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꿈다락토요문화학교
기술복제시대의 음악 – <피아니스트의 전설>
2013.07.02.
기술복제시대의 음악 – <피아니스트의 전설>
최유준 음악평론가의 무지카시네마(2)
20세기 초반 벤야민이 영화라는 새로운 복제예술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영화는 ‘진품명품’의 아우라(aura)가 없다는 것, 즉 서울의 극장에서나 미국 할리우드의 극장에서나 어디서건 질적으로 전혀 차이가 없는 영화가 상영될 수 있다는 민주적 특성이 첫째요, 특유의 편집을 거쳐 움직이는 몽타주 화면이 관객들의 새로운 감각적 체험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둘째 이유였다. 음악도 그럴까? 음악이 음반이나 라디오로 무한 복제되어 청중에게 전달될 때, 벤야민이 영화에서 기대한 그러한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을까? 실상 20세기의 음악은 복제기술에 지배당했고, 장르를 불문한 ‘음반의 시대’가 되었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