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예술강사라면 누구나 받아야하는 140시수의 기본연수가 끝난 이후에도 예술강사들의 배움에 대한 갈증은 여전합니다. 이런 예술강사들의 지적 갈증을 해갈하고 현장에서의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마련된 아르떼 아카데미 심화연수 프로그램. 작년에 비해 더욱 다양해지고 강화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요. 강사들의 자발적인 선택과 참여로 진행됐기에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분위기였던 심화연수의 뒷이야기를 예술강사를 통해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배움을 넘어 ‘힐링’까지 얻을 수 있었다는 그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다른 예술강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었다는 정은숙 강사(연극), 밖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유익한 강의가 심화연수 과정에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는 김혜영 강사(연극), 반복되던 수업패턴에서 벗어나서 변화하고 싶었다는 강애란 강사(연극)의 이야기까지 예술강사들이 심화연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다. 예술강사라면 기본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140시수 기본연수가 끝났더라도 예술강사들의 이런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로서의 경력개발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2013 아르떼 아카데미 심화연수가 대폭 강화되었다.

 

“기본연수는 1~3년 차의 예술강사들이 현장을 빨리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마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죠. 하지만 심화연수는 같은 주제라 하더라도 보다 그 내용이 특화되어 있고 세분화 되어있어요.” – 김하원 팀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인력양성팀)

 

1년에 100시수 정도로 운영되던 심화연수가 올해 대대적인 확대가 이루어졌다. 예술강사의 교육역량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개발이나 교수법부터 인문학까지 아우르는 내용으로 총 43개의 과목, 838시수로 확대된 2013 아르떼 아카데미의 심화연수. 이번 심화연수 과목 중에는 학생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극을 통한 학교교육대상의 이해’, ‘특수교육대상의 이해’, ‘노인의 특성과 이해를 통한 상담기법’ 연수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실기지도법’, ‘난타’나 ‘미디어, 동영상 제작’, ‘커뮤니케이션’ 등의 수업 스킬을 돕는 연수도 있다. 지난 8월8일자 아르떼365 기사를 통해 만나본 ‘마이크로티칭’도 예술강사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대표적인 심화연수 중 하나이다.

 

현장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 기본연수와 달리 심화연수 프로그램은 각각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여 나아가 더 깊은 고민을 하도록 이끈다. 또한 예술강사들의 자발적인 선택을 통해 신청할 수 있기에 그만큼 진지하고 열정적인 분위기 가운데 이루어졌다.

 

누구보다 이번 심화연수를 알차게 활용한 정은숙, 강애란, 김혜영, 장수광 강사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아르떼365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첫만남과 동시에 ‘힐링’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심화연수 프로그램을 표현한 이들. 많은 연수 프로그램들 속에서 자신들에게 가장 큰 변화를 줬던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나에게 심화연수란? 비슷한 경험과 고민이 있는 다른 예술강사들과 소통하는 시간

 


(가운데)김혜영 강사, (우)정은숙 강사

 

정은숙 강사는 ‘소시오드라마를 활용한 학생들의 이해’를 꼽았다. 이 수업은 참여한 강사들이 각각 부모와 자식, 친구 사이, 사제 지간 등의 역할을 맡아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었고 이 수업에서 정은숙 강사는 배움을 넘어 자기자신에 대한 힐링을 얻었다고 말했다.

 

“2박 3일 동안 최철한 선생님 외 21명이 함께 했어요. 그 멤버들이랑 아직도 연극, 맥주 번개도 하고 좋은 정보도 공유하고 있어요. 그렇게 끈끈한 친밀감이 생겼던 이유가 위에서 아래로의 교육이 아닌 서로 녹아 들어 ‘우리 이야기’ 를 가지고 ‘우리’ 스스로가 치료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정은숙 강사(연극)

 



강애란 강사(연극)

김혜영 강사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들이 스스로 치유되는 것이 즉각적으로 보여지거나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이후 수업현장에서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혼자만의 수업이 아닌 다른 강사들과 함께 했던 수업이 서로간의 소통이 되어 더욱 본인들을 성장하게 했다는 것이다.
 

강애란 강사도 다른 강사와 함께 할 수 있는 연수의 장점을 언급했다. 예를 들어 난타 수업을 들을 때 서투른 실력 때문에 속상하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다른 예술강사들의 도움과 위로가 끝까지 할 수 있는 용기를 줘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를 채우고 새로운 소양을 쌓아가는 시간

 

그러나 심화연수 프로그램이 예술강사 본인들의 만족감만 채워준 것은 아니다. 강애란 강사는 앞서 언급한 난타를 학교 축제 때 활용 해 학생들과 함께 했다고 했다. 난타와 바디퍼커션(몸으로 소리를 내는 것)을 연극과 접목시켜 수업을 짰고 이러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강애란 강사는 또한 동영상 제작관련 수업을 듣고 실제 연극 수업에서 회상장면을 제작 할 때 배운 내용을 활용해 보았다고 한다.

