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를 통해 본 크리에이터 23인의 취향

 

지콜론북 편집부 지음 |
지콜론북 | 2013.02.15

 

 

타인의 취향은 알기 어렵다. 취향은 말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습관을 통해 이해되어야 한다. 인터넷 시대에 한 사람의 취향은 ‘즐겨찾기’를 살펴보는 것으로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예상하고 있겠지만 바로 옆에 앉은 동료의 북마크도 나와는 무척 다르다.

 

그런 이유인지 이 책은 우선 크리에이터의 소개와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나서, ‘자, 보셨죠? 이런 굉장한 크리에이터들이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시죠? 요즈음은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곤 한답니다. 쟁쟁한 창의력이 샘 솟는 사람들은 어떤 웹사이트를 북마크 해 두었을까 같이 살펴보기로 하죠.’ 라고 우리에게 말 걸고 있다.

 

북마크를 통해 본 크리에이터 23인의 취향!
크리에이터들이 북마크 해 놓은 사이트라! 그것만으로도 왠지 훔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취향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떠도는 수많은 정보를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웹사이트를 읽어 내는 ‘해독체계’가 필요하다. 잘 모은 북마크는 인터넷이라는 난수표의 바다에서 암호를 풀어 나가는 코드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북마크는 단순한 사이트 모음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의 시선이 반영된 지식체계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이 책의 목차를 보면 간결한 타이포그래피가 이렇게 호소력이 있을 수도 있구나 새삼 감탄하게 된다. 책의 구성도 23인의 크리에이터의 개성이 반영된 아트웍과 작품 이미지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어 호감을 갖게 한다.

 

각 크리에이터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영감이 오는 곳
부진한 작업을 진척시키기
테크놀로지의 빛과 그림자
즐겨 찾는 행위에 대하여

 

이 질문이 흥미롭다.
“새로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나요?”
책 제목에 ‘즐겨찾기’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너무 웹사이트 리스트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단지 북마크를 통해 크리에이터의 생각에 동조해 볼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그를 이해하기 위한 꽤 정확한 배경지식이 된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한다.

 

이 책의 독자는 디자이너거나 아티스트 혹은 기획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들이 공감하게 되는 요소는 ‘그래, 나도 한계를 느끼면 무엇인가를 참조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장소를 발견하려고 애를 쓰곤 했어. 이럴 때 누군가 내가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추천해 주는 장소는 정말 큰 도움이 되곤 했지. 이 책의 북마크들이 딱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의 정말 중요한 가치는 다소 엉뚱하게도 산술적인 가치이다. 즉, 여기 인용된 ‘즐겨찾기’ 정도로 뛰어난 웹사이트들을 당신이 홀로 찾으려 한다면 아마 평생 걸려도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집단지성’이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도 훌륭히 들어 맞는다.

 

당신은 큰 노력과 비용 없이 꽤 긴 시간 현존하는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처럼 웹사이트를 참조할 수 있는 근사한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차고도 넘친다.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