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짓되 분리하지 않는 조화를 위하여
공존을 위한 각성과 시도
해외 출장을 다녀온 후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잠들지 못한 첫새벽에 인왕산에 숨어들었다. 숲이 이루는 수많은 무늬와 무한한 초록에 매료되었다. 산을 바라보는 대상으로만 여기던 내가 인왕산에서 깊은 위안과 야생의 위로를 받았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연과 격리된 채 자란 나에겐 의외의 경험이었다. 그렇게 산을 드나들던 어느 날, 누워서 주변을 돌아보던 나는 내가 인왕산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름의 문턱에 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산딸나무, 흰색 꽃자루가 하늘거리는 큰까치수염, 개울가 바위 구석구석에 피는 흰털머위꽃은-나중에 이름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는-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