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하나 되는 ‘가족 오케스트라’
부천문화재단의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

 
 

“초코라떼, 초코초코라라, 초코초코떼떼, 초코라, 초코떼, 초코초코라떼!”
 

‘초코라떼’라는 단어로 리듬을 타면서, 경직된 입을 풀어보는 시간이 마무리에 들어갈 때쯤 김영전 강사는 “방금 우리가 무슨 단어로 노래했지요?”라는 질문을 무심코 던졌습니다. 그 때 한 어머님이 “카페라떼”라고 대답했고, 그 바람에 교실에 있는 모두가 빵 터졌습니다. “어머니가 카페라떼를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김영전 강사의 너스레로 우리는 한 번 더 웃었습니다.

 

바로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 워크숍에서 벌어진 따끈따끈한 에피소드입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으로 새롭게 선정된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는 다양한 세대의 가족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천문화재단의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만의 즐거운 음악놀이 시간

 
 

‘놀라운 패밀리’에는 특별히 ‘음악놀이’가 새롭게 추가되어 가족들이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부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의 석진규 씨는 가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를 바탕으로 ‘청각’인 음악을 움직임과 그리기 등 다양한 감각으로 발전시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음악놀이’를 새롭게 마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제, 간간한지, 밍밍한지 맛보는 시간.

“우리 모두 다 같이 점프해요! 점프해요! 점프해요! 반. 가. 워. 요!”

 

덴마크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놀라운 패밀리’

 

지난 11일 ‘놀라운 패밀리’의 미약하지만 중대한 시작을 앞두고, 이를 이끌어갈 참가 가족들은 각오를 다지며 오케스트라에 대한 생소함을 지우는 ‘몸 풀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케스트라는 화합한다는 의미와 멋진 어울림이 된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곤 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주로 어울리며 협력할 수 있는 ‘음악놀이’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셔야 해요”


 


‘동무들아 오너라’ 노래를 부르며 몸풀기를 하고 있는 김영전 강사와 ‘놀라운 패밀리’의 모습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에서 음악놀이, 치료 수업을 맡은 김영전 선생님은 오늘의 수업이 “힐링보다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라는 염려도 표시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한 것 같았습니다.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교실에 가득했고, 표정엔 즐거움이 가득했거든요.

 

손발을 털고 쭉쭉 펴고, 박수도 치면서 뛰기도 하고, 온몸을 두드린 후엔 “우리 모두 다같이 점프해요! 점프해요! 점프해요! 반. 가. 워. 요!”라고 외치면서 교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악수하며 하이파이브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의 놀이’로써 새로운 사람들과 만난 긴장을 풀어주고, 딱딱한 인사 대신 웃음이 가득해 처음으로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토요일~ 노래하고 춤을 춰~ 멋진 날~ 오예”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네 소절을 가지고, 돌림 노래로 앙상블을 이루며 가족들은 서로 눈을 맞추고,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제발 저를 데리고 가주세요’라는 간절한 덴마크 춤도 춰보고, ‘동무들아 오너라’ 노래도 부르며 ‘놀라운 패밀리’ 모두는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것처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놀라운 패밀리의 우선 목표는 각 가정이 음악으로 화목해지는 것입니다”

 

‘놀라운 패밀리’를 구성하고 있는 악기로 ‘por una cabeza’를 연주하는 지도 강사들

 

여인의 향기 OST로 유명한 ‘por una cabeza’ 4중주를 감상한 후, ‘놀라운 패밀리’ 오케스트라의 전반적인 교육을 이끌 채은석 음악감독으로부터 앞으로의 여정과 계획에 대해 들었습니다.

 

채은석 음악감독은 개별적 지도의 어려움을 감안해 아카데믹하게 시작하겠다고 전하면서, 지금은 ‘놀라운 패밀리’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할 악기를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이 4가지로 선정했지만,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장해 하반기, 내년, 내후년에는 타악기와 트럼펫, 콘트라베이스 등 모든 구성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채은석 음악감독은 “가족들이 악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 곧 ‘놀라운 패밀리’의 취지이자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첫 시간, 이런 것을 할 줄은. 기대감이 큽니다”

 

‘놀라운 패밀리’ 워크샵 참석 후 소감을 나누고 있는 이미진 씨(좌)와 박화복 씨(우)

 

즐거운 시간을 마친 후, 상기된 ‘놀라운 패밀리’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두 아들과 동행한 이미진 씨는 “전 이런 건줄 모르고 워크숍이라고 해서 그냥 왔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참가자분들과 즐겁게 하니 너무 좋아요. 다음 주엔 아이 아빠도 데리고 와야겠어요. 공지사항을 뒤늦게 보고, 참여 지원하게 되었는데, 온 보람이 있네요”라며 즐거워하셨습니다.

