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대한 수용과 이해에 있어서 교사 역할 중요

국제결혼과 외국인 근로자의 급속한 증가로 우리나라의 다문화인구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6만 명에 달하고 있다. 한국에서 전국 초·중·고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은 2008년 현재 2만180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교사들의 다문화 교육 강화를 통해 다문화가정의 자녀에게 이중문화, 언어 교육, 정서 지원을 통해 그들의 특수성을 차별과 소외의 이유가 아닌 장점으로 부각시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을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귀에 익은 팝송이 잔잔하게 깔리며 방영됐던 TV 공익광고의 카피다. 이 한 편의 광고는 사람들에게 다문화가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요즘 들어 부쩍 다문화 가정 지원, 다문화 응원 캠페인이 눈에 많이 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익숙해진 글로벌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다문화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근로자의 급속한 증가로 우리나라의 다문화인구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6만 명에 달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2050년 인구변동에 대해 예측한 결과를 보면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는 1995년 26만9천 명에서 2007년 100만 명을 기록했으며 2020년 254만 명을 기록한 뒤 2050년 409만 명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즉 2050년에는 인구 10명당 1명이 외국인이 되는 꼴로 영국과 같은 수준의 복합민족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전국 초·중·고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은 2006년 9천389명, 2007년 1만4천654명에서 2008년 2만180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는 언어문제와 경제적 빈곤, 문화 차이에 따른 문제점 말고도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 오랫동안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뿌리 박혀있는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이 인종 차별주의로 표출된 탓에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일반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다문화가정 자녀 친구들에게 집단 따돌림 경험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 5명 중에 1명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유치원·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정도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적응하고 있다’와 ‘매우 잘 적응하고 있다’를 합친 비율은 80.8%였다. 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와 ‘별로 적응 못하고 있다’를 합친 비율은 19.2%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은 또래친구와의 관계가 22.8%로 가장 많았고 의사소통(13.9%), 교육방식(12.7%), 교사와의 관계(11.4%) 등의 순이었다.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비율은 19.6%였고 그 이유는 부모 중 한 사람이 외국인이라서가 40.4%로 가장 높았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2009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 지원계획’을 수립, 올해 5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7월21일 밝혔다. 먼저 다문화가정 자녀가 많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42곳을 거점학교로 지정해 전담교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거점학교에는 전담교사를 지정,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방과후 활동 등을 위해 대학생, 퇴직교원 등을 보조인력으로 활용한다. 특히 교대생 등 대학생 2천500명을 다문화 학생 멘토로 활용하는 일대일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학기간과 방과 후, 주말에 한국어 교육· 기초 교과 교육 등을 돕는다. 이밖에도 이중언어가 가능한 고학력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활용해 학교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도와줄 수 있는 이중언어 교수요원 양성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일정기간 교육을 받은 뒤 일선 학교에 방과후 강사로 배치해 출신국 언어교육을 비롯해 상담과 통역 활동을 하게 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편견을 줄이기 위해 학교 재량활동이나 특별활동 시간에 다문화 이해교육을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교사들의 다문화교육 강화 통해 인식 변화 제고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의 자녀에 대한 지원은 그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들에게 이중문화, 언어 교육, 정서 지원을 통해 그들의 특수성을 차별과 소외의 이유가 아닌 장점으로 부각시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을 도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교사들이다. 아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교사들의 다문화 교육 강화를 통해 어릴 때부터 일반 학생들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이나 다른 생김새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아교육은 반 편견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므로 유아교사를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다문화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다문화가정의 유아를 지원하는 유아교사를 위한 교육 및 프로그램이 거의 전무한 상태로 다문화가정 자녀와 교사, 다문화가정 부모와 교사와의 관계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한 문제도 그냥 방치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결혼 이주 여성들이 주로 농촌에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농촌지역의 유아교육 기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만일 유아교사가 다문화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부족할 경우, 다문화가정 부모뿐만 아니라 유아인 그 자녀를 지원하는데도 고충이 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교육기관이 지자체와 연계해 다양한 다문화가정 및 그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 수요에 비해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집중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다문화가정 자녀의 발달에 맞는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부산시교육청은 현장교사들의 지도역량 강화 차원에서 지난 2월 다문화교육 교원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해 원격연수에 나서는 등 다양한 교원연수프로그램을 실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다문화교육 유경험 교사와 관련 전문가 등이 힘을 합쳐 개발한 원격연수 콘텐츠는 총 15시간 분량으로 다문화가정 학생의 부적응 문제 해결과 학력신장 지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도교육청도 2007년 교육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 지원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교육강화에 나섰다. 그 해 10월에는 ‘다문화가정 지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대학생과 다문화가정 학생이 1대 1로 인터넷 화상수업을 하는 온라인 무료교육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초·중·고에 재학 중인 만 10세 이상의 다문화가정 학생이 교육대상이며, 32시간의 온라인 학습지원과 16시간의 야외 체험과 캠프 등이 진행된다. 아울러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부모들의 무관심과 경제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예술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잃어버리기 쉽다. 이에 따라 이들의 무료 예술교육 지원도 절실히 요구된다. 창의성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어릴 때 받은 예술교육이 평생 인성의 바탕이 될 뿐 아니라 잠재능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