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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공생을 위해, 초록은 생각하지 마?

오늘부터 그린㉛ 일상에서 행동하는 작업

새는 살만한 곳에 산다 <렛츠 버딩!(함께 새 하는 중!)>(2022)은 탐조(birding)로 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구체적인 새를 만나고, 의도된 오역/어설픈 ~되기(새 하는 중)의 시도를 통해 자신과 새의 (이미 있는) 연결성을 발견해 내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건, 성북천에서 만난 한 오리(한동안 흰뺨검둥오리로 오해했던, 하지만 청둥오리 암컷이었던)와의 조우였다. 어느 날 약속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성북천으로 내려갔는데, 그곳에 흔한 오리가 한 마리 있었다. 도착하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며 별생각 없이 오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질문이 들었다. ‘여긴 인공하천인데, 쟤네

쓸모 이상의 상상,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

예술가의 감성템⑭ 철물, 탐조, 쌍안경

흥미진진한 가능성 – 철물 어린 시절 살던 집에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붙박이장이 있었다. 성인 한 명이 웅크리고 들어갈 크기의 작은 창고였는데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면 못, 나사, 철사와 끈은 물론 나무를 자르고 다듬는데 필요한 톱, 망치, 끌과 같은 수동 공구와 전동드릴, 직쏘(전동톱의 일종)와 같은 전동 공구가 들어있었다. 그 외에도 용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부속품이 많았다. 어린 나는 집에 아무도 없을 때면 가끔 붙박이장을 열어 보고는 했다. 이것저것 꺼내다 못과 톱날에 찔리고 긁히기도 했지만 그곳은 그 어떤 장난감보다 흥미진진한

귀를 기울이면 만나게 될 공존의 세계

오늘부터 그린⑰
도시에서 새를 만나는 기쁨

새의 선물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인간사회는 공포에 휩싸였지만,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던 야생동물의 삶은 평화로웠다. 봄 새들의 노랫소리도 그전 해에 비교해 작아졌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해를 기점으로 작은 자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내가 아파트에서 탐조를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대면 심리치료 일을 하던 나는 코로나19로 몇 개월간 상담 일을 못 하게 되면서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집 안에 갇히게 되었다. 언제든 나갈 수 있는 바깥 생활에 제한받아본 경험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집이라는 감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