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수업은 종종 정신이 아득할 때쯤 끝이 났다. 숨이 턱에 차는 게 아니라 머리 숨구멍 어디에서 터질 것 같을 때. 뇌와 신경과 근육 사이의 미세한 대화 따위는 사라진 것 같을 때. 몇 번쯤 살갗이 벗겨져 감각이 더뎌진 발바닥이 저절로 이동할 때. ‘연습은 공연처럼, 공연은 연습처럼’ 같은 비장함을 신조로 삼던 선생님들이 즐겨 하던 말은 “다시!”였다. “다시”는 반복에 기반한 몸의 훈련이었으나, 소진하는 몸은 종종 감각과 사고마저 소진시켰고, 네가 충분치 않다는 거절로 읽혔으며, 때로는 부족에 대한 응징이기도 하였다. 찰나에 사라지는 예술이, 왜 반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