 

“연수를 듣고 나면 힘이 많이 생겨요. 전과는 다른 내가 되는 거죠. 1학기에는 대처하지 못했던 상황을 2학기에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기도 하구요.” -정은숙 강사(연극)

 

그 외에도 인문학에 관한 수업을 통해 기본적인 소양을 키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하는 김혜영 강사(연극)와 장애 학생들과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이 계기가 되어 듣게 된 ‘특수교육대상의 이해’ 수업이 인상적이었다는 장수광 강사(무용)의 이야기도 있었다.

 

예술강사들은 심화연수 라는 장을 통해 그 동안 수업에서 쌓였던 묵은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나아가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나눠 지금보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심화연수가 의무 과정은 아니지만 기본연수와는 다른 스스로의 발전을 꿈꾸게 했다는 것이다.

 

의무가 아닌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참여하는 심화연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나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았어요’

 

각기 다른 목표와 유익함을 가진 43개의 과목, 모두 다 참여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강사들에게 있어 기본 연수와 달리 내 필요에 맞게 골라야 하는 심화연수 수업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정은숙 강사(연극)

정은숙 강사는 당연히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것을 찾게 된다고 했다. 수업일지를 쓰는 것이 약점이라던 그녀는 ‘우수교수학습지도안’이라는 연수를 통해 그 약점이 보완되었다고 했다. 이에 비해 강애란 강사는 특별한 기준이 없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들어도 좋아요.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고 재정비 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또한 물과 기름처럼 서로 다른 배움의 요소가 나(연극)를 통해서 연결이 될 수도 있어요.” -강애란 강사(연극)

 

하지만 모든 수업이 선생님들에게 기쁨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연수 중에 울음을 터뜨리는 강사도 있었고 수업을 그만 듣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다.

 

“저는 마이크로티칭 수업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상처받는 것을 보았어요. 하지만 그것은 선생님들이 자신의 단점을 고쳐가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장점을 인정받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강애란 강사(연극)

 

강애란 강사는 연수과정을 들을 때, 자신의 나이, 수업 연차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수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개개인이 발전하기 위해 연수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와야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사다난한 심화연수를 통해 각각의 장단점을 발전, 보완한 예술강사들에게 앞으로도 유익한 심화과정을 기대하며 아르떼 아카데미에게 바라는 점을 들어보았다.

 

“예술강사들을 위한 연수는 여름에 많은데, 학생들을 처음 만나게 되는 3월 이전에도 심화연수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장수광 강사

 

“좋은 평가를 받았던 프로그램은 차수를 늘려 더 깊은 심화과정으로 들어가는 수업까지 마련되었으면 해요” – 정은숙 강사

 



김혜영 강사(연극)

“사회와 학교분야로 구별 지어 수업을 듣는 것 보다 경계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예술성 자체에 대한 소양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 더 좋을 것 같고요” – 김혜영 강사
 

“신규강사들이 수업현장에서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는데, 이러한 이야기들을 서로 듣고 나눌 수 있는 곳이 부족함을 느껴요. 선배강사들이 노하우를 전하고 후배들과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줬으면 해요.” -강애란 강사

 

예술강사의 지속적인 성장, 심화연수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가기를

 



김하원 인력양성팀장

인력양성팀의 김하원 팀장은 앞으로 더 체계적인 심화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년보다 다양한 심화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시도를 하였다면, 앞으로의 심화연수는 큰 틀 안에서 체계화된 구조를 갖고 재정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테면, 교육자 단계 혹은 기획자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과정을 세분화하여 예술강사들이 자신의 관심사와 비전에 맞게 연수과정을 차례로 선택해서 들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강사들이 단편적인 관심에 의존하여 연수에 참여하기 보다, 스스로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더 발전시키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다음단계로 나아가며 자신의 전문성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심화연수가 기본연수처럼 의무가 아니라 자율적인 참여에 달려 있는 것이기에 예술강사들이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다. 김하원 팀장은 “달걀이 남에 의해서 깨어지면 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깨지면 병아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심화연수 프로그램들을 잘 활용해서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로서 성장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연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였다.

 

배움의 더 깊은 길을 만들어 가고 예술강사들의 성장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심화연수에 많은 예술강사들이 참여했으면 바란다는 김하원 팀장의 말처럼 심화연수가 예술강사들에게 풍부하고 진지한 배움의 장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4년부터는 1,2월 심화연수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되어 운영될 예정입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리포터



글 | 문화예술교육 아르떼아카데미 리포터_정혜정
문화예술교육과 여러분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다리를 건너며 생기는 풍성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