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울려 퍼지는 꿈의 노래

꿈꾸는 노래’를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다. 노래로 우리 동네 지도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 사이 우리끼리 소소한 음악회를 열기도 했고, ‘호계역’이라는 창작곡은 동네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음표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문화예술교육의 힘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새롭게 쓰는 우리 동네 이야기

 

아이들의 창의력은 놀면서 자란다. ‘꿈꾸는 노래’를 시작한 것도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우기 위해서였다. 리듬놀이, 음정놀이,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글쓰기, 발로 하는 작곡놀이 등 커리큘럼을 짜면서도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나게 놀았을 뿐인데 노래 한 곡이 뚝딱 만들어지길 바랐다. 그래서 출발도 아이들이 가장 쉽게 풀어 놓을 수 있는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학교생활 이야기, 가족이야기, 자신이 생활하는 센터 이야기, 그렇게 시작한 노래 만들기는 내가 사는 동네로 확장되었다. 동네 탐방을 통해 이야깃거리를 발견하는 과정은 자신이 사는 동네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아이들은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내가 사는 동네를 관찰하며 노랫말을 만들었다.

 

결손가정이 많고, 부유하지 않은 동네이다 보니 아이들은 동네와 동네 구성원들, 나아가 자신의 삶까지 하찮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우리 동네 시장 사람들을 관찰해 ‘반구시장에 가면’이라는 노래를 만들고,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동네 유적지인 ‘병영성’을 돌아보고 느낀 점을 함께 나누고, 직접 노래를 만들어 부르면서 아이들이 갖던 지역에 대한 불만은 어느 사이 애착과 관심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우리동네 명물인 호계역에 대한 노래 ‘호계역’,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생가와 기념관을 돌아보고 만든 ‘가갸거겨’가 등은 호계역사 안, 학교 등지에서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다. 심지어 ‘가갸거겨’는 외솔 기념관의 주제곡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이니 아이들이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동네를 보는 아이들의 시선만 바뀐 것이 아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보는 동네 주민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그간 결손가정의 자녀라고 생각했던 주민들은 함께 벽화작업을 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아이들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옆집에 사는, 우리가 지켜주어야 할 아이들로 말이다





단단한 꿈을 키워주는 공동체

 

동네에 대한 자부심은 왜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과 직결되는가?’
우리는 ‘꿈꾸는 노래’를 시작할 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직접 만든 노래가 동네에 울려 퍼지고 음반, 뮤직비디오, 벽화로 제작되며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해냈다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도 있었지만 그 바탕에는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이 깔려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도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공동체에서 일궈낸 성과와는 성격이 다르다. 협동을 통해 아이들은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동시에 소속감도 얻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한 관심이 창작물을 만들고 자부심으로 연결되는 일, 이것이 바로 공동체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이다.

 

아이들은 ‘꿈꾸는 노래’를 통해 익숙한 우리 동네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도 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 동네 이야기를 새롭게 써내려 갔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아이들은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을 살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서 다독여지고 자라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 꿈꾸는 노래가 존재한다.

 

글_울산예술센터 ‘결’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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