플롯, 부산 꿈의 오케스트라)
카라카스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 혼자 긴장하며 연주하던 솔로부분을 함께 연주해줄 친구, 잠시 놓친 흐름도 바로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가 있음에 카라카스 단원들을 만나기 전 가졌던 걱정들은 까맣게 잊어버렸다고 말합니다.
먼저 다가와 많은 것을 나누고 가르쳐주는 카라카스 단원들의 모습을 본 우리 아이들, 앞으로 각 지역의 거점기관으로 돌아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그 사랑을 나눠줄 수 있겠죠?
“즐기고 있나요? 음악의 선물.” 운명교향곡부터 베네수엘라 전통음악과 아리랑까지
석양과 덕수궁이 한 편의 그림 같았던 20일 저녁,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과 함께 꿈의 오케스트라와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친구들의 합동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곡이었던 차이코프스키의 곡부터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까지,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이 준비한 본 공연이 모두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는 관객은 아무도 없었는데요, 이어서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앙코르”소리. 우리 아이들이 들려준 기적의 하모니에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기립박수와 앙코르로 응답합니다.
앙코르 요청이 나올 줄 알고 미리 준비했다는 채은석 감독의 능청스런 멘트와 함께 다시 시작된 연주. 하프 협주와 함께 새롭게 편곡된 아리랑에 이어 연주된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맘보는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친구들의 대표적 앙코르 곡이기도 한데요, 연주 중 번쩍 일어나 악기를 돌리고 춤을 추는 등 자유로운 퍼포먼스가 더해져 더욱 유명해진 이 곡을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도 멋지게 소화해냅니다. 공연 전 무대에 오르는 길에서는 심장이 멈춰버릴 것 같다고 긴장하던 아이들이 이렇게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다니!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 모두 무대체질인가 봅니다.^^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이 베네수엘라에서도 연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아브레우 박사, 엘 시스테마 창시자
1975년, 마약과 총으로 얼룩졌던 베네수엘라에서 11명의 아이들과 함께 희망의 연주를 시작한 아브레우 박사.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이자 헌신적인 음악교육자로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물론 세계인으로부터 큰 존경을 받고 있는 아브레우 박사가 꿈의 오케스트라와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친구들의 합동 공연 현장을 직접 찾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머나먼 한국까지 찾아와 ‘엘 시스테마’의 정신을 전하는 아브레우 박사의 열정과 바람처럼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도 멋지게 성장할 수 있겠죠?
카라카스 친구들과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 강사 선생님들과 꿈의 오케스트라의 모든 관계자 분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준비한 이번 합동공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아름다운 하모니를 통해 공연에 참가했던 아이들은 물론 관객들까지 ‘함께하는 즐거움’과 그 힘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이 이렇게 한마음이 되어 만들어갈 새로운 이야기들, 더욱 기대되는데요. 전국의 모든 아이들이 꿈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의 선물을 전하며 더 많은 기적을 만들어내는 그날까지,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세요!
글쓴이 |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 리포터_강수경
지휘자와 단원은 물론 청중까지, 모두가 즐기는 음악회를 꿈꾸는 저는 아이들의 꿈이 기적을 만드는 그날까지, 열정을 담아 꿈의 오케스트라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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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꿈의 오케스트라 가고팠는데 전 탈락ㅠ 아쉽지만 글과 영상으로 달래보렵니다. 의사소통도 힘든 두 집단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까 궁금했는데. ‘느낌’으로 통한다는 말. 예쁘고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꿈의오케스트라의 앞으로 행진도 기대되요^^ 단기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대단하네요. 맞아요. 단기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되는게 중요하네요
특히 문화예술분야죠 그중에서도 음악분야는..베네수엘라 처럼 장기적으로 성인이
될때까지 이러한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더욱 빛나는 대한민국 아이들로 자라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