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통해 호흡하고 성장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꿈의 오케스트라 친구들! 오는 10월 20일 엘 시스테마의 본 고장인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의 합동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덕수궁 중화전에서 열릴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일 아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오늘은 합동 공연의 총감독을 맡고 계신 꿈의 오케스트라 채은석 음악감독을 만나 공연에 대한 생생한 소식들을 들어봅니다!
10월 20일, 덕수궁 특설무대에서 펼쳐질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 꿈의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
엘 시스테마의 본고장인 베네수엘라의 대표 청소년 오케스트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 한국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보여줄 이번 무대를 정말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실 텐데요, 그래서 아르떼365에서는 합동 공연의 총감독을 맡고 계신 채은석 음악감독(꿈의 오케스트라 부천, ‘놀라운 오케스트라’)을 직접 만나 그 준비 현장의 생생한 소식과 함께 공연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의 합동 공연이 어느새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기 전에 우선 이번 합동 공연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꿈의 오케스트라 채은석 음악감독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 우리나라 꿈의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은 교류, 화합의 의미로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한, 그리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교육 받아온 친구들이 처음으로 함께 연주를 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어요. 3년 전 엘 시스테마라는 시스템을 도입한 우리나라와 그 시스템이 최초로 시작된 베네수엘라의 아이들이 모여 ‘We are the world’라는 개념을 가지고 함께 연주하는 거죠.
꿈의 오케스트라의 교육 목표 중 하나가 서로 제 각각인 아이들이 모여 화음을 맞춰나가면서 협동심을 기르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인데요, 이번 합동공연을 통해 낯선 다른 나라 친구들과 함께하는 경험이 아이들을 한 단계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덕수궁 특설무대에서 진행될 합동공연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먼저 공연 장소가 특별하더라고요. 이번 합동공연은 일반 공연장이 아니라 덕수궁 야외에 마련될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고 들었는데요, 이 공간이 이번 연주회에서 갖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덕수궁하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인데, 그런 공간에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아이들이 공연을 하는 것의 의미는 일반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갔을 때 그 나라의 전통적 공간에서 뭔가 다른 감정을 느끼듯 카라카스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음악 홀에서의 연주보다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의외로 우리나라에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실제 덕수궁에 가본 아이들이 많지 않을 거고요.
그리고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합동 연주회 전에 예술의전당에서도 연주를 한 번 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다른 공간에서 연주해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고요.
정통 클래식부터 아리랑까지, 다양한 장르의 연주곡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곡들도 인상적이에요. 차이코프스키, 베토벤의 정통 클래식 곡은 물론 베네수엘라 전통음악에서부터 아리랑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연주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곡들을 연주곡으로 선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교향곡 제 5번)의 경우, 사람들에게 ‘정통 클래식이다’라고 여겨진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큰 것 같아요. 엘 시스테마가 지향하는 프로그램들이 사실은 클래식이잖아요. 그래서 꿈의 오케스트라는 기본적으로 정통 클래식을 가지고 교육하고, 클래식의 정서를 심어준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고자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선택했어요. 여러 교향곡들이 있지만, 고전 시대를 대표하는 이 곡의 연주를 통해 ‘꿈의 오케스트라가 즐기고 소통하는 것 뿐 아니라 정통 클래식에 모체를 두고 교육을 시키는 구나’하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서죠. 1812년 서곡(차이코프스키, 러시아 작곡가)도 그렇고요.
아리랑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이야기 했던 것은 아니었고, 베네수엘라 측에서 한국의 아리랑이라는 곡을 하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했어요. 아리랑은 제가 지휘하지 않고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연주를 할 거에요. 공연의 특별한 점이 여기에서도 보이죠? 이번 합동공연이 전체적으로 보자면 엘 시스테마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연주이기는 하지만, 베네수엘라와 한국의 교류라는 측면에서 있어서도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스스로 노력하고 맞춰가며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는 아이들
합동연습중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
지난 7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리허설 캠프가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7월에 시작된 첫 번째 리허설 캠프에 비해 지금 아이들의 어떤 점들이 달라졌는지, 혹은 매 캠프마다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지난 3년여의 시간을 꿈의 오케스트라를 통해 조금씩 배우는 것 중 하나인데, 아이들은 사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주변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정말 달라져요.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이 되갈수록 아이들이 식사시간 후에 다음 리허설 연습에 복귀하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더라고요. 열정을 가진 아이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처음에는 7-8명 정도였다가 15명, 나중에는 30명이 리허설 시간보다 먼저 와서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쉬는 시간이라든지, 리허설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서로 교류를 한다는 점이에요. 이 부분은 회의를 진행할 때 각 파트별 강사들도 항상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른들이 가르쳐서 배우는 부분도 있겠지만, 아이들끼리 서로 교류하며 깨우치는 것에 대한 결과가 굉장히 놀랍거든요. 강사들도 아이들의 그런 모습에서 에너지와 자극을 받아요.
