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상의 디지털 교육이 일종의 ‘뉴노멀’이 된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적절한 디지털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참여자의 디지털 시민성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실행계획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문화예술단체의 디지털화를 돕기 위한 보다 실용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도 전개되고 있다. 이 중 최근 디지털 교육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유럽연합(EU), 미국, 영국의 사례를 소개한다.
유럽연합 ‘디지털 교육 액션 플랜 2021-2027’
지난 9월, 유럽연합은 유럽 내 포용적이며 접근 가능한 양질의 디지털 교육을 위해 ‘디지털 교육 액션 플랜(Digital Education Action Plan) 2021-2027’을 발표했다. 이 액션 플랜은 유럽 국가들이 기술이 전례 없이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 시대 교육 및 훈련 상황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한다.
디지털 교육 액션 플랜은 두 가지 방향의 전략계획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고성능의 디지털 교육 환경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반시설, 연결성, 디지털 장비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디지털 능력 양성 계획, 디지털 환경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난 교육자, 양질의 콘텐츠, 편리한 도구와 안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서 준비하고 있는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다음과 같다.
  • 2022년까지 유럽연합 회원국 간 전략 담화를 시행하여, 위원회 차원의 권고사항을 담은 제안서를 만든다.
  • 2021년까지 초·중등 온라인 원격 교육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권고사항 제안서를 만든다. 이 제안서는 원격·온라인·블렌디드 학습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공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 유럽 디지털 교육 콘텐츠 틀(European Digital Education Content Framework)을 개발하여 유럽의 문화다양성을 발전시킨다. 또한, 유럽 국가 간 교류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검증된 온라인 자료를 공유하고 현존하는 교육 플랫폼과의 연결을 이끈다.
  • ‘학교를 위한 연결’(Connectivity4Schools) 기금을 통해 유럽 국가들이 인터넷 연결, 디지털 기기, 온라인 교육 애플리케이션 및 플랫폼을 구비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 ‘에라스무스 협동 프로젝트’(Erasmus cooperation projects)를 통해 모든 차원의 교육과 훈련의 디지털화를 지원한다. 특히 ‘에라스무스 교사 아카데미’(Erasmus Teacher Academies)를 통해 디지털 도구 활용과 관련하여 디지털화된 교육과 전문지식을 지원한다. 또한, ‘셀피’(Self-reflection on Effective Learning by Fostering the use of Innovative Educational technologies, SELFIE)라는 온라인 자기 성찰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 교육자를 위해 인공지능과 데이터 사용에 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이 분야의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연구를 지원한다.
두 번째 전략계획은 디지털 변화를 위한 디지털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컴퓨터 교육, 데이터 집약적 기술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등 기본적인 디지털 역량을 어린 나이에서부터 키워야 하며, 디지털 전문가를 육성하고 디지털 분야에서 여성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고급 디지털 역량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유럽위원회의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다음과 같다.
  • 시민사회, 테크놀로지 기업,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집단, 유럽 디지털 미디어 옵저버토리 등과 협력하여, 디지털 리터러시와 잘못된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을 교육 및 훈련을 통해 키우는 공통 가이드라인을 개발한다.
  • 유럽 디지털 역량 틀 작업(European Digital Competence Framework)’에 인공지능과 데이터 관련 기술을 추가하고, 학교와 직업 교육·훈련 기관 등을 위한 인공지능 교육 자료 개발을 지원한다.
  • 유럽 내 정부 및 기업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유럽 디지털 기술 자격증(European Digital Skills Certificate)’을 도입한다.
  • 교육 및 훈련에서 디지털 기술의 제공을 증진하는 것에 관한 위원회 차원의 권고문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양질의 컴퓨터 교육을 위한 교사 역량 개발과 교수법 우수 사례 개발, 관련 분야와 협력하여 새로 출범하는 기술을 파악하고 업데이트하는 작업에 투자한다.
  • 국제 컴퓨터 및 정보 리터러시 연구(International Computer and Information Literacy Study)’에 대한 참여를 더욱 촉구한다. 이 연구는 유럽 학생들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능력에 관한 유럽연합의 목표를 소개한다.
  • 단계를 통해 향상되는 디지털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일례로 ‘디지털 기회 훈련과정(Digital Opportunity traineeships)’을 직업 교육 및 훈련생에게 확대하고, 전문 역량 개발 기회를 교육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 유럽 혁신기술 연구소(European Institute of Innovation and Technology)를 통해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를 장려하고, 유럽 STEM 연합(EU STEM Coalition)에서 공학 및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여성 참여를 장려하는 고등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 교육위원회 디지털 시민성 개발 전략
디지털 기술이 정보의 생산적이고 공평한 교류를 활성화할 수도 있고, 잘못된 정보의 확산이나 사회적 분열을 유발할 수도 있는 시대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온라인 교류가 증가하면서, 사실과 허구의 구분, 인간관계, 변화 주도 등의 필수적인 능력을 망라하는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국교육위원회(Education Commission of the States)는 지난 10월, 주 정부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 개발을 위한 교육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 디지털 시민성 개념에 대한 시각 변화 유도

디지털 시민성이 온라인 보안 기술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그 개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시민성 개발 단체 DigCitCommit에서는 디지털 시민성을 포용, 지식, 참여, 균형, 주의력 등 5가지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본다.

