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리포트] 새로운 사회를 여는 키워드, 문화예술교육

사회 속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을 풀어내고자, ‘2014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지난 5월 22일, 세계 문화예술교육주간으로 들썩였던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키워드, 문화예술교육’ 이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가 해소해나가야 하는 다양한 과제들에 대하여 의미 있는 방법론으로 강조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에 대해 풀어보고, 문화예술교육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역할을 새롭게 담당할 수 있는지를 논하고자 마련되었다.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첫 번째 세션은, 주제 발표의 시간으로 백령 교수(경희대), 정민룡 관장(광주 북구문화의 집), 이광준 소장(바람부는 연구소)의 발제가 이어졌다.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상상력, 사회를 만나다

 

언제부터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사회적인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을까? 이를 고민하기 전에, 백령 교수는 ‘왜?’ 삶의 질에 대한 향상을 문화와 예술로 풀고자 하였는가를 생각해보자고 말하였다. 롤랑 바르트는 글을 쓰는 것은 인간의 현재적 삶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야기란 어떤 시대나 장소, 지역, 사회 등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으로, 결국 현재 역사의 일부이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예술이 궁극적으로 담는 것은 이야기이다. 다양한 예술 장르별 언어를 통한 생각의 표현이자 경험의 재현이며 감정의 공유이다. 백령 교수는 이야기는 기록될 때보다 서로가 나누기 시작할 때 그 가치가 있다고 말하면서, 문화예술교육이 현 사회의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잊혀져버렸거나, 잊어버린 이야기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교육 활동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험을 만든다. 또한 개인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촉진시키고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이는 사회적 관계를 깊이 있게 만드는 매개로서의 ‘예술’이 된다.

 

다음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지역적 개념에서 접근해보았다. 지역에서 올라왔다고 본인을 소개한 정민룡 관장은 문화예술교육 그 자체가 지역적인 특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지역성이란 정책의 기획과 실행이 중앙에서 지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의미보다는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실제성을 얻는 속성을 의미한다. 즉,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가장 최소의 생활단위에서 ‘실천하는 문화 활동’을 이끌어냄으로써 역동적인 문화예술교육을 가능하게 만드는데 있다. 정민룡 관장은 문화예술교육이 1차적 목적인 개인의 창의성에만 머무르지 말고 사회적 문제와 실천을 제시하고, 사회적 창의성을 높이는 데까지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문제에 문화예술교육이 창의적이고 발랄하게 개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실천을 요구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속성이 지역사회에 창의적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광준 소장은 문화예술교육이 사회적인 과제에 대해 의미 있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는 문화예술교육이 되려면 공급자가 주도하는 일방적 형식을 벗어나서, 정책 대상들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움직임을 포착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광준 소장은 개인의 삶 또는 공동의 삶의 문제와 연관된 문화예술교육이 될 때, 강력한 지속력을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교육이 일상적 삶의 문제와 연결되었을 때 일어나는 공감을 통해 사람들 간의 협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상상력이 사회를 만난다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이라는 텃밭에 ‘사회적인 것’이라는 퇴비가 뿌려지고 ‘사회적 예술가’와 ‘문화적 시민’이라는 농부가 능동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낼 수 있겠다.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사회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소개하면서 문화예술교육의 실제적 현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례발표를 했던 김민지 사무국장(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김지연 대표(교육연극연구소 프락시스), 이선철 대표(감자꽃스튜디오) 모두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을 꽤 오랫동안 지키고 계신 분들이다. 이분들의 이야기 속에서 지난 10년간의 문화예술교육의 발자취가 그대로 묻어나왔으며, 발표와 함께 보여준 각 사진들과 영상 속에서 문화예술교육 가치의 확장이 느껴졌다. 소규모 학교에서 시작한 문화예술교육은 마을의 지속가능한 삶과 연계하는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폐교를 이용한 작은 시설은 문화예술교육과 만남으로 인해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사회를 다시 바라보는 관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논의하고, 각각의 현장 사례를 살펴보면서 결국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는 ‘나’라는 개인적 관점에서 시작한 나와 ‘함께 이루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와 너, 나와 우리, 나와 지역 안에서의 관계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가 있고,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역할이 있다.

 

문화예술교육으로 소통하는 사회의 방향성 제고

 

발표 이후, 토론자 분들이 문화예술교육이 모든 사회적 과제에 다가가는 것에 대한 염려를 피력하였다. 문화예술교육이 하나의 대안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문화예술교육이 유일한 방안으로 보이는 것은 경계하여야 하며 무엇보다 문화예술교육이 ‘자발성’을 획득할 때 지역성과 지속가능성을 포함시키며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관련한 용어와 개념에 대한 정리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참여에 대한 개념, 문화 시민에 대한 개념, 지역성에 대한 개념 등이 다르게 해석되어 제각각 쓰이지 않도록 개념에 대한 토론이 더 심도 깊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토론의 좌장을 맡았던 임학순 교수(가톨릭대)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가 지역 현장 안에서 실감나게 체득되고 있음을 말하며, 오늘의 논의를 통해 다시 한 번 문화예술교육이 ‘동적인 에너지’를 품어가고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가보자며 자리를 마무리하였다.

 

포럼 시작을 알렸던 오프닝 영상의 시민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큰 불안한 요소 중의 하나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들었다. 문화예술교육이 불확실성의 우려를 넘어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키워드로 작용할 수 있을까? 이번 포럼은 문화예술교육이 사회 속에서 더 건강하게 움직이기 위한 논의의 시작 단계였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정책과 현장 속에서 지역성을 획득하고 지속가능하며, 자발적인 문화예술교육이 더해진다면, 그리고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면 이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글_ 정책연구팀 박진아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비밀번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