 

박화복 씨는 “음악뿐만 아니라, 아이하고 같이 ‘무언가’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네요.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생긴 것 같아요”라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하셨습니다.

 

조노아 군과 정순량 할머니 내외(좌)와 ‘오예’를 외치며 즐거워하는 이상구 씨 가족(우)

 

친손자 조노아 군과 할아버지와 함께 참석한 정순량 할머니는 “무척 행복했어요. 손자인 노아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아버지와 같이 왔어요. 앞으로 계속 나오고 싶을 만큼 참 좋네요”라며 감탄을 하셨고, 홍미경 어머니도 프로그램 진행이 예상보다 너무 좋아서 더욱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적극적 참여를 약속하셨습니다.

 

오예~하는 모습이 제일 화목해보였던 차은경 씨와 이상구 씨. 부부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아이들과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오늘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솔직히 운동은 제가 체력이 부족해서 잘 못하는데, 이런 몸짓은 같이할 수 있거든요”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제 가족 4중주가 가능하다는 자랑도 추가했지요.

 
 

가족 오케스트라의 특별한 하모니
 



음악놀이 수업을 보며 흐뭇해하는 채은석 음악감독의 모습

채은석 음악감독은 외쳤습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여러분이 즐겨준다면!”

 

부천문화재단의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는 ‘첫 시도‘이기 때문에 선례가 없다는 막연함, 시행착오를 전제하고 있지만, 진보한 기획에 대한 기대로 성공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과감하게도 ‘첫 시도’에서 ‘창대한 끝’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근래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채은석 음악감독과 빼어난 유대감으로 함께 초석을 닦아온 부천문화재단이 열성을 다할 것임을, 그리고 가족 오케스트라의 모두가 ‘즐거움’을 원동력으로 힘차게 나아갈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어디든 누구든. 다양한 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부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 석진규 씨 인터뷰
 


‘놀라운 패밀리’ 워크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석진규 씨

 

워크숍이 끝난 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 사업을 기획한 부천문화재단의 석진규 씨를 만나 ‘놀라운 패밀리’의 시작과 앞으로의 목표 및 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느낀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꿈의 오케스트라’ 교육 이후 어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가 많았어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해보고 싶다는 학부모들도 있었고, 또 아이들이 배우는 걸 보면서, 어린 시절 배우지 못한 음악의 꿈이 생겨났다는 분들도 있었지요.”

 

‘놀라운 패밀리’와 ‘꿈의 오케스트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두 사업은 ‘한 텃밭의 두 그루 나무’ 같은 느낌? 공통점은 ‘음악’이라는 터전에서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바탕으로,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배려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를 발견한다는 점이고, 차이점은 대상과 취지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족 오케스트라는 ‘꿈의 오케스트라’의 지역 확장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가족 오케스트라는 ‘가족’에 초점을 두고 관계와 소통을 우선시합니다. 하모니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며 얻는 즐거움, 커뮤니티의 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나아가서는 가족 오케스트라가 동아리처럼 자발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 오케스트라의 경우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연주 레퍼토리에도 차이가 있나요?

“네. 물론이에요. 가족 오케스트라를 기획하면서 ‘아이와 어른의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중요한 고민이었어요. 아이와 어른 모두 공감하며, 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곡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귀에 익은 클래식 곡이나 가곡, 올드 팝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사실 주말엔 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바빠 수업참여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추억을 자극하는 선곡으로 동기부여하려는 의도도 있지요. 아이들에게는 흘러간 옛날 노래를 들으며 이전 세대의 추억을 공유하고 부모님의 청춘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놀라운 패밀리’에 이런 가족들이 참여하면 좋을까요?

“이렇다 할 가족여가를 찾지 못했던 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오케스트라로 ‘힐링 토요일’을 보내고, 가족 간 끈끈한 애정을 발견하면서 더 이상 어색한 아빠, 잔소리 엄마가 아니라 경험을 쌓아나가는 동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술교육을 기획 운영하는 데 있어 개인적인 철학이나, 사명감이 있다면?

“제가 좋아하는 극작가인 브레히트는 ‘학문의 유일한 목표는 인간 현존의 노고를 덜어주는 데 있다’라고 말했지요. 제가 하는 일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내가 기획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사람들로 하여금, 여유를 갖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오케스트라 교육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 개인을 교육하는 동시에 합주를 통해 전체를 보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입니다.

 

또 기존의 음악교육이 엘리트 예술가를 키워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엘 시스테마와 가족 오케스트라 교육은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과 자존감을 중시하고, 타인과의 교감과 조화를 아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목적이지요. 그 차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보람도 큽니다.”

 

글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리포터_허지은

열쇠가 상자를 열 듯, 즐거운 현장의 이야기로 여러분의 마음을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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