  • 교육자 역량 강화 지원

팬데믹 이후에도 적용 가능한 교육학 기술 및 전문성 개발 연수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시민성 교육 지원 능력이 뛰어난 교육공학 전문가를 고용해야 한다. 역량 강화 기회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원금을 분배할 때 형평성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

  • 기존의 디지털 허브를 기반으로 디지털 시민성 관련 정보의 접근성 강화

학교와 가정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전략계획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 자료와 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디지털 허브를 이용하면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와 환경에 맞춰 디지털 시민성을 육성하는 방법을 공유할 수 있다.

이미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발 빠르게 진행 중인 학교도 있다. 워싱턴 하이라인공립학교(Highline Public Schools)에서는 디지털 시민성과 같이 학생들에게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교사와 사서들에게 전문성 개발 연수를 제공하고, 국제교육기술협회 기준(ISTE Standards)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지식을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지역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교과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 과목을 포함하였다.
버지니아 페어팩스공립학교(Fairfax County Public Schools)에서는 학생들을 국제적이고 도덕적인 시민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페어팩스공립학교의 모든 교사는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받으며, 온라인 교육방식에 알맞은 디지털 시민성 수업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원격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일상 속에 수업의 주요 주제들이 포함되도록 교과과정을 개발하였다. 더불어 가정에서도 디지털 시민성을 가르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디지털문화네트워크
영국의 디지털문화네트워크(Digital Culture Network)는 영국 디지털문화부(Department for Digital, Culture, Media and Sport)의 「문화의 디지털화」(Culture is Digital) 보고서 발표 이후 창설되어 2019년부터 문화예술계의 디지털 기술 지원과 리더십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기관별로 디지털 전문가를 배정하고 워크숍, 웨비나, 교육, 지원금을 제공한다. 또한 홈페이지의 지식 허브(Knowledge Hub), 유튜브 채널, 월간 뉴스레터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문화네트워크는 문화예술단체의 전략계획 수립·지원을 위한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개설하고 영국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 지원사업 참여자(단체)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에 대한 기본 자료(The Fundamentals), 디지털 리더십과 전략(Digital Leadership and Strategy), 데이터 분석 및 활용법(Making the Most Out of Your Data), 관객 모으기(Growing Your Audiences), 고객 응대 방법(Talking to Your Customers),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수익 창출(Creating Income Streams) 등의 카테고리를 통해 문화예술단체의 디지털화를 돕고 있다. 디지털화가 막막한 단체를 위한 단계별 실행방법과 자료 등을 제공한다. 단계별 실행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자료 및 아이디어 모으기
현재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단체가 처한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문화네트워크는 이를 파악하기 위한 템플릿(목표와 정체성, 타깃 관객, 제공 상품, 홍보, 실행, 절차와 플랫폼, 인력 관련)을 제공하여, 정보를 효율적으로 모으고 조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디지털 문화 나침반(Digital Culture Compass)이라는 평가 웹사이트를 소개하며, 예술단체가 디지털 기술과 관련하여 자신의 강점과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2) 변화를 진단하고 계획하기
문제점을 파악한 후에는 그것을 해결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극장의 경우, 디지털화 관련 활동이 새로운 관객 유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극장이 미래에 유지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온라인 티켓 판매, 메일링 리스트 확보, 멤버십 확대 등 관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디지털 채널 확보 방안을 계획하는 방법이 있다.
3) 액션 플랜 세우기
변화를 계획한 후에는 타임라인, 업무, 인적·물적 자원, 시스템, 필요 지원 및 교육, 위험 관리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4) 평가 지표 세우고 평가하기
성과와 개선사항을 도출하기 위해 적절한 평가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세계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므로, 단체들이 내린 결정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지 주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교육 분야가 전례 없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면 교육을 일시적으로 대체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 환경과 역량, 디지털 시민성을 개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시작된 논의와 시도를 바탕으로 뉴노멀 디지털 교육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상상과 실행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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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_국제협력팀 인턴