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식전달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예술적 경험의 과정에서 우리 존재와 삶의 의미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타인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가르쳐준다. Davis(2007)가 문화예술 활동의 중요성은 ‘경계 허물기’라고 강조한 것처럼,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상관없는듯한 무수한 요소들을 연결하는 능력, 즉 경계 허물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창의력은 문제해결능력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역량으로, 문제 또는 사건을 색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새로운 경로를 통해 해결책을 갖는 경계 허물기 능력이 그 기반이 된다(김인설 외 2014).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번 글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국내ㆍ외 여러 시도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성에 관한 내부 연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을 근거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 및 관심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 지원도 지속적으로 증대되어 왔다. 이처럼 정책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각 사업별 효과성 검증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최근 3년간 추진한 효과성 연구는 다음과 같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최근 진행한 효과분석연구 리스트>
연도 | 번호 | 연구명 | 연구수행기간 |
2011 | 1 | 2011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예술꽃씨앗학교중심 |
경인교대 산학협력단 |
2 |
2011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교정시설, 소년원학교중심 |
중앙대 산학협력단 | |
2012 | 3 |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2012 문화예술교육효과분석연구 |
중앙대 산학협력단 |
4 |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토요문화학교운영사업 |
숙명여대 산학협력단 | |
5 |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청소년문화예술돌봄프로젝트 |
초당대 산학협력단 | |
6 |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의 의학적 접근을 위한 기획연구 | 서울대병원 의생명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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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예술꽃씨앗학교 |
경인교대 산학협력단 | |
8 | 2012 예술꽃씨앗학교 지원사업 효과측정 매뉴얼 및 가이드 개발 연구 | 경인교대 산학협력단 | |
9 | 2012 학교폭력 예방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분석 | (재)청소년폭력 예방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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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2013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예술강사지원사업 |
안양대 산학협력단 |
11 | 2013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토요문화학교운영사업 |
중앙대 산학협력단 | |
12 | 2013 융합적 접근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 서울대병원 의생명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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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가 없는 연구는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예술꽃씨앗학교>에서는 참여 학생들의 자기효능감, 문화예술 감수성, 창의성, 자기조절력(공격성), 자기표현과 발표력 등이 모두 평균 이상으로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청소년 문화예술 돌봄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한 위기 청소년들이 자아존중감, 문화예술선호성, 사회성, 표현력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2012 문화예술교육 효과 분석 연구- 노인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효과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졸) 농도 비교라는 생리적 측면에서 접근하였는데, 이를 통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그렇지 않은 어르신들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최대 약 2배가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의 효과와 영향은 아동, 청소년 그리고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에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와 가치에 대한 해외 연구
1. 미국 국립예술 기금위원회의 연구보고서
미국의 경우 미국 국립예술 기금위원회(National Endowments for the Arts, NEA)의 존폐를 두고 일어난 논쟁을 시작으로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효과성 연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Jenson, 2002). 근래 NEA에서 발표된 연구로는 2012년 3월 발표된 55번째 공식 보고서인 「The Arts and Achievement in At-Risk Youth: Findings from Four Longitudinal Studies-위기 청소년의 예술교육과 성취도: 4개의 종적연구를 중심으로」 가 있다. 이 연구는 광범위한 종적연구가 부족하다는 기존 효과 연구들의 한계를 보완하고, 문화예술교육과 학업ㆍ사회 성취도 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기존에 조사되었던 4개의 종적 연구보고서1)의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연구이다. 특히, 조사 대상을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Low socioeconomic status, SES)2) 청소년들로 재분류하였는데, 이는 가족수입, 부모님의 학력수준, 직업수준 등이 상위에 있는 청소년들은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예술 집중 교육의 효과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으로 동일한 조건의 소외계층 청소년이라도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한 그룹의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더욱 높은 학업성취도와 시민 참여의식을 보였다.
