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악교육과에서 배운 것과 학교 현장 사이, 어떤 모양으로 징검다리를 놓을까?

최예영|건국대학교 사범대학 음악교육과 작곡전공

이번 웹진 땡땡은 ‘교사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사 교육’은 크게 두가지 형태의 경험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나는 대학에서 교사를 길러내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가 된 후에 이루어지는 ‘교사 연수’가 있습니다.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교사 자격을 얻고, 그 후에도 연수와 같은 끊임없는 재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아이들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도록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웹진에서는 예비 음악교사 최예영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사가 되는 배움의 과정을 들여다보고 나름의 즐거움과 고민을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교사 연수들을 들여다보고,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교사연수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신정수| 먼저, 최예영씨께서 ‘음악교육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최예영|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작곡과’ 입시를 준비했어요. 입시 원서를 넣을 때 부모님이 워낙 ‘교육과’에 진학하는 것을 좋아하셔서 ‘음악교육과’에도 지원했습니다. 전국의 국립대학에는 ‘oo 교육과’가 있는데, 서울에 중등교육 음악교육과가 있는 학교가 한 군데뿐이에요. 음대 입시를 준비하다가 방향을 선회해서 지원한 친구들도 있고, 음악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오는 친구들도 있습
니다. 사범 대학교 안에 음악교육과가 있고, 음악교육과의 학생들은 모두 ‘전공’을 가지고 있어요. 음악대학에 있는 전공들이 음악교육과에도 모두 있습니다. 저는 ‘작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신정수| 음악교육과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우나요? 필수과목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떤 교양과목들을 들을 수가 있었어요?

최예영| 음악교육과에 지원한 동기가 ‘음악교육’과 ‘음악전공’ 두 가지로 나뉘는데, 많은 친구들이 전공 준비를 합니다. 음악교육과에서 자기의 ‘전공’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재능을 보이면 선생님들도 그 친구에게는 전공을 집중해서 가르쳐주시기도 합니다. ‘음악’에 대한 미련이 있던 친구들은 ‘음악 교육’보다는 ‘음악’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졸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직 이수가 필수이기 때문에 무조건 한 학기에 1과목 이상 들어야 하고, 전공 역시 한 학기에 1과목 이상 들어야 해요. ‘음악교직’에 관한 과목도 필수로 들어야 하고요.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는 ‘음악교육학’ 담당하시는 교수님이 따로 계셔서 ‘음악교육과’로서의 균형을 찾아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졸업까지는 150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수강시간에 비해 이수되는 점수가 적은 편이라 (일주일에 2시간 수업=1학점, 4시간= 2-3학점 과목이 많아서)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 때가 많습니다. 배워야 할 것은 많은데 수업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졸업까지 학점 채우기가 무척 힘들지요. (웃음)

신정수| 들으셨던 과목 중에 기억이 나는 필수 과목들이 있을까요?

최예영| 국악실기, 실기 교육법, 음악교육론, 음악평가론, 멀티미디어 음악교육론, 음악 교재 연구법, 교직 음악실습 등이 있었고, 교육학개론, 교육심리, 교육철학, 교육과정 및 교육평가,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현장참관실습, 교육사회, 교육행정 밎 교육경영, 교육 실습 등 많이 배웠네요.(웃음) 교육학 관련한 과목들은 사범대 전체에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 12과목이 있습니다. 음악교육학 관련 필수과목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교생 실습 전에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과목이에요. 교생 실습 전에 ‘예비실습’을 하는 과목인데, 현장에 나가서 시행할 수업들을 만들어 보는 수업이었어요. 요즘은 ICT 교육이라고 해서 수업시간에 멀티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수업안을 연구해서 발표할 때 파워포인트를 사용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도록 고려해서 교안을 짜야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음악 수업이 일주일에 한 시간, 그것도 대부분의 학교는 1학년에서만 실시하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 안에 아이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창의적인 수업을 고안하라는 압력을 많이 받았어요. 한 학기 수업에 1인 당 최소 2번 이상의 발표를 하고 평가를 받는 빡빡한 수업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에요. 그것은 자기가 교생실습을 하든, 선생님이 되든 자료가 되는 수업이니까요. ‘수업지도안’을 쓰는 것이 가장 어려웠는데, 학생들과 이야기할 내용을 ‘안녕하세요’ 수업 시작 인사부터 사소한 대화까지 설정을 해야 해서 까다로웠어요. 수업지도안을 짜면서 실제로 수업을 시행해 보는 과목이 제일 흥미로웠습니다. 발표 중심 수업진행으로 심리적 부담은 있었지만, 다양하게 고안된 지도안 내용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다양하고 참신한 지도안 고안이 관건이라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아이디어도 얻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신정수| 말하자면 수업이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의 ‘생방송’에 사용할 원고를 쓰는 거네요? (웃음) 초등학교 과정의 경우는 교과과정이 개편되면서 국악의 비율이 10%에서 40%로 증가했지요. 저의 중, 고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면 국악에 관련된 수업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뛰어넘는 경우도 있었고, 한두 번 장구 쳐보고 말았지요.

