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이토록 평안함에 닿기를
공혜진 시각예술가
우리는 힘든 시간을 지나오며 흔히 ‘이겨냈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는 다음 단계로 서둘러 넘어가고 싶은 마음, 고통을 뒤로 밀어두고 싶은 마음이 함께 숨어 있다. 그러나 어떤 시간은 ‘이겨내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불편했던 시간을 내 안으로 들여놓고, 그때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비로소 삶의 일부가 된다. 행복을 내 안에 들여놓는다는 것은 어쩌면 더 나아지는 일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을 견디는 방식이 조금 달라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공혜진의 작업은 바로 그 지점—행복을 내 안에 들여놓는 힘—을 작고 미세한 존재들을 통해 조용히 증명한다. 벌레 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