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프랑스의 퐁텐블로 성에서 경매가 개최되었습니다. 관심의 대상은 숫자 암호 편지이었습니다. “10월 22일 오전 3시에 크렘린을 폭파하라.” 편지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편지를 차지하려는 프랑스와 러시아의 수집가들의 치열한 경쟁 끝에 문제의 서신은 18만7500유로(2억6400만원 상당)에 낙찰되었습니다. 예상가의 10배를 훌쩍 뛰어 넘는 가격이랍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편지의 값어치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프랑스 군대의 러시아 원정 상황이 담긴 편지 내용의 기록적 가치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흥미로운 것은 유려한 필체로 서신을 써내려 간 작성자이었습니다. ‘나프(Nap)’라 편지에 서명한 장본인은 ‘전쟁 영웅’, 나폴레옹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