김지우| 저는 장구를 잡아 본 적도 없어요. 입으로만 ‘덩 기덕 쿵덕’, ‘덩 기덕 띠러러러러’이런 박자와 추임새를 연습하고, 좀 현실감 있게 할 때는 책상으로 박자를 맞춰보고, ‘닐리리야’ 노래 불러본 것 정도만 기억에 남아요.

최예영| 네. 저도 국악은 잘 몰랐어요. 오선지와 8음계에 익숙했지요. 그래서인지 ‘음악교육과’에서 국악을 많이 배워요. 국악 전공 선생님이 계시고, 졸업 전에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도 많아요. 한국의 오음(五音)인 중임무황태(仲林無潢汰)로 그려진 악보를 보며 연주도 해보고 시험도 보았어요. 그리고 단소와 장구는 임용고시 시험에 필수 실기 과목이기도 해요. 임용고사에는 서양음악과 국악의 시험문항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제출되죠. 7차 교육과정 이후에 국악의 내용이 증가해서 현직 교사로 계신 분들도 국악교육 연수도 받으시고, 학원에 등록해서 국악을 배우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김지우|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국악을 가르칠 수 있겠어요?

최예영| 자신감의 문제를 떠나서 생각한다면, 네. 수업일수가 충분하지 않아서 아이들과 ‘음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넉넉하지 않아요. 체육의 경우는 입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유지하는 편인데, 음악이나 미술은 한 학교에 선생님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두 학교에 한 선생님을 배치해서 그 선생님이 왔다 갔다 하면서 가르치는 경우도 있고요. 교환교사라고 하죠.

신정수| 음악교과 내용에 국악의 비율이 넓어진다니까 떠오르는 생각인데요, 국악은 워낙이 몸짓이 함께 떠오르잖아요? ‘덩 더 쿵’이라는 글자만 읽어도 몸짓이 상상이 되요. 국악교육은 전래동요에 맞춰 고무줄놀이나, 전통놀이를 결합해보는 등 신명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겠어요. 국어시간에 시를 외울 때에도 시조는 굉장히 잘 외워지는 편이었어요. 시조의 운율을 따라가다 보면 입에 착착 붙거든요. 그리고 다른 시는 잘 못 외워도 정지용의 ‘향수’를 못 외우는 아이들은 없었어요. 놀이와 감성 등이 음악을 통해 매개되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스며드는 수업을 기대해봅니다.

김지우| 임용고사를 준비하려면 긴장이 많이 될 텐데, 임용고사에서 음악교사는 얼마나 뽑나요?

최예영| 해마다 다르지만 재작년에는 서울지역에서 10년 만에 10명을 뽑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향후 몇 년간은 서울 학교수 증가, 한 반 학생수 감소로 교사를 더 뽑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정수| 최예영씨가 다니는 ‘음악교육과’에서는 몇 명이나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나요?

최예영| 7명 빼고 다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친구들이 임용고사를 준비해요. 작년에 서울지역은 10명도 안 뽑았어요. 임용고사는 정말 경쟁이 치열하지요. 서울권 말고 지방으로 응시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아 분포는 여러 곳으로 됩니다. 아무래도 음악교육과에 다니면서 일찌감치 음악교사 외에 다른 길을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고, 저도 클래식 전문 사이트에서 인턴쉽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신정수| 음악은 사람들이 길을 걷다가도 리어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나, 카페, 상점에서 틀어놓은 것을 듣는 등 쉽게 접할 수 있고, 많이 노출되어있는 예술 장르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동시에 수십 곡의 음악을 들으면서 좋고 싫은 것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또 음악이지요. 어릴 적부터 모두들 음악을 배우거나, 문학을 배워왔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매력을 알게 되는 것은 다들 시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에게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감상하는 법, 자기의 선호에 확신을 갖고 또 그 선호를 넘어서는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과 임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음악교과서를 펴면 중간에 베토벤의 사진이 있고, 음악적 특징, 대표 음악의 주요 소절이 악보로 8마디쯤 나와 있어요. 그것으로 베토벤의 음악을 감상하는 길잡이가 되기는 부족하지요.

