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사랑을 연결하며 삶은 계속된다
이래은 연극 연출가·달과아이극단 대표
이래은 연출의 연극에는 미세한 다른 세계가 겹치고 부딪치며 공존한다. 다양한 나이, 젠더, 계층의 인간, 그리고 동물, 인형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몸들이 만나 파동을 일으키고 서로 부대끼다 튕겨내고 뒤엉킨다. 곧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앞둔 웃음, 모든 불이 모두 꺼지기 직전의 가장 환한 빛, 삶의 잔해들로 이정표를 세운 흔적들이 무대에 함께 한다. 지금도 세계의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을 존재들의 쉼 없는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파장의 연결 고리들을 따라 기꺼이 끝까지 동행하는 그의 작업에 관해 궁금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Q. 아동청소년 연극으로 작업을 시작하셨다.

함석헌 선생(1901-1989)의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에 나오는 유명한 표현이다. 사는 일이 고되고 힘들 때면 자주 이 시를 찾아 조용히 읊조리곤 한다. 스무 살 무렵 청계천 어느 헌책방에서 이 시가 수록된 『수평선 너머』라는 시집을 구해 읽으며 나는 얼마나 기쁨의 환희에 벅찼던가. 그때 느낀 감동의 여진 때문일까. 나는 지금도 함석헌 선생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를 읽노라면 세상사는 일의 고단함을 이겨내게 하는 것은 동료와의 관계에서 우러나오는 관계의 힘이라는 점을 자주 생각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