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문화 살리기

시인의 마을, 뱃노래 마을을 꿈꾸다!

“저는 전라남도 소포리에서 온 주민입니다. 저는 문화가 꼭 그렇게 거창한 것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땅에 씨 뿌리고 새참 먹고 노래하는 것도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곧 예술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오신 많은 문화예술 전문가분들께서 우리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제안해주신다면 우리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지난 2월 26일 개최된 「2009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설명회에 참가한 소포리 이장님의 말씀이었다. 생활문화공동체의 개념이 무엇인지, 어떤 사례를 참고할 수 있는지, 실제 사업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모두가 집중하던 3시간. 마지막 이장님의 한 말씀에,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공감하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올해 신규사업으로 「2009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지역 생활권 단위에서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 창작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과가 협력하여 추진한다.

‘생활문화공동체’.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문화예술교육’ 개념만큼이나 다양한 해석과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생활문화공동체’라는 개념을 한 문장으로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더라도 이번 사업설명회를 통해 「2009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에 관심 있는 지자체 및 문화예술단체 담당자들은 사업의 취지와 방향, 참가방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이야기를 채집하고, 노래나 연기 등 예술분야의 교육과 학습을 통해 문화예술로 특화된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것.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 창작활동의 주체가 되어 개인의 삶을 풍부히 하고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는 것. 이 같은 변화가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 경제위기의 충격 속에서 우리 일상생활 속의 문화예술활동이 얼마만큼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인가? 누군가가 새롭게 마을의 문화를 기획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국가가 나서서 지역주민들의 생활문화공동체를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사업설명회 당시의 이러한 고민들은 어느새 어떤 단체들이 어떠한 사업기획으로 지역 곳곳을 문화예술로 변화시킬까에 대한 기대로 수렴한다.

「2009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은 지난 몇 년간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유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추진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문화예술교육 사업에서 한 걸음 나아가,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일반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