최예영| 제가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저는 이렇게 해보았어요. 수업시간에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여자아이들은 호응을 보이지만, 남자아이들은 ‘에-’하고 팔짱끼고 나른한 표정을 짓거든요. 아이들에게는 입시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일주일에 1시간 그 짧은 시간 동안 노래 몇 번 부르고 그 노래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나면 시간이 다 지나가요. 짧은 만남이지만 아이들에게 음악에 관한 기본지식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음악을 통해서 접근해보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요즘 교과서에는 ‘전자음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아는 분을 통해 음악 스튜디오를 촬영하고, 드라마 음악 작곡가를 만나서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지, 그분은 자기 음악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기를 바라는지 인터뷰를 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어요. 아이들도 익숙하던 노래들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또 그 작곡자가 나와서 말을 하니까 흥미로워 했지요. 그런 사이사이에 그 음악을 설명할 음악 이론 등을 끼워서 설명하니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틀어주니 아이들이 좋아했어요. 바로 그 다음에 미디 음악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자, 이 기타소리를 오르간으로 바꿔보면 어떻게 들릴까?’라고 하고, 몇 개의 음원 파트를 바꾸어서 들려줬지요. 또,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는, ‘오즈의 마법사’ 등을 통해서 익숙한 노래이죠. 대학 수업 중에도 했던 것인데, 재즈(Jazz)로 편곡해서 피아노를 치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쉐이커’나, ‘탬버린’ 등의 타악기를 가지고 노래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종류별로 나눠주고 노래반주와 노래 부르는 것에 맞춰서 연주해보며 색다른 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페트병 안에 돌이나 콩을 넣어서 손에 쥐고 흔들면 소리가 나는 타악기는 쉽게 제작할 수 있잖아요. 그런 악기는 쉽게 구할 수도 있고, 만들 수도 있어서 그런 것을 이용하면서 수업을 진행해봤습니다.
저는 음악교육은 음악 이론을 배우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하자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은 매개가 되는 것이고, 음악을 통해 감성을 표현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짧은 교생실습이었지만 수업을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고, 아이들도 재미있어했습니다.

김지우| 다른 교생들도 그런 다양한 교안을 연구해서 가나요? 요즘은 다들 그렇게 하나요?

최예영| 제가 갔던 학교는 학교 현장 선생님들이 개방적이시고, 아이들에게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하시는 편이어서 더더욱 제가 그런 수업을 준비해야했고, 제 수업에 대해서도 이해해주셨어요. 만일 학교 선생님이 그런 방식에 거부감이 있으시면 하기 힘들죠.

신정수| 우리가 어릴 적에는 맨 처음에 다니는 학원이 피아노 학원이었습니다. 피아노 학원은 학원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악기는 배워두면 평생 재산이 된다’는 부모님들의 신념이 뒷받침해주었던 것 같아요. 학원에 가면 맨 처음에 바이엘이라는 교재로 시작하지요. 맨 처음에 있던 악보의 ‘도레도레도레도레도’, 그 다음이 ‘도미솔도미솔도미솔도’였어요. 작은 손으로 그것을 치며 열심히 손가락 연습하다가 다른 학습지를 펴고 높은음자리표 20번, 숨표 20번, 반올림, 반내림표 20번씩 그리고 집에 갔지요. 그러다가 저는 음악점수를 무난히 100점받기 시작하면서 학원을 그만두고 그 이후에는 피아노를 ‘즐거워서 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면 알아서들 조를 바꾸고, 박자를 바꾸고, 알아서들 화음을 넣는 것을 보면서 ‘즐거움’, ‘재미’의 힘을 느꼈어요. 그런 점에서 최예영씨가 준비했던 수업은 아이들이 개입하면서 놀 수도 있어서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예영| 하지만 교생 실습을 나가서 하는 것은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고, 다들 열의도 120%씩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교생실습 나가기 전에 교안 만들어 보는 수업에서는 ‘너희들이 학교에 나갔을 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생각해라’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수업 평가도 받았습니다. 특히 현실에 나가서 깨닫게 됩니다. 기대와 현실은 좀 다르더라구요.

신정수| 얼마 전에 길을 지나다가 어느 분이 시위를 하시며 틀어놓은 ‘현충일의 노래’를 들었어요.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 주먹 불끈 쥐고, 적들을 막아내어…’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가사가 다시 떠올랐는데 가사 내용이 전투적이고 ‘짓밟다’는 등의 단어 사용에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국가 기념일마다 각 노래를 배웠는데 게 중에는 이런 노래도 있었어요. 또 최근에 읽은 기사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거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라는 가사의 ‘고향땅’이라는 노래가 사라졌다고 해요. 동요 운동 하시는 분이 기고하신 글이었는데, 그 분의 의견은 ‘한 가지 동요가 최소한 100년은 교과서에 실려야한다’는 것이었어요. 노래를 통해서 세대와 세대를 감성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분의 의견이었지요. 아이들은 다양한 노래와 음악을 듣는데, 교사가 해야 할 일은 교과서 안팎의 많은 노래와 음악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노래마다의 맛을 알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 연장에서 최예영씨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세요?

