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정창기,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센터장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제2의 인생 설계
시니어는 나머지 인생으로서의 ‘여생(餘生)’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할 제2의 인생기를 만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퇴직 후 노후설계의 영역인 소득, 육체적 건강, 돌봄(Care) 및 안전(Security), 사회참여와 관련된 기회들이 적정하게 제공됨으로써 삶의 질이 높아지는 과정을 ‘Active Ageing’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사회참여(social participation), 사회활동(social activity) 또는 사회참여 활동에는 여가 및 레저 활동, 사회봉사ㆍ공헌 활동, 경제 활동이 있고 그 안에는 문화, 경제, 정치, 교육, 사회 등 다양한 주제가 포괄될 수 있다. 시니어들이 사회참여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이나 사회적인 차원 모두에 있어서 바람직한 경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삶에 대한 만족도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부족한 경제활동인구를 보충할 뿐만 아니라 사회갈등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들어서 시니어들의 사회참여와 관련해 눈에 띌만한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대기업에서 은퇴한 후 영상제작회사를 설립해서 활동하던 중 IMF를 만나 인생의 좌초를 경험한 조건행(66)씨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평소에 관심이 있던 미술공부를 하는 한편, 희망제작소에서 운영하는 ‘행복설계아카데미'(행설아)에 참여해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뜻이 맞는 이들과 의기투합해 ‘한마음 공공미술팀’이라는 벽화 봉사단을 결성했다. 봉사단을 결성한 후 지자체 도서관이나 주민센터 등에 벽화를 그리면서 그 누구보다 멋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외국계 회사 국내 지사장을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이른 은퇴를 결정했다는 나종민(50) 대표는 은퇴후 행설아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cafe.naver.com/openuniversity/).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
특별한 기회 마련
우리나라에선 대략 45세 이상 연령층을 중고령자 등으로 부르는데, 희망제작소는 이들을 가리켜 ‘시니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뜻보다는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인정한다는 뜻에서다. 시니어들의 사회참여는 시니어 개인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나아가서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과 결과를 가져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그들의 사회참여 활동을 북돋아주는 장치나 제도가 취약한 점 역시 사실이다. 눈 앞의 정치적 효과만을 노리는 단기적인 정책들보다는 조금은 더디더라도 일관성 있는 정책 개발에 힘쓰고 기꺼이 민간기관과 단체에 힘을 실어주는 정부와 지자체가 필요하다. 화려한 외양적 치적만큼이나 정말로 필요한 곳에 기꺼이 자신의 자원을 제공하는 기업, 새로운 환경에 먼저 준비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과 시도들에 도전하는 민간기구와 단체들이 요구된다. 그리고 급변하고 있는 사회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시니어들이 있어야 한다. 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수명의 연장은 시니어들과 사회에 특별한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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