그래서 저는 강사들은 아이들에게 단지 페이스메이커 역할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가끔 제가 목표를 낮추려고 할 때도 있는데 오히려 아이들은 목표에 집중해 나아가기니 저도 모르게 자꾸 더 나아가게 돼요. 그런 분위기가 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데 그걸 직접 느낄 수 있는 저는 굉장히 행운아죠. 목표에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맞춰가며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들이 이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얻게 된 최고의 변화라고 생각해요.
꿈의 오케스트라를 통해 아이들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기쁘실 것 같은데요, 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네, 사실 초등학생들은 수업 시간이 40분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2시간 연습도 쉬는 시간 없이 가거든요. 제가 한번은 한 시간 반 정도 하고 수업을 끝냈는데, 아이들이 시계를 보며 놀라더라고요, ‘벌써 두 시간이 지났나?!’ 하고요. 이렇게 아이들이 합주 연습을 통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거죠. 캠프가 끝나고 이런 문자를 보내는 아이들도 있어요. 학교 수업 시간이 너무 짧다고요! 여기에서 100분 이상을 쉬는 시간 없이 가니까, 학교 40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는 거죠.
아이들에게 불가능은 없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을 꿈꾸며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 이번 합동공연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이 무엇인지, 혹은 이번 공연을 통해 꼭 전달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아이들한테 불가능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게 전 제일 중요한 메시지 같아요. 음악적인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 자체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의미도 포함하고요.
음악적 부분에 있어서는 아이들이 리허설을 하고 캠프에 참가하면서 음정, 리듬 말고도 그 안에 있는 음악적 요소를 조금씩 생각하게 됐어요. ‘나비야 나비야’ 같은 동요만 연주했던 아이들도 몇 개월 동안 난이도 있는 음악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음악을 충분히 표현하고 느끼며 연주하게 될 거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런 부분이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한테도 감동이 될 것 같고, 아이들한테도 진짜 예술 교육이 되는 거죠.
또 합동 공연으로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 아이들이 카라카스 아이들을 보면서 ‘저기 있는 형, 누나, 언니처럼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라는 꿈과 기대를 스스로 갖게 될 수 있었으면 해요.
이번 합동 공연을 통해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카라카스 친구들한테 배우고 더 성장해서는 일종의 롤 모델 형성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그럼요, 사실 각자 사연을 들어보면 아이들이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이게 아이들 책임은 아니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누리거나 받지 못했던 사랑을 꿈의 오케스트라를 통해 받으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대한민국의 성인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합동 공연에 참가할 200여명의 아이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이 세상에 살면서 사회에 배려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들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하는 게 저의 큰 바람입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크고 작은 변화를 통해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채은석 음악감독. 음악감독과 강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한걸음씩 성장하고 있는 우리 꿈의 오케스트라 아이들이라면, 곧 다가올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의 합동 공연에서도 또 다른 기적의 무대를 보여주지 않을까요? 이번 합동 공연이 연주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물론,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아이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되는 기적의 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꿈의 오케스트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합동공연
꿈의 오케스트라는 엘 시스테마를 대표하는 유소년 오케스트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 10월 20일 오후 5시 덕수궁 중화전에서 합동공연을 펼친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젊은 거장 지휘자 디트리히 파레데스와 꿈의 오케스트라를 총괄 지휘하는 음악감독 채은석이 함께 지휘를 맡는다.
현재 전국 30개 기관에서 1,600여 명의 아동‧청소년들이 꿈의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합동공연에는 꿈의 오케스트라 전국 단원을 대표하여 100명의 참가자들이 연주를 선보인다.
글쓴이_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 리포터_강수경
지휘자와 단원은 물론 청중까지, 모두가 즐기는 음악회를 꿈꾸는 저는 아이들의 꿈이 기적을 만드는 그날까지, 열정을 담아 꿈의 오케스트라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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