1)〈활용된 4개의 종적연구 데이터〉
데이터명 | 대상 연령 | 연구기간 및 보고서 활용 데이터 |
the National Education Longitudinal Study of 1988 | 14~26세 | 1987-88년, 조사대상이 8학년(14세)일 때 시작하여 2000년, 26세가 될 때까지 5번의 조사 수합 과정을 거친 자료 |
the Early Childhood Longitudinal Study, Kindegarten Class of 1998-1999 | 12-16 ~23-27세 |
1998-99년에 시작하여 조사대상이 8학년이 되는 해인 2007년까지 조사한 자료 |
the Education Longitudinal Study of 2002 | 16~20세 | 2002년, 조사대상이 10학년(16세)일 때 시작, 20세가 된 2006년의 자료 |
the 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 of 1997 | 5~13세 | 1997년, 조사대상이 12~16세일 때 시작하여 인터뷰 등을 통한 조사 수집을 매년 시행, 2008-09년, 조사대상이 20대 중반 때의 자료 |
2)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 SES) 측정 방식: 가족수입, 부모님의 학력수준, 부모님의 직업 수준 등을 측정함. 위 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4개의 집단으로 구분했을 때, 가장 하위의 집단이 ‘low-SES’(약칭 ‘at risk’)로서, 보고서의 주요 조사대상임.
2. OECD 교육혁신센터의 연구보고서
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ntre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 CERI)3) 에서 2013년에 출간된 「Art for Art’s Sake?: The Impact of Arts Education (예술을 위한 예술? : 예술교육의 효과성 연구)」는 학교 교과과정 속에 편성된 예술교육이 학습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이 보고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제로 진행된 기존 연구물들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종합하여 고찰하였다. 주요 결과에 따르면 예술교육은 언어, 수리, 외국어, IQ, 공간인지력, 관찰능력, 문제해결능력 등 전반적 학습능력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이 연구보고서는 향후 효과 연구를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예술교육 비수혜자에 대한 기준이 더욱 세부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예를 들어, 같은 조건(학생들의 나이, 성적, IQ, 경제수준 등)으로 ‘예술교육 진행하는 교실 vs 예술교육 진행하지 않는 교실’을 나누어 효과성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과학과 같은 비예술 분야에서도 사고와 창의력 발달이 얼마든지 발현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예술교육은 진행하지 않지만 대신 비예술 장르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학교로 나누어 그 효과성을 비교 분석해 볼 수도 있다.
3)1967년 OECD에 의해 설립된 독자적 의사결정 체제를 가진 부속기구로서 교육 관련 정책연구 및 교육혁신을 위한 이론연구를 수행하는 OECD내 준독립적 기구이다. CERI는 OECD 회원국 간 교육에 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거나,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세미나 및 회의를 개최하는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화예술교육이 창의성, 인성, 감성개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지만, 입시 중심의 교육 현실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여전히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것의 주된 원인 중 하나에 대해 사회학자 William Hoynes(2003)는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성에 관한 많은 연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정확히 왜, 그리고 어떻게 문화와 예술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방법론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어 오고 있으나, 프로젝트마다 영향과 효과의 지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일률적인 지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와 대부분의 효과성 연구들이 단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한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의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발현된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능력 성취도, 청소년 문제행동 교정, 스트레스 감소 등 단기적 효과를 측정하는 일회성 연구가 아닌 추적조사, 종단연구 등을 통한 장기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지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효과성 연구 방법론 개발과 분석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에 대한 철학적 논의 또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설연경. 2013. “문화예술활동 기반 교육의 의미와 구성주의적 학습 환경과의 관련성 탐구”. 문화예술교육연구, 8(4): 179-200.
Davis,J. H. 백경미 역. 2013. 「왜 학교는 예술이 필요한가」. 서울: 열린책들
고경화. 2003. 「예술교육의 역사와 이론」. 서울: 학지사.
김인설, 정득, 이종석. 2014. “문화예술 활동이 청소년 정서에 미치는 영향-생태학적 관점에서의 실증연구”. 문화정책논총, 28(1): 225-250
Jenson. 2002. Is art good for us?:Beliefs about high culture in american life, Lanham; Boulder; New Work; Oxford: Rowman& Littlefield Publishers, Inc.
James S. Caterall, Susan A. Dumais, Gillian Hampden-Thompson. 2013. The Arts and Achievement in At-Risk Youth: Findings from Four Longitudinal Studies. National Endowments for the Arts.
Ellen Winner, Thalia R. Goldstein, Stéphan Vincent-Lancrin. 2013. Art for Art’s Sake? : The Impact of Arts Education. OECD Centre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
Hoynes, W. 2003. The arts, social health, and the development of cultural indicators, International Journal of Public Administration, 26(7): 773-788
Winkley,W. 신현순 역. 2002. 「아동과 청소년의 정서장애」. 서울: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 이윤채 _ 정책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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