최예영| 요즘에는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분위기가 많이 조성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주 5일제로 시간의 여유도 생겼고,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대중문화의 경우에는 공기처럼 숨을 쉬고 있잖아요. ‘그냥 좋아’, ‘그냥 싫어’가 아닌, 문화를 만들어 낸 사람의 의도도 읽어낼 줄 알고, 그것들이 단순히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시대적 분위기, 흐름, 배경 등을 읽어내며 음악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신정수|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아직 학교에 ‘풍금’이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어떤 아이들이 풍금으로 힘들게 신해철의 ‘재즈카페’를 연주했던 기억도 납니다.(웃음)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피아노로 반주하는 법을 배웠는데, 학교 현장에 나가보니 풍금이 있어서 방학 중에 풍금 연수를 받기도 했다고 해요.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는 음악실에 가서 수업을 했는데, 음악실에 피아노가 있었어요. 요즘 교실에는 전자오르간이 있다가 최근에는 음악수업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반주를 다운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고 해요. 좀 더 음악을 재미있게 다룰 수 있으려면 최예영씨처럼 음악을 작곡/편집할 수 있는 장비를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최예영| 아니에요. 그런 것이 필요 없도록 교과서에 CD가 포함되어 제작된다고 해요. 어떤 노래에 맞춰서 반주도 다양하게 제작되어있어요. 만일 알토소프라노 부분을 불러야 한다면, 알아서 ‘알토를 불러볼까요?’라는 음성과 알토 반주가 나오고, ‘다같이 불러 봐요’라는 음성과 다같이 부르도록 반주가 나오고. 그런 CD를 틀면 돼요. 수업을 하기에는 훨씬 편해졌고, 멀티미디어 환경도 좋아졌지만 아이들이 요새 교사는 ‘클릭 교사’ 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 말을 많이 한대요. 모든 교과에서 그런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거든요. 사회교과의 경우 지도도 클릭하면 보여줄 수 있고, 한 번 더 클릭하면 광주가 나온다거나 하거든요. 그 아이들은 교사들이 노력 없이 발달된 매체를 이용해서 ‘편하게’ 가르친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런 ‘클릭’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에 덧입혀지는 교사의 해설이 아이들에게 정감 있게 다가가야 할 것 같아요.
임용고사의 경우는 복수전공자에게 유리하다고 들었어요.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하면 부가점수가 있어요. 전공이 두개가 되니, 두 과목을 가르칠 수 있어요. 아이들은 교사의 지식과 깊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클릭교사’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 말은 곧 교사들이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책임감 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말로 들립니다.

신정수| 마지막으로, 예비 음악교사로서 교생 실습 등으로 학교에 가보니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최예영| 제가 다닌 학교에서는 3학년 때 현장 참관 실습을 합니다. 그런데 교육대학교는 현장탐방을 일찍 시작하고, 교생실습도 꾸준히 나가는 것으로 압니다. 사범대학교보다 학교 현장에 일찍 나가면서 학교에 대해서 미리 겪어보는 것이죠. 저는 그것이 올바른 것 같아요. 저희도 4학년 때 한번 나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런 실습과 경험을 쌓는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는 과제가 있어요. 학교 선생님들은 교생들이 오는 것을 크게 반가워하지는 않으세요. 아이들이 공부해야 하는 분위기가 돼야 하는데, 교생이 오면 분위기가 뜬다고요. 그래서 3학년은 아예 교생을 맡을 수가 없어요. 대학교와 초,중,고등학교 현장 사이에 연계가 잘 되어서, 서로의 정보들이 교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음악교과든 무슨 교과든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쭉 배워갈 수 있도록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요즘에는 교과서에 가요도 실리고, 전자음악도 실리는 등 변화가 많이 일어났어요. 하지만 ‘입시’라는 공공의 적은 넘기 힘든 산 같습니다.

신정수| 하지만 개미들의 꾸준한 움직임이 산을 무너뜨리듯, 많은 현장의 선생님들의 꿈과 활동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시기를 바랄게요. 앞으로 있을 임용고사에서 좋은 소식 들리면 연락주세요.

신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