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재촉과 재충전'

최신기사

무르익은 이야기는 계절도 없이

복합문화공간 창영당의 겨울나기

문화예술사업이 농사와 닮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고는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봄에 나는 공고를 시작으로 여름, 가을 동안 열심히 사업을 진행하고 겨울에야 마무리한다. 사업을 마친 겨울에서 이듬해 사업이 시작되는 봄까지의 기간은 농한기와 비슷하다. 이 사이의 시간은 문화예술단체에는 혹독한 보릿고개이지만 또 다음 한해를 지낼 힘을 비축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사이의 시간에 더욱 바빠지는 공간이 있다. 인천광역시 동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창영당’(이하 창영당)이다. 창영당의 조은숙 대표는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부른다. 학창 시절 방송반을 시작으로 기업 방송 아나운서, 동화구연 선생님을 거쳐 지금은 연극 무대에도 서고 있는 베테랑이다.

어제와 오늘을 회고하며 내일부터 다시 시작!

재촉과 재충전 사이, 계획과 결심하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새해 첫날 듣는 노래’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새해 첫날에 듣는 노래가 그해의 무드를 결정한다나. 주로 <파이팅 해야지> <이루리>처럼 희망찬 가사의 노래를 고른다. ‘새해송’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문화지만, 그와 비슷한 믿음을 가진 분의 보호 아래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1월 1일의 유난스러운 분위기가 사실 익숙하다. 우리 엄마는 1월 1일에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에 따라 그해의 운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으로. 우리 집에서는 새해 첫날만은 늦잠을 자서도, 짜증을 내서도, 동생과 싸워서도, 반찬 투정을 해서도, 아빠에게 혼날 짓을 해서도 안 됐다. 대체로 평소에도

치열하면서도 편안하게, 쓸모를 잊고 나답게

최선영 문화예술기획자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첫날까지 그사이를 천천히 세어보면 딱 6일이 남는다. 나는 이 여섯 날을 일 년 중 가장 애매하고 미묘한 기간이라 여긴다. 거리에 캐럴은 멎었지만, 듬성듬성 트리는 남은 상태, 그렇다고 새해 다짐인 운동을 당장 시작하기엔 좀 이른 날들 말이다. 문화예술 영역에서 이래저래 활동하는 나에게는 매년 겨울이 내내 그런 꼴이다. 다 같이 힘주어 벌인 전시와 공연과 행사와 프로그램과 수업과 워크숍이 모두 끝나고, 누구 기획자가 몸살이 났다는 소식도 뜸해질 무렵이면 마법처럼 사방이 고요해진다. 덩달아 사라진 일거리에 심란해 해봤자 답은 없고, 그럴싸한 계획이라도 세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